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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령이 살려낸 '희망의 불씨'

등록일 2021.08.01

깊은 연패에 빠져있는 순천만국가정원과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벼랑 끝에서 만났다. 순천만국가정원은 4연패, 포항 포스코케미칼은 3연패. 절박한 심정은 두 팀 모두 마찬가지다. 더 이상 뒤가 없는 두 팀의 대결에서 순천만국가정원이 승리하며 4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주장 오유진이 1-1 동점을 만들어냈고 3지명 장혜령이 결정타를 날렸다. 최고의 수훈 선수는 역시 장혜령. 승부판에서 상대팀 주장을 꺾고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한판이라도 더 지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아예 사라지는 순천만국가정원은 11라운드를 승리로 가져가면서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살려냈다.

31일 열린 11라운드 3경기에서 순천만국가정원이 포항 포스코케미칼을 2-1로 누르고 전반기 패배를 설욕했다. 두 팀 모두 4승 7패가 됐고 개인 승수에서 앞서는 순천만국가정원이 6위,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7위에 랭크되었다.



▲ 2국 김미리-김상인(흑). 김상인의 패기가 인상적이었지만 김미리의 견고한 벽을 넘지는 못했다.


2국은 김상인(순천만국가정원 4지명)과 김미리(포항 포스코케미칼 2지명)의 만남. 공식기전 첫 대결이다. 대국 초반 김상인의 강력한 전투력에 주도권을 내어줬던 김미리는 좌상귀 접전에서 포인트를 올려 우세를 가져왔다. 불리해진 김상인이 백 대마를 끊어가면서 혼신의 흔들기를 선보였지만 김미리가 냉정한 대응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강력한 전투력을 보여준 김상인의 패기는 인상적이었지만 김미리의 안정적인 반면 운영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에이스 김미리의 선취점으로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1-0으로 앞서나갔다.

▲ 1국(장고대국) 오유진-유주현. 오유진이 유주현과의 첫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오유진(순천만국가정원 1지명)과 유주현(포항 포스코케미칼 3지명)의 대결은 오유진이 비교적 쉽게 승리를 가져갔다. 하변 싸움에서 유주현의 판단 미스가 있었고 오유진이 그 실수를 놓치지 않고 낚아채 승기를 잡았다. 유주현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두어봤지만 하변의 손해를 만회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순천만국가정원 주장 오유진의 승리로 승부는 스코어는 다시 1-1이 되었다.

▲ 3국 장혜령-권주리. 장혜령이 정교한 끝내기 실력으로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3국은 3지명과 1지명의 대결이지만 상대 전적도 3-3으로 팽팽하고 1지명 권주리가 지독한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여서 승부를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었다.

대국 내용도 박빙이었다. 지난 라운드를 쉬면서 심기일전한 권주리가 무기력하게 지지 않겠다는 듯 적극적으로 두어나가며 초반을 리드했고 장혜령도 쉽게 물러서지 않고 다시 따라붙었다. 상변 전투에서는 권주리가, 하변 전투에서는 장혜령이 포인트를 올렸고 결국 바둑은 미세한 끝내기 승부가 됐다.

▲ [권주리(흑)-장혜령] 백▲로 두어 끝내기 한 장면. 이때 재밌는 끝내기 수단이 있었다.


▲ 이게 가장 평범하게 떠올릴 수 있는 끝내기 수순.


▲ 이후 흑A로 두면 백은 B로 이어 최대한 집을 넓히면서 지킬 수 있다.


▲ 흑1로 끊은 뒤 3,5까지 나가놓는 것이 좋은 끝내기 수순.


▲ 이후 흑A로 두면 백은 B로 받을 수밖에 없고 흑 석점을 키워놓은 수로 인해 1집을 이득 볼 수 있었다. 이 수를 실전에 찾아냈다면 정말 미세한 승부가 됐을 것.


▲ 흑이 3으로 두었을 때 백이 다른 곳을 둔다면 흑5로 백▲가 잡히게 된다.


"장혜령 선수와의 대결에선 끝내기까지 가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놀라운 끝내기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바둑TV 백홍석 해설자)

미세한 끝내기 승부에서 장혜령의 끝내기가 조금 더 정교했다. 장혜령이 1집반을 남기면서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순천만국가정원이 포항 포스코케미칼을 2-1로 꺾고 4승 7패로 1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포항 포스코케미칼도 4승 7패로 11라운드를 마감했다. 순천만국가정원과 팀 승수는 같지만 개인 승수가 4승 적어 7위로 밀려났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개인 승수가 적은 만큼 남은 라운드를 다 이기는 것은 물론 최대한 개인 승수를 끌어올려야만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8월 1일에는 보령 머드와 부안 새만금잼버리의 11라운드 마지막 경기가 이어진다. 대진은 김경은-김다영(0:2), 최정-차주혜(0:0), 강다정-이도현(5:0, 괄호 안은 상대 전적).





▲ 4지명이지만 매번 인상적인 대국 내용을 보여주고 있는 김상인. 초반 100수 인공지능 일치율 1위이다.


▲ 8승 3패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김미리.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만큼 팀 승리가 따라오지 않아 아쉬울 따름이다.


▲ 리그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해 아쉬운 유주현.


▲ 순천만국가정원의 든든한 주장 오유진.


▲ 지난 라운드 휴식을 취하고 내용은 좋아졌지만 승리를 가져오지는 못한 권주리. 최악의 시즌을 견뎌내는 중이다.


▲ 순천만국가정원의 숨은 살림꾼 장혜령.


▲ 포항 포스코케미칼 검토실.


▲ 순천만국가정원 검토실.


▲ '인공지능 일치율로만 보면 우리 팀이 1등인데!' 초반 100수 인공지능 일치율 1,2위 선수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순천만국가정원.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정규리그는 8개 팀 더블리그로 진행되며 총 14라운드, 56경기, 168국이 치러진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9월에 시작되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제한 시간은 장고바둑의 경우 각자 1시간에 40초 5회의 초읽기, 속기바둑은 각자 10분에 40초 5회의 초읽기가 주어진다. 정규리그의 모든 대국은 매주 목~일요일 6시 30분 바둑TV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NH농협은행이 후원하는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5500만 원, 준우승 3500만 원, 3위 2500만 원, 4위 1500만 원으로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팀 상금과 별도로 정규리그에 지급하는 대국료는 매판 승자 130만 원, 패자 40만 원으로 지난 시즌보다 각각 30만 원, 10만 원이 인상됐다. 이번 시즌부터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후보 선수에게 10만 원의 미출전 수당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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