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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배의 여운이 가라앉기도 전에...

등록일 2017.06.02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2라운드 1경기
'우승 후보 1순위' 포스코켐텍, 한국물가정보에 2-3 패


6월의 시작과 더불어 2라운드의 포문을 연 KB리그에서 이변이라면 이변일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 승리한 팀은 한국물가정보, 패한 팀은 포스코켐텍. 지난 1라운드에서 화성시코리요에 1-4 대패를 당했던 한국물가정보가 돌연 올 시즌 우승후보 1순위 팀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1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2라운드 1경기에서 한국물가정보가 포스코켐텍을 3-2로 눌렀다. 기선 제압이 걸린 첫판을 내준 후 박영훈의 동점타와 한태희의 결정타가 이어졌고, 2-2 상황에서 원성진이 안정적으로 승리를 마무리지었다.

▲포스코켐텍은 2지명 나현(오른쪽)이 껄끄러운 상대(상대 전적 3승7패) 안국현을 131수 만에 흑 불계로 물리치며 순조롭게 승리의 길을 트는 듯 보였다.


한국물가정보는 올 시즌 박영훈을 영입해 원성진과 더불어 '황소 투톱' 체제를 갖춘 팀. 여기에 3지명 안국현까지 GS칼텍스배에서 우승하면서 기세가 드높았지만 첫 경기에서 화성시코리요에 1-4로 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설상가상이랄까. 이날 두 번째 상대하는 팀은 올 시즌 모두가 첫 손가락에 꼽는 우승 후보 포스코켐텍이었으니 검토실 분위기는 긴장으로 가득할 밖에.

반면 포스코켐텍은 전날 최철한과 이원영, 두 명이 LG배 8강에 진출한 데다 낮에 열린 여자리그에서 우승하는 등 경사가 이어지며 콧노래를 불러도 시원찮을 지경이었다. 칸막이 하나를 사이에 두고 풍기는 대조적인 분위기만 봐도 이날 어느 팀이 승리할지는 뻔해 보였다.

▲ 1지명과 4지명의 대결이었지만 이원영(왼쪽)의 달라진 무게감 때문에 관심이 집중됐던 3국. 박영훈이 중반 커다란 바꿔치기를 통해 우세를 굳힌 다음 깔끔한 마무리로 항서를 받아냈다(195수 흑 불계승).


하지만 경기 시작 후 세 시간 반 정도가 경과한 밤 10시 무렵, 한태희(한국물가정보 4지명)에 의해 이런 분위기는 정반대로 뒤집혔다. 팀 스코어 1-1의 상황에서 후반 속기전에 출전해 포스코켐텍 주장 최철한을 꺾었다.

랭킹(최철한 5위, 한태희 38위)뿐 아니라 상대 전적(한태희 3전3패)에서도 크게 밀려 누구도 최철한의 승리를 의심치 않았던 대결. 중반까지의 내용 또한 한태희가 어거지로 백 대마를 휘감는 듯한 모양새여서 승산이 없어 보였으나 무서운 집념으로 이를 극복해냈다. 최철한은 후반 들어 치명적인 대마 사활 착각까지 범하면서 와르르 주저앉았다.

▲복고풍이랄까. 약간 나이들어 보이는 머리 스타일을 하고 나온 한태희(24). 이희성 해설자로 부터 "예전의 한태희가 아니다" "힘이 좋아졌다. 최철한의 완력에 밀리지 않는다" "올해 일을 낼 것 같다" 등등 칭찬을 한 몸에 받았다. 이날 승리 포함 올해 9승1패로 성장세가 뚜렷하다.


다섯 판 모두 흑번 필승의 흐름이 펼쳐진 날. 개막전 패배의 층격을 딛고 강팀을 상대로 승리한 한종진 감독은 크게 고무된 표정이었다. 팀 개막전 때 나란히 패했던 '황소 투톱'이 승리한 데다 4지명 한태희가 결정타를 날려줬으니 기분이 날아갈만도 했을 터. 나아가 "안국현과 설현준이 초반 부진하긴 하지만 곧 살아날 것"이란 말로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 (한종진 감독) "강력한 우승 후보 포스코켐텍을 이겼으니 편하게 라운드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박영훈)"요즘 너무 져서 오히려 맘 편하게 둘 수 있었다"(이날 6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최근 알파고가 공개한 50국을 아직 절반 정도 밖에 보지 못했다" "다음 번에 마저 보고 나오면 (알파고와의) 칫수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박영훈의 KB리그 100승 달성에 관해선 데이터에 혼선이 있었으나 이날 승리가 공식 100승으로 확인됐다. 최철한, 강동윤, 이세돌, 김지석에 이은 다섯 번째다.


2일엔 이세돌의 신안천일염과 신진서의 정관장 황진단이 2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심재익-박진솔,한상훈-신진서,이세돌-이창호,조한승-한승주,목진석-김명훈(이상 앞이 신안천일염). 팀 승패와 관계 없이 69번째 공식 대결을 벌이는 양이(兩李)의 만남이 최대 관심판이자 볼거리다.

기전 총규모 34억원의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포함한 포스트시즌을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 가장 늦게 끝난 장고대국(1국). 원성진(오른쪽)이 팽팽했던 상대 전적(2승2패)의 균형을 깨며 결승점을 올렸다(217수 흑 불계승).




▲ 지난해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여 '도깨비팀'이라 불린 한국물가정보. 올해는 '황소 투톱+한태희'라는 승리 공식을 내세워 한층 안정된 전력을 보일 것이 예상된다.


▲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의 주역인 1~3지명을 그대로 보유한 포스코켐텍. 김성룡 감독은 올 시즌 우승 전망에 대해 "박정환을 데려간 화성시코리요가 센 팀이다. 주장이 강하면 그 파급 효과가 여러 방면에 미친다"며 "우리 팀도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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