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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문 부총재 2015년 시무식 인사말

등록일 2015.01.051,785

▲박치문 부총재는 시무식 인사말을 통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힘을 모아야 할 2015년'임을 강조했다
▲박치문 부총재는 시무식 인사말을 통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힘을 모아야 할 2015년'임을 강조했다

시니어바둑클래식, 여자리그 창설, 소년체전 진입 등 지난해 여러 가지 일을 했습니다만, 사실 땅만 갈아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씨를 뿌리지 못하면 1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초 우리 바둑계 분위기는 어두웠지만, 1년 후 희망적 분위기로 바꿔놓은 것은 자축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해야 할 일이 참으로 많습니다.


먼저 ‘프로기전’입니다.


바둑 시합을 근본적으로 성찰할 때가 됐습니다. 모든 중요 대국을 스튜디오에 의존했던 시스템을 개선해야 합니다. 대국장을 바둑팬과 소통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드는 새로운 시스템을 고민해야 합니다.


작년 한해 많은 분들의 고생으로 2015년 한해의 대국 스케줄이 확정됐습니다. 프로바둑 사상 처음입니다. 그러나 이게 제대로 시행되려면 엄청난 각오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대회 일정은 팬과의 약속이기에 변경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중국리그와 중국에서 열리는 세계대회 등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기에 앞으로의 과정이 험난합니다. 1년을 열심히 노력하면 2016년부터는 세계바둑도 선진적인 대회 일정을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셔널리그를 포함하는 아마 바둑대회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합니다. 많은 아마 대회가 좀더 품격 있게 치러져야 합니다.


대한바둑협회는 200개 가까운 아마대회를 제대로 관리해야 하며 내셔널리그 등 주요 아마대회는 직접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령탑으로 존재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예산 사업’입니다.


올해 30억원에 달하는 바둑 예산을 힘들게 확보했습니다. 국가와 국민이 바둑을 위해 준 것입니다.


예산을 제대로 쓰지 못해 소기의 성과를 얻지 못한다면 그건 국민과 국가의 기대를 저버리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앞으로 정부에 예산을 달라고 말할 수도 없게 됩니다.


밖에서 변화하는 한국기원을 기대반 우려반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예산 사업을 제대로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3월부터 시작하는 ‘유치원 보급 사업’을 위해서도 자격을 갖춘 교사 양성과 유치원 섭외 등을 미리미리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초등학교 등 학교 보급, 군부대 보급, 바둑세계화, 그리고 ‘현대바둑 70주년’ 사업도 모든 준비를 끝내고 스케줄에 따라 정밀하게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정식종목이 된 소년체전이 봄이면 바로 열립니다. 선수 등록 프로그램은 겨우 마련했지만 정작 선수 등록조차 아직 안 된 상황입니다. 초등학교 팀 구성은 물론 하루 속히 대회를 위한 시스템을 완비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모든 일을 신속하게 하지 않으면 바둑계는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작년 국가대표가 잘 해 준 것은 운도 많이 따랐다고 봅니다. 우리 대표팀이 올해도 작년만큼 해 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국가대표의 현 성적에 자만하지 말고 국가대표를 어떻게 지원해 최강으로 만들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신문을 보니 2015년은 비장한 한해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밥을 짓던 솥을 깨뜨리고 타고 온 배를 가라앉힐 정도의 결사항전 각오로 임하자’는 ‘파부침주’입니다.


각계각층, 잘 나가는 동네에서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진짜 어려운 바둑계의 각오가 어떠해야 할지 생각게 합니다.


신문사를 예로 들더라도 최근 바둑 두는 사람이 줄어들다 보니 바둑 담당을 맡을 기자 뽑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젊은 층 바둑은 거의 고사 단계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지런히 새로 씨를 뿌려야 합니다. 그러고 보면 ‘군부대 보급 사업’은 참 잘 한 사업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올 초 시작하는 유치원 보급부터 성공시켜 어린이 두뇌향상에 뛰어난 효과를 지닌 바둑의 좋은 이미지를 널리 퍼뜨려야 하겠습니다.


홍석현 총재가 바둑계 대표를 맡은 것은 바둑계의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둑에 대한 사랑은 물론이거니와 영향력도 막강한 분이어서 그 분과 어떻게 호흡하느냐에 따라 바둑의 사회적 지위도 상당히 달라질 걸로 생각됩니다.


바둑의 가치를 높이는 게 중요합니다. 바둑의 가치가 높아지면 바둑에 종사하는 우리 모두의 인생이 가치를 얻게 됩니다.


특히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작년에 땅을 갈았으니 올해 씨를 뿌려 바둑 중흥의 기틀을 만들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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