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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나이트'는 밤을 지배했지만

등록일 2018.06.30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3라운드 2경기
포스코켐텍, 화성시코리요에 3-2 역전승



톱랭커 박정환을 보유한 화성시코리요와 1~3지명이 모두 '1지명급' 소리를 듣는 포스코켐텍. 중량감 있는 상위 랭커들의 불꽃 승부가 여름밤을 수놓은 대결에서 포스코켐텍이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포스코켐텍은 6월 2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3라운드 2경기에서 화성시코리요를 3-2로 꺾었다.

▲ 개막전에서 신안천일염을 5-0, 다음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정관장 황진단을 3-2로 꺾은 포스코켐텍이 3연승 행보를 이어갔다.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시작하자마자 상대 3지명 최재영에게 선제점을 내주었다. 이어 4지명 이원영이 크게 불리한 바둑을 뒤집으며 동점을 만들었지만 다시 장고판을 내주며 1-2로 끌려갔다. 이번 시즌 들어 처음 겪는 일이었다.

▲ 박정환의 장고판 기용은 최철한의 장고판 출전을 예상한 저격용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4월 맥심커피배 4강전 이후 1년 2개월 만에 성사된 매치에서 박정환이 178수 만에 불계승을 거두면서 12승 6패로 격차를 벌렸다.


▲ 얼마 전 끝난 '복면기왕'의 우승자 다크나이트. 훤칠한 키에 무결점의 바둑은 박정환 말고 다른 사람을 상상하기 힘들다.


포스코켐텍은 승리를 위해 후반 속기전 두 판을 모두 가져와야 했다. 다행히 팀을 받쳐주는 쌍두마차, 2지명 나현과 3지명 변상일이 포진해 있었다.

먼저 나현이 상대 4지명 송지훈을 따돌리고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제 남은 판은 한 판. 승부가 판가름나는 최종국 원성진-변상일의 대결에 모든 눈과 귀가 쏠렸다.

▲ 지난 경기에서 결승점을 올렸던 원성진 9단(왼쪽). 변상일 9단을 상대로 중반에 절호의 역전 기회를 놓친 아쉬움이 컸다.


중반까지는 흑을 든 변상일이 유리한 흐름을 이끌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커다란 완착을 범했고, 원성진이 제대로 펀치를 날릴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시간이 문제였다. 제대로 타격을 주지 못했다. 그 사이 잠시 흔들렸던 변상일이 다시 우위를 잡았다. 종반 들어선 좌변 백진에서 묘수성 결정타를 터뜨리며 원성진의 항서를 받아냈다. 밤 10시 48분 종료. 원성진의 패배가 못내 아쉬웠던지 승부가 끝나자마자 박정환이 대국장으로 달려갔다.

▲ 우상쪽 흑진에서 크게 수를 낼 기회가 있었다고 안타까워하는 박정환. 하지만 바로 알아듣기엔 대국자나 기자나 모두 어려웠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최종 순위를 다투는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30일 초반 돌풍의 주역인 BGF와 한국물가정보가 3라운드 3경기에서 대결한다. 올 시즌 최고의 기대주 설현준과 이변의 주인공 박하민이 첫 대결을 펼치는 2국이 최대 승부처이자 볼거리. 4국(박영훈-강동윤)의 중량감 있는 대결(강동윤 12승11패)에도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 일찌감치 하변에서 불붙은 전투가 전판으로 번져 얼룩졌던 판. 중국 을조리그에서 돌아와 처음 등판한 윤찬희 7단을 상대로 최재영 4단(오른쪽)이 세 경기 만에 첫승을 거뒀다.


▲ 화성시코리요가 제일 아쉬워했던 3국. 류수항 5단(왼쪽)이 이원영 8단을 상대로 골인 직전까지 갔다가 실족했다. 대마가 끊기는 것을 깜빡하는 바람에 엄청난 손실을 입어서는 졸지에 역전. 화성시코리요가 이 판을 이겼더라면 승부가 일찌감치 3-0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 신예 기사들은 박정환, 신진서에게 가기도 전에 나현의 벽 앞에서 종종 무릎을 꿇는다. 나현 9단이 이렇다 할 전투 없이 송지훈 4단에게 백 불계승.


▲ 초반 3연승으로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포스코켐텍. 감독 교체 이후 조용한 팀으로 탈바꿈했다.


▲ 패-승-패의 흐름으로 가고 있는 화성시코리요. 박정환이 확실하게 1승을 책임져주는 상황에서 다른 주전들의 응집력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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