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바둑뉴스

바둑뉴스

알까기의 화신 최양락을 만났는데

등록일 2018.08.29

예나 지금이나 최양락 씨의 알까기 실력은 9단급이더군요.
예나 지금이나 최양락 씨의 알까기 실력은 9단급이더군요.

예나 지금이나 최양락 씨의 알까기 실력은 9단급이더군요. 동료연예인의 도전을 퍼펙트로 막아내더니 바둑고수 아이들을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는 기량을 발휘하며 연전연승. 과연 알까기=최양락 임을 다시금 확인하였습니다.

취재후기/제1회 방송예술인바둑대회

알까기의 화신 최양락을 만났는데…


(바둑TV 뉴스팀=구기호 팀장)





 


828일 제1회 방송예술인바둑대회 취재를 나갔다가 개그맨 최양락 씨를 만났습니다.대회가 중반으로 접어들 즈음 뒤에서 저벅저벅 걸어오는 품새가 최양락 씨더군요.반가운 마음에 최양락 씨에게 다가가혹시 저 기억하십니까?예전에 취재했었는데.”라고 했더니 저를 아래위로 쳐다보고는글쎄요.”라는 저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당혹스러운 대답을 하더군요.


 


허허,나를 모른다고.”민망한 마음을 뒤로한 채 기억을 되살려 보게 되었습니다. “그게 언제였더라.아마15년 정도 지난 것 같은데.”사무실로 돌아와 확인해 보니20017월호였더군요.


 


당시 월간바둑중간화보에하양까망이라는 코너가 있었는데,알까기로 화제를 모았던 최양락 씨를 취재한 기사가 실려 있었습니다.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그때 알까기 선수로 출연했던 사람이 누구일줄 아십니까?놀라지 마십시오.당시 걸그룹으로 인기절정이었던핑클입니다.성유리 이효리 이진 옥주현2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도 그4명의 이름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으니핑클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하겠죠.20대였던 핑클,정말 황홀할 만큼 귀엽고 예뻤습니다.



그때의 기사를 소개하면서 제1회 방송예술인바둑대회 취재후기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출처/월간바둑20017월호·취재/구기호 기자>


황금알을 깐 개그맨 최양락의알까기


 


▲ 최양락의 알까기 해설 대사 한마디 한마디는 MBC바둑제왕전 명해설자이던 윤기현 九단의 몸짓과 말투를 패러디한 것이다. 특히 최양락이 유행시킨 “아, 네~”는 MBC바둑제왕전 해설을 맡았던 윤九단의 전매특허.


“에고∼에고∼,아빠는 그렇게 쉬운 것도 못 까면 어떡해∼.”


주말 오후 온 식구가 한자리에 둘러앉아‘가족대항 알까기 대회’를 열만큼 전국은 지금 알까기 열풍에 휩싸여 있다.


 


알까기.바둑판에 흑돌 백돌 여러 개를 올려놓고 순번을 정해 손가락으로 튕겨 바둑판 아래로 떨어뜨리는 알까기는 누가,언제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알 튕겨먹기’, ‘알 튕기기’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오래 전부터 아이들(?)이 장난삼아 즐기던 놀이이다.이 놀이가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한 것은 게임의 단순성과 유아들의 놀이라는 편견 아닌 편견 때문이었다.바둑에 비해 오목이 그러했듯,오목보다 더 재미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유아틱한 놀이가 어떻게 하루아침에 국민적인 놀이로 격상,사랑을 듬뿍 받게 된 것일까.그것도 버젓이‘알까기’라는 공식명까지 얻으면서 말이다.알까기 열풍을 일으킨 진원지는MBC코미디 프로‘오늘 밤 좋은 밤’이고,그 주동자는 개그맨 최양락이다.


 


현대인의 이중성을 풍자한‘도시의 사냥꾼’으로,무지한 독재자를 신랄하게 풍자한‘네로25’등으로 한때 코미디 프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그가 오랜 침묵을 깨고MBC방송 첫 입성 프로에 바둑을 패러디한 알까기를 선보인 것이다.


 


「뉴 닷컴배 알까기 명인전」.지금은 제2기 격인「2001년 알까기 제왕전」이 알까기 열풍에 불을 활활 지피고 있다.


 


“처음엔 아예 바둑을 택할까도 생각했지만 바둑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또 코미디 프로에 바둑을 끌어들일 만한 묘안도 없어서 머리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다가 어릴적 바둑알을 수없이 깨뜨리며 즐겼던‘알까기’를 해보면 어떨까”하고 떠올렸다고 한다.




