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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바둑2 |‘고수의 생각법 ’조훈현 九단 

등록일 2023.08.301,173


최다 우승(161회), 최다승(1962승), 최다대국(2810국), 타이틀전 최다연패(패왕전 16연패 77년13기- 93년 28기), 국내 최초 九단(1982년), 최고령 세계대회 우승(제7회 삼성화재배) 등 바둑계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조훈현 九단이 프로생활을 복기하며 체득한 모든 것을 한 곳에 담았다.

2015년 조훈현 九단이 저술한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이 판매 10만 부를 돌파해 2023년 8년 만에 ‘고수의 생각법’(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개정판으로 다시 돌아왔다. 조훈현 九단에게 직접 들어보는 고수의 생각법. 지금 당장 만나보자.

- 최근 신안 월드바둑 챔피언십을 마치고 바로 중국 영자배에 다녀오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셨는데, 오랜만에 대회에 출전하신 소회가 어떠셨는지요.
영자배로 오랜만에 중국에 가서 반가웠고 좋았어요. 다케미야 마사키 九단하고 결승을 두게 됐는데, 제가 그전에 신안에서 아깝게 져서 뭐랄까. 조금 분했거든요. 그랬는데 마침 복수전을 할 수 있게 돼 좋았고, 또 운 좋게 우승까지, 생각지도 않는 일이 벌어졌어요.

- 국수님도 지면 분하고 그런 감정들이 드나요?
그럼요. 아직도 이기면 기쁘고 지면 분하고 그렇죠. 해탈의 경지를 가야 덤덤해질 것 같은데 사람인 이상 힘들 것 같고, 그리고 그런 감정들을 느끼는 게 더 인간답죠.

- 초판 출시 당시에도 베스트셀러 톱10에 들어가는 등 많은 화제를 모았는데, 10만 부 돌파 기념 개정판 예상은 하셨는지요.
전혀 예상 못했죠. 예전에는 바둑책이 나오면 5천부, 만부밖에 안 팔렸거든요. 잘하면 1, 2만 부팔리지 않을까 했는데 호응이 좋아 다행이네요.

- 프로 데뷔 61년 동안의 이야기들이 책에 담겨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아주실 수 있을까요.
그게 너무 많고 이게 또 다 연결이 돼요. 물론 응창기배 우승은 특별하지만 지든 이기든 또 그게 하나의 추억거리가 되거든요. 지금까지 1900승정도 했는데, 그중 가장 특별한 승리가 언제였냐는 질문도 많이 받아요. 다 지나오는 하나의 과정이라 특별히 뭐하나 꼽기가 어렵네요.

- 1인자에 오르신 뒤에도 바투 홍보나, 의정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셨어요.
바둑계를 위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자도 키워야 하고, 보급도 해야 되고, 누군가는 행정도 해야 하는데 이게 전체적으로 돼야지. 1인자가 우승만 하면 되는 건 아니거든요. 개인 스스로도 변화가 있어야 발전을 하고요. 의정활동 같은 경우에는 그런 기회가 아무에게나 오진 않잖아요. 좋은 기회가 와 하게 됐고, 바둑만 잘 두면 된다. 그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여러가지 하게 됐는데, 어쨌든 뭔가 계속 변화는 해야 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지난 활동이 좋았다, 나빴다 판단은 안 돼요. 하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고, 바둑 쪽으로는 마이너스가 컸지만 그것도 제 인생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1단부터 10단까지 각각의 이야기들로 ‘고수의생각법’ 책이 구성돼 있는데요. 이 부분은 다시 한번 곱씹어 봐라. 추천해주실 부분이 있을까요.
모든 것에 다 포함돼 있는 이야기지만 뭐든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현재 있는 자리에서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계속 생각해야 해요. 공부를 한다던가, 사업을 한다던가, 운동을 한다던가, 뭔가 결정되면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 거기서부터 살이 붙거든요. 책에도 나왔지만 그렇게 최선을 다해도 어떤 길을 가다 보면 또 벽에 부딪혀요. 시행착오도 있고, 그때 또 최선을 다해서 지나가는 거예요.

- 국수님은 어떠셨던 것 같나요. 내가 언제 이 기전에서 우승하겠다. 이런 계획도 있으셨나요?
사실 내가 어떤 대회에서 우승을 해야겠다, 몇번 해야지, 그런 건 내가 정할 것도 아니고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한 판 한 판 승부에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얼마큼 내가 노력 하냐가 문제지. 그런데 또 저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안 될 때도 많았어요. 그 과정을 지나온 지금은 언제가 시행착오였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겪었고 그런 걸 거쳐 와 지금이 있겠죠.

- 마지막으로 고수의 생각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혹은 인생의 고수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해주실 수 있을까요.
바둑에서나 고수지, 그 밖의 부분에선 고수라고 생각 안하는데요(웃음). 한마디 덧붙이면 세상을 쉽게 안일한 생각으로 살면 안 된다, 내 인생 좋든, 나쁘든 그냥 살겠다. 그러면 사실 아무것도 안해도 돼요. 그런데 한 발 더 나아가고, 10원이라도 더 벌겠다, 점수를 1점이라도 더 받겠다 하면 그만한 노력을 해야 해요. 보면 노력도 않고, ‘쟤는 100점 맞는데 왜 나는 못 맞지’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100점을 받으려면 내가 그만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냥 남 탓만 하는 거예요. 천재들도 엄청난 노력을 하거든요. 100만큼 노력하는 천재를 쉽게 이길 수는 없겠지만, 100의 노력은 하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해 도전해봐야 하지 않을까요.그리고 목표를 세우고 뭐라도 하면 깨닫는 것들이 있어요.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스스로 생각할 거 아니에요.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구나, 그럼 방향을 틀자. 그래서 또 다르게 들여다보면 답이 조금씩 보여요. 답을 찾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거죠. 그렇게 하다보면 어떤 방법이 나와 맞는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눈을 뜨기도 하고요.

<글·오명주 기자/사진·이주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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