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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뭔가 조용해서 승부판인 줄..."

등록일 2021.02.12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2라운드 1경기

수려한합천, 컴투스타이젬에 3-2 승


나란히 5승6패로 포스트시즌이 간당간당한 두 팀. 서로를 뿌리치고 6승 대열로 올라서고자 하는 중위권의 사활승부에서 수려한합천이 컴투스타이젬을 꺾었다.

설 명절의 시작인 11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2라운드 1경기에서 수려한합천이 6시간 40분에 걸친 풀세트 접전 끝에 컴투스타이젬을 3-2로 눌렀다.

▲ 지는 팀은 포스트시즌의 희망이 거의 사라지는 사실상의 '단두대 매치'에서 수려한합천이 컴투스타이젬을 눌렀다. 다섯 판 중 세 판에서 지명.랭킹이 하위인 쪽이 이기는 승부가 펼쳐졌다.


출발은 컴투스타이젬이 좋았다. 3국 속기에 출전한 최정 9단이 역대급 난전 끝에 박진솔 9단을 꺾고 기분 좋은 선취점을 올렸다. 지명.랭킹에서 열세였던 최정 9단으로선 상대전적 2패 후의 첫승.

하지만 이 다음부턴 수려한합천의 선수들이 힘을 냈다. 퓨처스 김형우 8단이 랭킹 12위의 강자 심재익 4단을 꺾는 수훈으로 균형을 맞춘 다음 2시간 장고판에서 5지명 강유택 9단이 한승주 7단을 상대로 전세를 뒤집었다.

▲ 시작하자마자 전판을 휘감는 대마싸움을 벌인 두 기사. 시종 침착했던 최정 9단에 비해 박진솔 9단의 진동폭이 컸고 나중엔 간단한 사활을 착각하며 허망하게 무너졌다.


퓨처스 김형우, 천금의 승리...네티즌들 '세 팀(포스코.의정부.합천) 싸움으로 결판"

팀 승리는 주장 박정환 9단이 결정했다. 1지명 대결에서 이영구 9단을 맞아 흑 5집반승을 거뒀다. 이보다 먼저 끝난 4국에서 나현 9단이 윤준상 9단을 꺾으면서 자동 결승판이 되었던 승부. 중반 한 때는 반집 승부가 점쳐지기도 했으나 끝내기에 접어들면서 박정환 9단의 진가가 드러났다.

"충격적일 정도로 끝내기가 완벽했다"고 혀를 내두른 이희성 해설자. 국후의 박정환 9단은 "초중반은 괜찮았던 것 같은데 중후반에 불필요한 교환을 하면서 엷어져서 상대에게 찬스가 많았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월 바둑리그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한 상대전적은 14승5패.

▲ 화사한 설빔으로 명절 분위기를 띄운 중계석.

"이영구 9단의 수읽기가 깊고 멋져 보였는데 왜 바둑은 진 거죠(?)" (최유진)

"그러게요. 미세하다가 순식간에...이영구 9단도 어디서 졌는지 잘 모를 것 같아요."


최근 3연패에 빠지면서 5승6패로 후퇴했던 수려한합천은 뒤늦게 6승 대열에 합류하며 포스트시즌의 희망을 이어갔다. 순위는 제자리인 5위. 반면 올라서는 듯하다가 3연패로 주저앉은 컴투스타이젬은 5승7패가 되면서 자력 진출의 길이 사라졌다. 개인 승수도 넉넉치 않은 형편에서 남은 두 경기를 크게 이긴 다음 경쟁팀들의 사정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게 됐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네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12일 바둑메카의정부(6승5패)와 한국물가정보(8승3패)가 12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이원영-신민준(2:2), 김지석-박하민(4:1), 문민종-안정기(0:0), 박상진-허영호(0:0), 설현준-강동윤(2:0, 괄호 안은 상대전적).

▲ 장고A: 2시간. 장고B: 1시간(초읽기 1분 1회). 속기: 10분(40초 초읽기 5회)




▲ 2시간 장고판에 세 번째 출전한 강유택 9단(오른쪽)이 첫 출전한 한승주 7단을 중반 이후 몰아치며 상대전적 2승1패.


▲ 부진한 나현 9단(오른쪽)이지만 윤준상 9단에게는 이런 천적이 따로 없다. 나현 9단이 7전 7승.


▲ 박정환 9단을 상대로 최선을 다한 이영구 9단(왼쪽)은 팬들로부터 "졌잘싸"란 소릴 들었다.


▲ 희망이 크게 꺾인 컴투스타이젬이지만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말하는 팬들도 많다. 다음 두 경기에선 셀트리온, 킥스와 대결한다.


▲ 큰 고비를 넘긴 수려한합천은 바둑메카의정부, 정관장천녹과의 대결이 남아 있다.


▲ "워낙 상대가 기세가 좋아서 큰 기대는 안 하고 편하게 두려고 노력했다." 김형우 8단(오른쪽)

"(-혹시 승부판인 거 알았나요(?). 아뇨, 몰랐는데 뭔가 조용해서 승부판인 것 같았어요.(웃음)" (박정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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