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승 4단의 역주행이 돋보이는 GS칼텍스배 4강

24기 GS칼텍스배 4강이 확정됐다.
그 주인공은 신진서 9단, 변상일 9단, 김지석 9단, 이호승 4단이다. 4명 가운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사는 단연 이호승 4단이다.
이호승 4단은 87년생으로 4명 중 가장 나이가 많지만, 입단은 가장 늦은 2013년에 했다. 연구생 시절 입단에 실패한 뒤에 아마추어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뒤늦게 입단한 경우이다. 대체로 이처럼 뒤늦게 입단한 경우는 프로 무대에서 큰 활약을 보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호승 4단 역시 작년까지는 내세울만한 성적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GS칼텍스배 예선 결승에서는 랭킹 1위 박정환 9단을 물리쳤고, 16강에서는 당시 랭킹 4위였던 신민준 9단(현재 6위)을 물리쳤다. 그 여세를 몰아 4월 11일에 있었던 8강전에서는 이세돌 9단을 격침시키고 당당히 4강에 오른 것이다. 최근의 활약으로 4월에는 랭킹 100위 안에 진입해서 현재 92위이다. 올해 성적도 10승 2패, 83.33%로 매우 좋다.
▲ 이세돌 9단과의 8강전에서 이호승 4단은 불리했던 바둑을 끈질기게 버티다가 이세돌 9단의 실수를 정확하게 응징하여 대역전승을 거뒀다.
막 입단한 신예기사가 기세를 타고 좋은 성적을 낸 경우는 있어도, 입단 7년차 기사가 갑자기 이렇게 성적을 내는 경우는 바둑계에서 극히 드문 현상이다. 이에 대해 이호승 4단은 “인공지능을 통한 바둑 공부 덕분에 실력이 많이 부족했던 초반 부분에서 어느 정도 비슷하게 둘 수 있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스스로 이유를 밝혔다.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친 이세돌 9단이 그의 제물이 된 것도 아이러니라고 하겠다.
이처럼 역주행으로 GS칼텍스배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호승 4단이 준결승, 결승의 관문을 통과하고 우승컵까지 안을 수 있을지, 아니면 다른 기존의 젊은 강자들이 우승을 차지할 것인지가 이번 24기 GS칼텍스배의 관전 포인트이다.
준결승 1국은 4월 25일 김지석 9단 : 이호승 4단의 대결로, 준결승 2국은 4월 26일 변상일 9단 : 신진서 9단의 대결로 펼쳐지고 결승 5번기는 5월 20~24일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