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최악의 날' ...1시간 10분 만에 불계패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4라운드 4경기
SK엔크린, 신안천일염 상대로 시즌 첫 영봉승
"이게 과연 이세돌 9단의 바둑인가 믿기지 않네요"
"전투 한 번 없이 집 짓기만 하다가 끝내다니요. 바둑 내용만 놓고 스무 고개를 한다면 누가 둔 건지 도저히 맞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전반 속기전에 등판한 이세돌이 노타임으로 일관하다가 허무한 패배를 당하자 가뜩이나 큰 홍민표 해설자의 눈이 더욱 휘둥그래졌다. "생전 처음 보는 일"이라는 멘트도 뒤따랐다.
대국 전부터 안색이 몹시 안 좋은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다른 사정이 있을 수도 있어 묻기가 어려웠다. 대국 후에는 친형 이상훈 감독과 함께 곧장 대국장을 빠져나가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다.
궁금증은 그로부터 두 시간이 경과한 저녁 9시 40분 경, 이상훈 감독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검토실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때 풀렸다.
"동생이 전날 무엇을 잘 못 먹었는지 계속 먹기만 하면 토하는 증상을 보였다. 대국이 불가능한 상태로 보였지만 다른 팀원들도 있는 만큼 겨우겨우 몸을 추스려 나왔다"는 답이 나왔다. "병원에 다녀온 건가 " 물었더니 "그런 건 아니고 집까지 바래다주면서 안정을 시킨 다음 돌아왔다"고 했다. 이 감독으로서도 이런 일은 처음 경험하는지 안경을 벗었다 썼다 난감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KB리그는 주장 싸움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1지명이 차지하는 비중과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신안천일염의 경우는 흔히 이세돌의 팀이라 불릴 만큼 일인의 카리스마가 절대적인 팀이니 말할 것도 없다. 시작하자 마자 당한 주장의 충격적인 패배가 팀의 사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쉽게 집작할 수 있는 대목. 패배는 원자로가 연쇄 반응을 일으키듯 끝 간 데 없이 지속됐다.
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4라운드 4경기에서 SK엔크린이 신안천일염을 5-0으로 초토화했다. 홍성지의 행운의 선제점(?)을 시작으로 안성준-박민규-이태현-이영구의 승리가 꼬리를 물듯 이어졌다.
바로 건너편 신안천일염은 초상집이었지만 SK엔크린은 정반대였다. 연달아 승리가 터지자 대학가 근처의 호프집처럼 들썩였다. 마지막 조한승을 상대로 한 이영구의 반집승이 그런 분위기에 정점을 찍었다. 러시아 속담에 '남의 눈물은 나의 행복'이라 했다던가. 희비가 엇갈려도 한참 엇갈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날의 '2패 후 3연승'처럼 5-0의 스코어도 지난 시즌 72경기에서 세 차례 밖에 나오지 않은 흔치 않은 사건. 상대의 불행 덕을 어느 정도 본 것이긴 하지만, SK엔크린은 예기치 않은 대승의 주인공이 됨과 동시에 두둑한 개인 승수까지 보너스로 챙겼다. 한 경기를 덜치른 상태에서 2승1패가 되면서 순위도 단숨에 3위로 올라섰다.
폭염과 장대비가 변화무쌍하게 교차하는 날씨처럼 파란만장했던 4라운드였다. 다음엔 또 어떤 스토리가 기다리고 있을까. KB리그는 내주 목요일 신안천일염-포스코켐텍의 대결을 시작으로 5라운드의 포문을 열어젖힌다.
기전 총규모 34억원의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포함한 포스트시즌을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SK엔크린, 신안천일염 상대로 시즌 첫 영봉승
"이게 과연 이세돌 9단의 바둑인가 믿기지 않네요"
"전투 한 번 없이 집 짓기만 하다가 끝내다니요. 바둑 내용만 놓고 스무 고개를 한다면 누가 둔 건지 도저히 맞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전반 속기전에 등판한 이세돌이 노타임으로 일관하다가 허무한 패배를 당하자 가뜩이나 큰 홍민표 해설자의 눈이 더욱 휘둥그래졌다. "생전 처음 보는 일"이라는 멘트도 뒤따랐다.
대국 전부터 안색이 몹시 안 좋은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다른 사정이 있을 수도 있어 묻기가 어려웠다. 대국 후에는 친형 이상훈 감독과 함께 곧장 대국장을 빠져나가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다.
궁금증은 그로부터 두 시간이 경과한 저녁 9시 40분 경, 이상훈 감독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검토실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때 풀렸다.
"동생이 전날 무엇을 잘 못 먹었는지 계속 먹기만 하면 토하는 증상을 보였다. 대국이 불가능한 상태로 보였지만 다른 팀원들도 있는 만큼 겨우겨우 몸을 추스려 나왔다"는 답이 나왔다. "병원에 다녀온 건가 " 물었더니 "그런 건 아니고 집까지 바래다주면서 안정을 시킨 다음 돌아왔다"고 했다. 이 감독으로서도 이런 일은 처음 경험하는지 안경을 벗었다 썼다 난감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KB리그는 주장 싸움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1지명이 차지하는 비중과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신안천일염의 경우는 흔히 이세돌의 팀이라 불릴 만큼 일인의 카리스마가 절대적인 팀이니 말할 것도 없다. 시작하자 마자 당한 주장의 충격적인 패배가 팀의 사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쉽게 집작할 수 있는 대목. 패배는 원자로가 연쇄 반응을 일으키듯 끝 간 데 없이 지속됐다.
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4라운드 4경기에서 SK엔크린이 신안천일염을 5-0으로 초토화했다. 홍성지의 행운의 선제점(?)을 시작으로 안성준-박민규-이태현-이영구의 승리가 꼬리를 물듯 이어졌다.
바로 건너편 신안천일염은 초상집이었지만 SK엔크린은 정반대였다. 연달아 승리가 터지자 대학가 근처의 호프집처럼 들썩였다. 마지막 조한승을 상대로 한 이영구의 반집승이 그런 분위기에 정점을 찍었다. 러시아 속담에 '남의 눈물은 나의 행복'이라 했다던가. 희비가 엇갈려도 한참 엇갈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날의 '2패 후 3연승'처럼 5-0의 스코어도 지난 시즌 72경기에서 세 차례 밖에 나오지 않은 흔치 않은 사건. 상대의 불행 덕을 어느 정도 본 것이긴 하지만, SK엔크린은 예기치 않은 대승의 주인공이 됨과 동시에 두둑한 개인 승수까지 보너스로 챙겼다. 한 경기를 덜치른 상태에서 2승1패가 되면서 순위도 단숨에 3위로 올라섰다.
폭염과 장대비가 변화무쌍하게 교차하는 날씨처럼 파란만장했던 4라운드였다. 다음엔 또 어떤 스토리가 기다리고 있을까. KB리그는 내주 목요일 신안천일염-포스코켐텍의 대결을 시작으로 5라운드의 포문을 열어젖힌다.
기전 총규모 34억원의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포함한 포스트시즌을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