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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목말랐던 최정, 마지막 경기서 갈증 풀었다.

등록일 2017.10.29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8라운드 3경기
신인왕 예약한 설현준, 이동훈 격파 기염


KB바둑리그는 단체전이지만 개인전 색채가 강하다. 정규시즌의 매 경기는 팀당 5명씩 나서 '3선승제'로 승패를 가리지만 그 한 판 한 판마다 승자와 패자에게 지급되는 수당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승자는 350만원을,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그 차이가 거의 여섯 배에 달한다. 그래서 팀이 이기더라도 자신이 지면 떨떠름해진다. 또한 매 판의 결과는 랭킹점수에 직결되므로 한 판 한 판이 소중하다.

총 72경기 중 70경기를 치르고 종착역을 코앞에 두고 있는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정규시즌은 28일 저녁 BGF리테일CU와 한국물가정보의 18라운드 3경기로 이어졌다. 포스트시즌과는 무관한 하위권팀의 대결로 개인전 색채가 더 농후했다.

▲ 사전 전망은 50대 50으로 '예측 불허'였지만 결과는 BGF리테일CU의 대승이었다.


경기는 7위 BGF리테일CU가 6위 한국물가정보를 4-1로 대파하고 6위로 최종순위를 자리매김했다. BGF리테일CU는 허영호의 선제점과 최정의 추가점, 이지현의 결승점으로 일찌감치 3-0 승리를 확정지은 다음 마지막 5국에서 이창석의 추가점까지 터지며 전반기에 당한 영봉패를 고스란히 설욕했다. 패한 한국물가정보는 잠정 8위까지 밀려났다.

팀 승패를 떠나 세 판의 대국이 시선을 끌었다. 그 첫 번째가 출전할 때마다 관심의 대상이 되는 최정과 '황소 3총사'의 일원인 원성진의 첫 대면. 랭킹이나 지명도, 커리어에서 둘의 차이가 현격했기에 결과도 뻔할 것처럼 보였던 대결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최정이 백번으로 287수 만에 원성진을 꺾었다. 그것도 반집으로.

▲ 7월의 첫승 이후 3개월 만에 보는 최정의 승리 세리머니(시즌 2승5패). 대국 내용에 대해 "원래 좋았던 것 같은데 갑자기 넋을 놓은 것 같다. 정신이 없었는데 다행히 마지막에 이기는 길을 찾아낼 수 있었다"는 최정의 국후 소감이 있었다.


▲ "(귀를 가까이 대면서) 저기 말이야..."
"언니, 카메라가 보고 있어!"
단짝 최정과 오유진. 최정이 두 살 언니지만 올해 같은 팀 선수로 지내면서 더욱 가까워졌다.


길고도 아쉬웠던 시즌의 마지막 날이라 더욱 투지가 불탔을까. 이날의 이변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한 쪽은 1부리거 중에서도 주장을 맡고 있는 에이스이고, 다른 한 쪽은 올 시즌 처음 리그에 발을 들여놓은 병아리 5지명. 랭킹을 비교하자면 8위와 56위. 중량감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인 이동훈과 설현준의 대결에서 또 한 번 파란이 일어났다.

▲ 둘의 키 차이 만큼이나 결과도 뚜렷해 보였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설현준(왼쪽)이 이동훈을 꺾는 기염을 토했다. 난마처럼 얽히고 설킨 수싸움 대결에서 설현준이 힘으로 압도하자 중계석에서 "역시 괴물이다" "천하장사가 따로 없다"는 감탄이 쏟아졌다.


마지막에 웃은 최정, 2승5패로 두 번째 시즌 마감
9승 올린 이창석...2군 선수로 1부리그 역대 최다승 신기록


위의 두 판이 하위 랭커의 '반란'에 촛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나머지 한 판은 '기록 경신'에 시선이 모아졌던 대결. 지난 경기에서 8승째(5패)를 올리며 2군 선수의 1부리그 역대 최고 성적과 타이를 이뤘던 이창석이 과연 9승의 신기록을 세울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됐다.

▲ 상대가 퓨처스리그 다승 1위이자 이동훈도 꺾은 바 있는 이원도였기에 쉽지 않아 보였지만 결과는 이창석의 승리였다. 2부리거로서 KB리그에 14경기나 출전하고 나아가 9승을 올리는 케이스가 앞으로 또 있을 수 있을까.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5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최종 순위를 다투는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22일 정관장 황진단과 티브로드가 대결한다. 6개월간 달려왔던 정규시즌을 마감하는 일전이다. 대진은 류민형-박하민(퓨),류수항-한승주, 김정현-박진솔, 강동윤-김명훈, 신민준-이호승(퓨) (이상 앞이 티브로드).

9개팀으로 치러진 리그에서 2010년 한게임이 세운 한 시즌 최다승(12승) 기록을 넘어선 정관장 황진단으로선 추가 기록 갱신이, 티브로드는 '유종의 미'가 걸린 경기. 정관장 황진단에선 주장 신진서가 갑조리그 출전으로, 2지명 이창호 역시 출전을 사양하면서 두 명의 퓨처스 선수가 기회를 얻었다.





▲ 박영훈에게 최근 당한 3연패를 끊고 상대전적에서 6승6패의 균형을 이룬 허영호(오른쪽). 시즌 중반 6연패의 깊은 늪에 빠지기도 했던 허영호는 6승10패, 박영훈은 9승6패의 성적으로 한해를 마감했다.


▲ 삼성화재배 '나홀로 4강'의 주역인 안국현을 5연패의 수렁에 몰아넣으며 10승(6패)을 달성한 이지현(왼쪽). 안국현은 정반대인 6승10패로 아쉬운 시즌이 됐다.


▲ 선수선발식 당시만 해도 3~4위권의 전력으로 평가됐던 한국물가정보. 3지명 안국현이 끝내 부진에서 못 헤어나고 4지명 한태희가 5할 승률에 못 미친(7승8패) 것이 아쉽다.


▲ 6위로 시즌을 마감한 BGF리테일CU. 1지명 이동훈과 2지명 이지현, 퓨처스 선수 이창석이 잘 해줬지만 세 명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 "중간에 성적이 많이 안 좋아서 자신감도 떨어지고 마음 고생도 했는데 마지막에 이겨서 다행인 것 같구요, 내년엔 훨씬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최정)

"제가 좀 성적이 부진해서 팀이 떨어지게 돼서 아쉽구요, (국가대표)코치하면서 많이 배운 것도 있고 경험 많이 쌓아서 내년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허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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