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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LG배 우승으로 무관탈출 시동 건다

등록일 2012.02.106,947

▲다섯 번째 LG배 세계기왕전 우승에 도전하는 이창호 9단
▲다섯 번째 LG배 세계기왕전 우승에 도전하는 이창호 9단

지난해 22년 만에 무관으로 전락한 이창호 9단이 LG배 세계기왕전 우승 사냥에 나선다.

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3번기가 2월 13일부터 16일까지 성동구 홍익동에 위치한 한국기원 1층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다. 이창호 9단의 상대는 중국의 장웨이지에(江維杰) 5단으로 이9단과는 첫 대결이다.

이 대회 네 차례 우승
(97년 1회, 99년 3회, 2001년 5회, 2004년 8회)으로 최다 우승자이기도 한 이창호 9단은 준우승도 두 차례(2003년 7회, 2010년 14회) 차지한 바 있다. 16회 대회에서 우승하면 최다 우승 회수를 다섯 차례로 늘리게 되는 이9단이 LG배 터줏대감인데 반해 장웨이지에 5단은 이 대회 본선 두 번째 출전하는 새내기. 세계대회 결승 진출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호 9단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2007년 8월 제3회 중환배 우승 이후 4년 6개월 만에 세계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된다. 메이저 대회로만 범위를 좁히면 2005년 제5회 춘란배 정상 등극 이후 6년 11개월간 우승 기록이 없다. 9회 연속 메이저 세계대회 준우승에 그치고 있는 이9단이 LG배 우승으로 준우승 징크스를 타파할 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 바둑팬에게 다소 생소한 장웨이지에 5단은 91년 상하이 출신으로, 2008년 신예들이 참가하는 이광(理光)배 신수(新秀)전에서 첫우승을 기록했고 2009년 전국바둑대회 개인전에서 우승하며 5단으로 승단했다. 특히 2010년에는 제23회 명인전에서 구리 9단에게 3-2로 승리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24회 명인전에서는 콩지에 9단을 3-2로 꺾고 타이틀을 방어했다. 지난해 8월 열린 제24회 후지쯔배에서 4강에 오르며 존재감을 과시한 장5단은 현재 중국랭킹 4위에 올라있다. 이창호 9단은 한국랭킹 9위다.





▲세계대회 첫 결승에 진출한 장웨이지에 5단


 

이창호 9단과 장웨이지에 5단은 둘 모두 통합예선부터 출전해 결승까지 진출하는 진기록을 세우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LG배 사상 처음으로 통합예선부터 출전한 이창호 9단은 5연승으로 본선티켓을 거머쥐었고 이후 구리 9단, 이야마 유타 9단, 천스위엔 9단, 씨에허 7단 등 중국, 일본 대만의 간판 선수들을 차례로 꺾으면서 결승에 올랐다. 통합예선에서 4연승하며 본선행을 이룬 장웨이지에 5단은 조한승․목진석․원성진 9단과 김지석 7단 등 한국기사들을 연파하며 결승까지 도약했다. 특히 본선32강에서 조한승 9단에게 반집승의 행운을 잡은 게 결승 진출의 밑거름이 됐다.

그동안 세계대회에서 통합예선을 거치며 결승까지 오른 예는 모두 일곱 차례(2005년 9회 삼성화재배 왕시, 2006년 10회 삼성화재배 뤄시허, 2009년 14회 삼성화재배 치우진, 2010년 15회 삼성화재배 허영호, 2006년 제10회 LG배 천야오예, 2007년 제11회 LG배 후야오위, 2008년 제10회 LG배 한상훈). 정상까지 정복한 기록은 제10회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한 뤄시허 9단이 유일하지만 결승에 오른 두명 모두 통합예선부터 올라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호 9단이 13회부터
15회 대회까지 3회 연속 중국에 넘겨줬던 패권을 찾아올 지 여부도 포인트다. 13회(구리-이세돌, 구리 2-0승), 14회(콩지에-이창호, 콩지에 2-0승) 대회에서는 한․중전에서 패했고 지난 대회에서는 중국 선수(박문요-콩지에, 박문요 2-0승)끼리 패권을 다툰 바 있다.

한편 이창호 9단이 우승컵을 들어올릴 경우 세계대회 사상 단일대회 최다 우승(5회)의 기록도 경신하게 된다. 지금까지 단일 세계대회 최다 우승은 TV바둑아시아 1~4회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일본의 다케미야 마사키 9단과 동양증권배 3회~4회, 7회, 9회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던 이9단 자신의 기록이었다.

이번 결승전의 TV 해설자로 이세돌 9단이 나서는 것도 눈길을 끈다. 바둑전문채널인 바둑TV에서 오후 2시부터 생중계하는 이번 방송에서는 한국바둑 1인자인 이세돌 9단이 해설자로 나선다. 이세돌 9단이 바둑방송 해설자로 나선 것은 작년 1월 농심신라면배에 이어 1년여만이다. 이세돌 9단의 해설 섭외를 담당한 바둑TV 임진영 팀장은 “평소 이세돌 9단은 방송출연을 꺼리는 편이지만, 이창호 9단의 바둑에 대해서는 다르다. 출연요청을 받고는 흔쾌히 응해줬다. 심지어 이창호 9단의 바둑인 경우, 본인이 직접 해설을 하겠다고 먼저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가 주최하고 LG가 후원하는 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의 우승상금은 2억 5,000만원, 준우승상금은 8,000만원이다.

대회 당일 오후 3시부터는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박정상 9단과 윤지희 3단이 진행하는 공개해설이 열린다.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을 일반바둑팬 상대로 공개해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입장료는 무료로 누구나 관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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