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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광약품, 포항 포스코케미칼 누르고 강팀 입증

등록일 2021.05.23

22일 오후 6시 30분, 한국기원 내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서울 부광약품과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1라운드 3경기가 펼쳐졌다.

전통의 강호 부광약품은 이번 시즌도 역시 권효진 감독이 이끌게 됐다. 7년째 부광팀을 맡고 있는 권효진 감독은 안정적인 성적과 발전 가능성을 갖춘 허서현을 1지명으로 발탁했다. 처음으로 주장을 맡게 된 허서현의 뒤를 이어 지난 시즌 9승 5패를 거두며 1지명을 능가하는 성적을 보여준 박지연을 2지명으로 선발해 안정감을 더했다. 무한한 발전성을 가진 2006년생 정유진을 3지명으로, 바둑춘향 이단비를 4지명으로 뽑으며 선수단을 완성했다. 실력과 성장성을 골고루 안배한 선수 선발로 보인다.

포항 포스코케미칼은 6년 만에 여자바둑리그에 복귀한 이정원 감독에게 팀을 맡기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정원 감독은 지난 시즌 포스코케미칼 3지명으로 활약하며 엄청난 성적을 보여준 권주리를 1지명으로 파격 선발했다. 이후 실력까지 겸비한 만능 엔터테이너 김미리, 1지명 킬러 유주현, 여자바둑리그 첫 데뷔인 박지영을 차례로 뽑아 독보적인 팀 컬러를 만들었다.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선수 선발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의외의 선발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름값을 떠나 오로지 보여준 성적으로만 평가하겠다는 이정원 감독의 단호함이 읽힌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모두 동지명 맞대결이 성사되었다. 동지명 대결일 뿐만 아니라 각 팀의 비슷한 포지션끼리 제대로 맞붙은 대진이라서 모든 판이 흥미진진했다. 다른 팀 선수와 관계자들도 1라운드 중 가장 기대되는 승부로 3경기를 꼽았고 검토실은 구경 온 기사들로 북적였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처음으로 1지명을 맡은 허서현과 권주리가 만난 2국. 초반은 허서현(백)이 리드하며 무난한 흐름으로 승리를 가져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유리하던 허서현이 조금 어렵게 두어가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형세가 뒤바뀐 것은 아니었지만 실수를 감지한 허서현의 자세가 조금씩 흐트러졌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중앙에서 큰 변화를 만들어낸 권주리가 중앙 백을 공격하며 마지막 승부를 걸어갔는데 흔들리는 듯한 허서현이 다시 냉정을 되찾고 중앙 백을 확실하게 살아두면서 승부를 매듭지었다. 상대 전적 열세를 딛고 승리한 허서현은 주장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르게 됐다. 서울 부광약품의 1-0 리드.

장고대국으로 진행된 1국은 3지명 신예 맞대결. 서울 부광약품의 정유진은 이번 시즌 최연소(2006년생) 선수로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유주현은 지난 시즌 1지명 잡는 후보선수로 이름을 날리며 3승 1패라는 호성적으로 실력을 입증했다. 정유진의 흑번으로 시작된 1국은 패기 넘치는 신예들의 대결답게 처음부터 끝까지 치열하게 싸웠다. 엎치락뒤치락 반전을 거듭하던 승부의 최종 승자는 서울 부광약품의 정유진이었다. 초중반을 잘 이끌어나갔던 유주현으로서는 아쉬운 패배. 서울 부광약품이 2국에 이어 1국까지 가져오며 2-0으로 팀 승리를 확정지었다.

팀 승부와는 관련이 없어졌지만 3국 김미리-박지연의 대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진진. 검토실의 기사들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3국을 지켜보았다. 91년생 동갑내기인 두 선수는 2지명이지만 주장에 버금가는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2지명 맞대결인 3국은 흑을 쥔 박지연이 초반부터 난전으로 이끌면서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자신의 강점인 전투에서 승부를 보려는 전략이 유효한 듯 보였는데 김미리의 대응도 만만치 않았다. 중반 싸움에서 우변 흑을 깔끔하게 잡아내며 조금씩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박지연의 공격을 피해 중앙 백을 살려내면서 흐름을 바꿨다. 치열한 접전 끝에 김미리가 소중한 1승을 거두면서 팀의 완봉패를 막았다.

1라운드 3경기는 서울 부광약품이 포항 포스코케미칼에게 2-1로 승리를 거두면서 막을 내렸다. 23일엔 부안 새만금잼버리(김효정 감독)과 섬섬여수(이현욱 감독)의 1라운드의 마지막 경기가 펼쳐진다. 대진은 김다영-김노경(1:0), 강지수-김혜민(2:1), 이도현-이영주(0:1, 괄호 안은 상대 전적).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정규리그는 8개 팀 더블리그로 진행되며 총 14라운드, 56경기, 168국이 치러진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9월에 시작되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제한 시간은 장고바둑의 경우 각자 1시간에 40초 5회의 초읽기, 속기바둑은 각자 10분에 40초 5회의 초읽기가 주어진다. 정규리그의 모든 대국은 매주 목~일요일 6시 30분 바둑TV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NH농협은행이 후원하는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5500만 원, 준우승 3500만 원, 3위 2500만 원, 4위 1500만 원으로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팀 상금과 별도로 정규리그에 지급하는 대국료는 매판 승자 130만 원, 패자 40만 원으로 지난 시즌보다 각각 30만 원, 10만 원이 인상됐다. 이번 시즌부터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후보 선수에게 10만 원의 미출전 수당이 지급된다.

▲ 1라운드 3경기 결과


▲ 처음으로 주장을 맡은 허서현과 권주리의 대결.


▲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주장이 되고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허서현.


▲ 지난 시즌 활약으로 3지명에서 1지명까지 점프한 어엿한 주장 권주리.


▲ 최강 신예들의 격돌. 유주현-정유진.


▲ 팀 승리를 확정지은 막내 정유진. 10승이라는 당찬 목표를 밝혔다.


▲ 좋은 내용을 보여준 유주현. 아쉽게 패배했지만 다음라운드에 대한 기대는 더 커졌다.


▲ 주장전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은 2지명 맞대결. 김미리-박지연.


▲ 개인 방송을 진행하며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김미리. 바둑까지 잘두면 반칙 아닌가요?


▲ 존재감 확실한 팀의 중심 박지연. 훌륭한 내용을 보여줬는데 결과가 다소 아쉬웠다.


▲ 오랜만에 복귀한 포항 포스코케미칼 이정원 감독과 여자바둑리그 최장수 감독인 서울 부광약품의 권효진 감독 인터뷰.


▲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던 서울 부광약품의 검토실. 한웅규 코치를 중심으로 활발한 검토가 진행되었다.


▲ 많은 기사들이 모여 화기애애한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검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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