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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캐스터/이유민 

등록일 2019.12.2617,815

▲ 상큼발랄 바둑캐스터 12월호의 주인공은 추자도 최고의 아웃풋 이유민.
▲ 상큼발랄 바둑캐스터 12월호의 주인공은 추자도 최고의 아웃풋 이유민.

상큼발랄 바둑캐스터/하림배 여자국수전 진행자 이유민

추자도 스타, 바둑TV 접수하다


“추자도 최고의 아웃풋, 이유민입니다!”

바둑계 소식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추자도 세자매’를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하다.

그중 둘째 이유민 바둑캐스터가 약 3년 전부터 방송을 통해 바둑팬들과 만나고 있다. 바둑TV 공채 캐스터로 방송에 입문한 후 리포터 활동을 거쳐 지금은 하림배 여자국수전을 진행하는 등 바둑캐스터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이유민을 만났다.


“본지 2017년 4월호에 인터뷰 기사가 실린 적이 있었는데, 기억해요?”
“그럼요. ‘3인 3색의 신인 바둑캐스터’라는 제목으로 (김)수연이, (홍)준리랑 같이 나왔었잖아요.”

2016년 말, 바둑TV가 ‘공채 캐스터’를 뽑는다는 소식은 바둑계에서 화제가 됐다. 세 명의 신인 캐스터가 발굴됐는데 아직까지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은 당시 오디션에서 ‘1등’을 했다고 알려진 이유민 캐스터가 유일하다.


- 준비된 방송인이라는 소문이 자자해요. 오디션은 어떻게 준비했나요? ‘1등 합격’의 비결도 함께 공개해주세요.
같이 오디션을 본 친구들이 ‘네가 1등이래’ 하는 식으로 얘기를 한 적은 있는데, 진짜로 1등으로 합격했는지는 조사(?) 해봐야 하는 것 같아요. 오디션을 앞두고는 비중이 크다고 생각했던 자기소개를 열심히 준비했고요, 방송 실기를 위해 바둑리그 생방송 내용을 모두 타이핑 한 후에 저만의 대본을 만들었어요.

- 어떤 대본이었나요?
그 당시엔 ‘KB익스프레스(라운드별 승자 예측)’ 같은 게 없었는데, 살짝 그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방송은 두 명이서 하니까 해설자와 ‘티키타카’가 가능한데 방송 실기 때는 혼자 해야 하니까 약간 방향을 달리 해서 준비했었어요.

- KB익스프레스 탄생의 주역이었군요? 오디션 때 에피소드가 있다면?
제가 신아영 아나운서를 좋아하는데 면접 때 심사위원으로 오셨더라고요. 실기 면접 후 질의응답 시간에 신아영 아나운서가 긍정적인 멘트를 해주셔서 뭔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 추자도 세자매(언니 이유경, 동생 이시연)로 바둑계에 잘 알려져 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서울에 올라와 바둑 공부를 했는데, 힘든 점은 없었나요?
추자도에서 처음 서울로 올라왔을 때 제가 얼마나 ‘촌녀’였나면, 추자도는 시골이니까 옆집 앞집 뒷집이 다 아는 사이거든요. 부모님이 어른을 보면 무조건 인사를 하라고 교육하셨어요. 모든 어른들에게 늘 인사를 했기 때문에 ‘인사성 밝다’는 얘기도 자주 들었고요. 서울 오고 놀란 게 어른이 너무 많더라고요. 처음 보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다 인사를 했는데, 며칠 지나고 나니 너무 힘들었어요. 언니랑 저랑 어른이 너무 많다며 고민하다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던 기억이 나요. 여긴 어른들이 너무 많아서 인사를 다 할 수가 없다고(웃음).

- 바둑TV PD로 활동하고 있는 언니랑은 우애가 돈독해 보여요.
여느 자매들처럼 예전엔 싸우기도 많이 했죠. 어렸을 때 제가 호기심이 엄청 많았거든요. 언니한테 질문을 많이 했는데, 예를 들어 지나가다 돌이 있으면 “언니 이 돌은 왜 여기 있어?” 하는 식으로요. 언니가 처음엔 잘 대답을 해줬는데 나중엔 이게 스트레스였나봐요. 이런 걸로 싸우기도 하고(웃음). 사실 제가 어렸을 땐 곤충학자가 꿈이었거든요. 지금에 비해 훨씬 활발하기도 했고요.



- 곤충학자요? 재미있네요. <상큼발랄 바둑캐스터> 코너에 나왔던 주인공 중에 곤충학자가 꿈이었던 사람은 최초예요.
그 덕분에 지금도 벌레 같은 거 맨손으로도 잘 잡아요(웃음). 바둑을 배우면서 산만한 성격이 없어져서 좋았던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신중한 성격을 갖게 된 게 바둑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어렸을 때의 그 자유분방함이 사라진 건 약간 아쉽기도 해요.

