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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바둑1 | 레전드리그 MVP 나카네 나오유키 九단 

등록일 2024.01.30417

▲나카네 나오유키 9단.
▲나카네 나오유키 9단.

일본의 나카네 나오유키(中根直行) 九단이 용병제 도입 첫해 레전드리그 MVP를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나카네 九단은 2023시즌 우승팀 yes문경(감독 양상국)의 용병으로 활약하며 정규리그 5승2패, 포스트시즌 2승 1패 등 총 7승 3패의 성적을 거둬 팀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다승왕 유창혁 九단을 제치고 MVP를 수상한 나카네九단은 “꿈만 같다”며 연신 자신의 볼을 꼬집었다.

이전까지 한국에선 나카네 九단을 자매기사 김현정 四단의 남편, 김효정三단의 형부로 소개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재치 있는 입담과 바둑에 대한 열정으로 바둑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나카네 九단은 2023 레전드리그 최대 스타로 떠오르며 ‘나카네 나오유키’라는 이름을 톡톡히 알렸다.

- 많은 분이 나카네 九단이 레전드리그에 어떻게 참가하게 됐는지, 그 경위를 궁금해할 것 같아요.
제가 평소에 바둑 두는 걸 워낙 좋아해서 이전부터 한국에서 바둑을 둬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줄곧 했어요.그러다 처제인 김효정 三단이 ‘이번 레전드리그에 용병제가 도입된다고 하니 한번 우리가 해보자’ 해서 하게 됐죠. 제가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진 않아서 김효정 三단이 사전에 양상국 감독님께 이런 선수가 있는데 한번 써보시겠느냐고 말씀을 드렸고, 감독님께서 그래 한번 해보자고 해서 yes문경과 함께하게 됐어요.

- 창단 첫 해 정규리그 1위에 통합우승까지, 팀분위기가 아주 좋았을 것 같은데요?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어요. 바둑을 좋아하는 분들과 한 팀이 돼 너무 좋았고, 또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더욱 좋았습니다. 감독님께서도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실력 이상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 개막식 때 대국 후 맛있는 맥주를 먹을 수 있도록 잘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는데, 맛있는 맥주 많이 드셨겠어요.
그럼요 많이 마셨어요. 팀 회식도 많이 했고, 옛날부터 알고 지냈던 기사들과 밥도 많이 먹었어요.

- yes문경의 우승은 챔결 2라운드에서 나카네九단이 상대팀 주장 유창혁 九단을 반집으로 꺾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기분이 어땠나요?
이겼을 때는 안도감이 먼저 들었어요. ‘드디어 끝났구나, 이겼구나’ 유창혁 九단과 처음 둬봤는데 최고의 기사랑 둔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많이 됐어요.

- 이번 시즌 개인 성적은 만족하시나요? 목표했던 성적은 이루셨는지요?
절반만 이기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다음이 있다면 조금 더 이기고 싶습니다.

- 평소 일본에서는 어떻게 훈련하시나요?
유튜브로 레전드리그 경기를 열심히 봤어요. 상대가 정해지면 상대 기보를 15∼20판을 뽑아서 분석하고 물어보고 준비를 많이 했어요. 한국 기사들의 기보는 인터넷에 치면 다 나오더라고요.

- 다른 선수들과도 많이 가까워졌나요? 특히 의지가 됐던 동료가 있다면?
같은 팀인 강훈·김일환 선생님이 잘 챙겨주셨고, 대국이 끝나면 바로 김찬우 사범과 인공지능을 열어서 복기를 엄청나게 했어요. 바둑 얘기를 많이 하면서 팀원들과 가까워진 것 같아요. 한국말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서 소통에 문제는 없었습니다.

- 일본에서도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을 것 같아요.
제가 유튜브 채널(中根圍碁道場)을 운영하고 있는데 유튜브에서 팬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유창혁 九단과 둔 바둑도 실시간으로 많이 봐주셨고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레전드리그를 하면서 구독자가 500명에서 2000명까지 늘었어요. 일본은 저녁 시간대에 바둑을 두는 대회가 없는데 한국에서 레전드리그를 하니까 일본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죠.

- 외국인 용병 최초 MVP 수상, 꽤나 역사적인 일인데요. 소감 한마디 부탁드려요.
(볼을 꼬집으며) 꿈 아니에요? 꿈 같아요. 조금도 예상 못 했어요. 레전드리그 후원사와 관계자분들, 함께 대국했던 기사 선생님, 바둑팬 여러분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좋은 팀에 있어서 행복했습니다(감사 인사만큼은 직접 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한국어로 또박또박 이야기를 이어갔다).

- 아직 다음 시즌 거취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다른 팀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를 한다면 어떻게 하실 계획인지요^^.
다음 시즌에도 불러주신다면 언제든 오겠습니다.

2023시즌 총 10경기를 소화한 나카네 九단은 대회 모든 경비를 자비로 부담했다. 소속팀이 우승하며 상금을 받게 됐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마이너스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상황. 나카네 九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둑이 너무 좋아서 한국에 왔다고 한다. 덕분에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를 맞이하게 됐다는 나카네 九단은 바둑을 두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서 기회가 된다면 다음 시즌에도 꼭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글/오명주 기자·사진/이주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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