만년7급 하수의九단 해설 실력


 


기자가 녹화장을 방문했을 때도 알까기 출연자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손을 놀려가며 알을 까대고 있었다.그리고 이것을 지켜보던 최양락은 동시통역 하듯 입을 놀려가며 맛깔스럽게 해설을 해댄다.


 


“사석작전,떨렁 한알∼.”


물론 이것은 오래 전부터TV에서 보아왔던 한 바둑프로그램을 본뜬 것이다.


 


“이왕에 패러디를 하기로 작심한 마당에 아예 해설도 패러디해 보면 어떨까 싶어 곰곰 머리를 쥐어짠 끝에 바둑해설가인 윤기현九단 흉내를 내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최양락은‘아,네∼’라는 윤九단 특유의 말투를 맛깔스럽게 흉내내 단박에 유행어 차트에 올려놓기까지 했다.또 해설 중간중간 기지를 발휘해‘사석작전’, ‘사소취대(捨小就大)’등의 바둑용어를 슬쩍슬쩍 인용,단순하기 짝이 없는 알까기를 어느 틈에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시청자들 중엔 제가 바둑용어를 자주 들먹이니까 상당한 고수로 착각하고 있는 분들도 많은데,실은 만년7급 하수.”라고 밝히는 최양락은 언젠가 딱 한 번 바둑을 배우려고 책을 샀던 기억이 있다고 한다.


 


보기에 별로 잘 두는 것 같지도 않은데 상수라며 우쭐대는 인사가 꼴사납기도 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식으로 덤벼들었다가 호되게 당했고,그때 난생 처음으로 정석책을 움켜쥐었던 것이다.흰 천을 이마에 질끈 동여매고, ‘타도 상수’를 외치기를 여러 날.드디어 결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붙이면 젖히고,늘면 밀고,다음 막으면 당연히 지켜야 할 텐데….여기서 이놈의 상수가‘삐딱’.지키지 않고 다시 반대쪽에서 압박해 오는 것이 아닌가. “세상에 이런 수가 어디 있다구∼.”정석책에 나오지 않은 예기치 않은 수를 당한 최양락은 대처법을 몰라 또 한 번 보기 좋게 박살났다. “책이 다 무슨 소용이람.”헛물만 켰다는 생각에 최양락은 그 길로 바둑책을 접었다.


 


그런 비화를 간직한 그가 얼마 전 바둑책을 다시 잡았다.물론 이번에는 난해하고 복잡한 정석을 외워 그동안 상수한테 당했던 분풀이를 하려는 게 아니다.알까기를1년 넘게 진행하다 보니 밑천이 바닥난 때문이다.


 


“TV프로라는 게 시청률에 워낙 민감하다보니 지금의 인기가 언제까지 계속된다는 보장이 있어야지요.계속 연구하는 방법밖에 없어요.지금 사용하고 있는 바둑 격언에다 알까기에 딱 들어맞는 격언 한두 개 정도를 추가해 볼 생각입니다.”


 


이런 노력이 있는 한 조만간‘사석작전’, ‘사소취대’등의 일부 바둑용어에서 벗어나‘중앙으로 한칸뜀에 악수 없다’라는 바둑격언을 패러디해‘중앙으로 퐁당해 악수 없다’라는 신종 알까기격언도 등장할 거라 믿는다.



▲ 미녀 4인방 ‘핑클’이 알까기 TV프로에 출현, 알까기의 재미에 흠뻑 빠져들었다. ‘자살, 또 자살~’ 헛손질을 연발한 성유리 양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알까기붐’의 홍보효과


알까기 열풍은 비단TV속에서만 부는 게 아니다.최근엔 초등학교 앞 문방구점에서 아예 알까기 전용판이 등장하는가 하면,바둑교실에서도,심지어는 컴퓨터 게임에까지 등장하고 있을 만큼 그야말로 전국이 알까기 열병을 앓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바둑계는 이런 알까기 열풍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먼저 바둑의 고매한 이미지가 희화된다는 점에서 품격 저하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있다.또 일부는 신성한 바둑판 위에서 알을 까는‘작태’를 도저히 보아 넘기지 못할지도 모른다.사실 애기가인 최양락도 그런 점을 염려하고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태어나‘바둑복음’의 수혜를 단 한 번도 받아 보지 못한 사람,특히 어린이들에게 있어‘알까기붐’은 바둑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고,심는 데에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홍보효과를 가져다 준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알까기붐’. ‘알까기 열병’.그것은TV에서 바둑프로그램만 나왔다 하면 채널을 돌리던 사람들로 하여금 여하튼 바둑프로진행에 절로 친숙함을 느끼게 한 것만은 사실이 아닌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