- 언니와는 바둑TV에서 PD와 캐스터로 함께 일하고 있어요. 든든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처음 데뷔했을 때부터 언니랑 같이 방송한 적이 많아요. 처음에는 언니가 부스에 있다고 생각하면 평소보다 더 긴장됐어요. 하지만 언니가 모니터링을 냉정하게 해주고 항상 피드백을 주는 게 언젠가부터 큰 힘이 되더라고요. 물론 누구보다 응원도 많이 해주고(웃음), 요즘엔 언니가 부스에 있으면 마음이 놓이고 편해집니다.

이유민 캐스터는 지난 추석 특집으로 방영돼 큰 인기를 끌었던 <바둑시그널>이 바둑TV 신임 이유경 PD의 아이디어 중 하나라며 ‘언니 자랑’을 이어갔다. 방송 후 시청자 반응에서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해달라는 의견도 많았다고.

- 지금까지 진행한 방송들은 어떤 게 있나요?
고교동문전 리포터를 했었고 대학동문전은 캐스터를 맡아서 진행했습니다. 올해 <미래의 별> 신예 대회를 통해 처음 생방송을 경험해봤어요. 첫 생방부터 갑자기 게스트(오유진·김미리)가 들어오는 돌발 상황도 생겨서 경험을 제대로 쌓은 셈이죠(웃음). 얼마전 끝난 <크라운해태배 어린이명인전>도 기억에 남아요. 방송에 출연하는 아이들과 즐거운 추억이 많았거든요. 지금은 하림배 여자국수전 생방송 진행을 하고 있고 <명국 리플레이>도 맡고 있어요.

▲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생중계를 통해 바둑팬과 만나고 있는 이유민 캐스터.


<명국 리플레이>는 과거 바둑TV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초첨국 퍼레이드>를 잇는 복기 형태의 해설 프로그램인데, 이유민 캐스터의 방송 준비 방법은 남달랐다. 조훈현vs녜웨이핑 대결의 진행을 맡게 된 후 직접 월간 『바둑』편집부를 방문해 2019년 5~7월호 잡지를 사간 것. 여기에 <특별기획/한국바둑을 빛낸 국수 7인 조훈현 편(上·中·下)>이 실려 있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다.

- 편집부에 직접 와서 월간 『바둑』 과월호를 구매한 바둑캐스터도 아마 처음인 것 같아요.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공부’를 하고 방송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책 값이 너무 싸요. 혹시 일부러 그렇게 해주신 건 아니죠?(웃음) 이번 기회에 월간 『바둑』 정기구독도 할 계획입니다!

- 얼마 전엔 체스 중계를 하는 장면도 목격했어요. 진행할 때 보니 체스에 대해서도 꽤 아는 느낌이었는데 어느 정도 실력인가요?
취미로 잠깐 체스를 배웠었는데, 당시엔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나간 적이 있어요. 공식전 10경기 이상 해야 받을 수 있는 체스 레이팅 점수도 갖고 있고요. 국가대표 선발전에선 이기면 선발되는 경기를 비기는 바람에 아쉽게 탈락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 당시 방송이 강릉에서 열린 세계청소년 마인드스포츠 대회의 체스 부문이었죠? 바둑TV에서도 이유민 캐스터가 체스에 능통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나보네요?
사실 그 캐스팅 과정에 재밌는 일이 있었어요. 바둑TV PD님 중 한 분이 체스 부문 진행을 위한 방송 진행자 한 명을 소개해달라고 체스협회에 연락을 드렸거든요. 그랬더니 체스협회에서 저를 추천해주신 거 있죠. 연락드렸던 PD님이 등잔 밑이 어두웠다며 놀라시더라고요(웃음).

▲ 최근 바둑TV에서 오픈한 유튜브 채널에서 이현욱 八단(왼쪽)과 함께 방송을 하고 있는 이유민 캐스터. 영화 <귀수> 이후 화제를 모은 ‘일색바둑’을 시연하는 모습이다.

- 최근 SNS에서도 ‘핫’ 하다는 소문이 들려요.
그런가요? 저는 처음 듣는 얘기인데(웃음).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은 조금 있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엔 30대 직장인 팬분께 메시지를 받았어요. 방송 잘 보고 있다며 제가 언제 나올지 몰라서 바둑TV를 매일 시청하신다고요. 너무 감사했고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참, 작년 광화문에서 열린 바둑페스티벌 때는 처음으로 사인 요청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때 사인 준비가 하나도 안 된 상태여서 거의 낙서(?)를 하는 바람에… 그때 저한테 사인 받으신 분, 혹시 이 기사를 보고 계신가요? 지금은 예쁜 사인을 준비해뒀답니다. 

- 향후 어떤 방송을 하고 싶나요?
시청하시는 분들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방송을 하고 싶어요. 요즘 시작한 유튜브 방송도 그런 이유에서 도전했습니다. 바로바로 소통할 수 있는 방송이니까요. TV를 보시는 분들과 공감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방송을 하고 싶어요. ‘저 캐스터는 공감이 간다, 신뢰가 간다’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인터뷰/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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