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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림프라임창호, 우승후보 대결서 원익에 신승

등록일 2025.11.03

영림프라임창호가 개막 2연승으로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2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2라운드 4경기에서 영림프라임창호가 원익을 최종국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꺾었다.

개막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된 두 팀의 2라운드 대결. 다만 두 팀 모두 국제대회에 참가한 1지명과 외국인 선수가 결장한 가운데 감독들의 치열한 오더 신경전이 펼쳐졌다.

김은지, '인간 지뢰 대전'서 강승민 폭파

1국부터 4지명 간의 일명 ‘지뢰 대결’이 성사됐다.
바둑리그 개막 전날 열린 오프닝 미디어데이에서 박정상 영림 감독은 "고점과 저점을 오가는 강승민은 상대 팀을 터트릴 수도, 우리 팀을 터트릴 수도 있는 선수"라며 고점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희성 원익 감독은 "날카로운 창이 될 공격용 무기로 뽑은 김은지가 상대 팀에게 무서운 지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영림프라임창호 강승민(좌측)과 원익 김은지


바둑리그 첫 선봉으로 나선 김은지는 초반 강승민의 이색 행마에 맞서 침착하게 대응하며 근소하게 앞서갔고, 후반이 약하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원익 1-0 영림.

▲ 지난 시즌 2승 5패로 다소 부진했던 김은지가 단 2라운드 만에 2승을 챙겼다. 후반이 약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뒤집고 완성형 선수로 진화하고 있다.


송지훈, 이지현에게 완승... 박정상 감독의 노림수 적중

2국은 원익 이지현(2지명)과 영림 송지훈(3지명)의 대결.
경기 출전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이지현이 중국에서 열린 ‘양밍배’를 마치고 소속 팀 경기에 등장하며 의외의 매치업이 성사됐다.

▲ 원익 이지현(좌측)과 영림프라임창호 송지훈


프로들의 승부 세계에서 성적과 랭킹을 무시할 수 없지만, 못지않게 중요한 변수가 상성(相性)이다. 이지현은 상대 전적에서 강동윤을 10승 3패로, 박민규를 6승 1패로 압도했다. 영림에서 맞설 만한 유일한 카드는 4승 4패로 백중세를 보인 송지훈이었다. 박정상 감독은 절묘하게 상성이 맞는 오더를 제출했고, 선수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대국은 패싸움을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으로 시작됐다. 이지현이 팻감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몇 차례 움츠리면서 대세를 놓쳤다. 초반부터 승기를 잡은 송지훈은 단 한 차례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완벽한 승리를 가져왔다. 영림 1-1 원익.

▲ 국내 랭킹만 놓고 보면 '2지명같은 3지명' 송지훈(랭킹 15위)이 '1지명같은 2지명' 이지현(랭킹 6위)을 완파했다.


흔들리지 않는 '믿을 맨' 박민규

3국은 원익 이원영(4지명)과 영림 박민규(2지명)의 대결.
이원영은 바둑리그에서 통산 109승을 기록한 베테랑이지만, 상대 전적은 박민규가 5승 2패로 앞서 있다.

2국과 달리, 이번에는 이원영이 패싸움에 집착하면서 형세를 그르쳤다. 자신의 우상귀 흑진에 침투한 백돌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팻감을 만드는 수순이 좋지 않았다. 승기를 잡은 박민규는 동점타를 날린 송지훈처럼 빈틈없는 마무리로 역전타를 터트렸다. 이원영은 역대 14번째로 바둑리그 200경기 출전 기록을 달성했지만, 자신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영림 2-1 원익.

▲ 영림프라임창호 박민규(좌측)와 원익 이원영


강지훈, 루키 대결서 통쾌한 승리

4국은 원익 강지훈과 영림 오병우의 5지명 루키 대결.
매년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는 바둑리그에서 보기 드문 신인들의 대결이 성사됐다. 최소한 6승 이상을 거둬야 하는 '지옥의 선발전' 관문을 통과한 루키들이 나란히 4국에 나선 것이다.

선수 선발식에서 40번째 마지막 지명자로 바둑리그에 이름을 올린 오병우는 먼저 국면을 주도했지만, 중앙 전투에서 실수를 거듭하며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4년 전 퓨쳐스리거로 바둑리그를 경험한 바 있는 늦깎이 신인 강지훈이 팀의 패배를 막았다. 원익 2-2 영림.

▲ '떨리는 신인 선수들의 데뷔전' 원익 강지훈(좌측)과 영림프라임창호 오병우


박민규, 주장 공백 메운 결정적 2승

원익 이지현과 영림 박민규가 다시 등장한 운명의 최종국.
상대 전적 1승 6패로 이지현에게 크게 밀리고 있지만, 유일한 1승이 얼마 전 명인전에서 거둔 값진 승리라면 말이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10월 기준 랭킹 8위까지 급상승한 박민규다.

▲ 3국 데자뷰. 박민규는 그대로 있고, 맞은편 상대만 이지현으로 바뀐 마지막 5국


이날 양팀의 대국에서는 유난히 패싸움이 많이 발생했다. 5국에서도 한 번의 결정적인 패싸움이 두 팀의 운명을 좌우했다. 박민규는 패싸움으로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고, 결승점을 올렸다. 반면 여독이 덜 풀린 탓이었을까.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로 불리는 이지현은 속절없이 하루 2패를 당했다. 영림 3-2 원익.

▲ 이지현에게 6연패를 당한 뒤 올해 2연승으로 설욕에 나선 박민규


2지명부터 5지명까지 국내파 4명씩 맞붙은 우승후보 간 풀세트 접전에서 영림프라임창호가 3-2 신승했다. 영림은 2연승으로 단독 선두에 올랐고, 원익은 첫 패배를 기록했다. 2라운드를 모두 마친 결과, 영림이 2승, 원익 6개 팀이 1승 1패, 울산 고려아연은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오는 6일 속개될 3라운드는 8개 팀이 동시에 경기를 벌이는 통합 라운드로 진행된다. 한옥마을 전주-영림프라임창호, 울산 고려아연-수려한 합천, 정관장-원익, GS칼텍스-마한의 심장 영암의 대진이다.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내년 2월까지 8개 팀이 더블리그 방식으로 총 14라운드 56경기를 치른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우승 상금 2억 5,000만원을 놓고 최종 대결을 펼친다. 매 경기 5판 3선승제로 진행되며, 제한시간은 기본 1분에 추가 15초가 주어지는 피셔 룰이 적용된다.

▲ 팀은 패배했지만 원익의 2승을 책임진 강지훈(좌측)과 김은지


▲ 이희성 원익 감독의 철저한 보안 작전. 검토실에는 주축 선수들 대신 여자바둑리그에서 김은지와 같은 팀에서 활약 중인 김신영 3단(좌측 두번째)이 보인다.


▲ 영림프라임창호 검토실도 초반에는 한산한 모습이다. 치열한 오더 신경전 속에 핵심 선수들은 대국 직전에야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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