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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전 선언 티브로드 '박정환, 유성서 수송한다'

등록일 2016.09.19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3라운드 4경기
티브로드, Kixx에 4-1 승...4위 오르며 PS 진입 박차

한 번일까, 두 번일까. 포스트시즌을 향한 잰걸음을 하고 있는 KB리그에서 박정환의 추가 결장 여부가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티브로드는 누가 뭐래도 박정환의 팀이다. 그가 있고 없고에 따라 팀은 울고 웃는다. 당연히 포스트시즌 진출과 3연속 우승 여부도 그의 손에 달려 있다. 당사자인 티브로드는 말할 것도 없고, 경쟁 관계에 있는 모든 팀들이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까닭이다.


▲ 박정환은 올 시즌 12차례의 경기 중 다섯 번이나 결장했다(지난해엔 한 번도 없었다). 전반기엔 중국리그와 세계페어대회 출전 등으로 세 번, 후반기 들어선 바이링배와 TV아시아선수권전 출전으로 두 경기 연속 오더에서 제외됐다. 이세돌이 다섯 번이나 결장한 신안천일염이 조기 탈락의 비운을 겪은 것을 감안한다면 티브로드가 잘 버텼다고 봐야할는지.


박정환의 후반기 스케줄을 보면 내달 6일의 삼성화재배 8강전과 22일부터 벌어지는 응씨배 결승 3~5국, 두 번이 KB리그 일정과 겹친다(박정환은 8강전에 앞서 16강전을 먼저 치르지만 상대가 중국의 노장인 위빈 9단이라 8강에 올라간다고 봐야 한다).

이 가운데 응씨배 결승(KB리그 마지막 라운드 포스코켐텍과의 경기가 예정돼 있다)은 멀리 중국서 열리는 만큼 어쩔 도리가 없다. 즉, 한 번의 결장은 확정돼 있는 셈. 문제는 그 전에 벌어지는 삼성화재배 8강전인데 장소가 서울에서 제법 떨어진 유성(삼성화재배 연수원)이다. KB리그는 저녁에 열리니 대국을 마치자 마자 부리나케 올라오면 출전이 가능하지만 전례를 찾기 힘든 강행군이다.

이상훈 감독 '박정환 강행군 불가피하다'

박정환은 무리를 해서라도 올라올까, 아니면 출전을 포기할까.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은 사안인지라 티브로드 이상훈 감독에게 직접 이 문제를 물었다.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니 고민 중일 거라는 생각 하에. 한데 의외로 선선하게 답이 나온다.

"올라 올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즉각 더 이상의 질문은 하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라도 박정환을 출전시켜야 하는 감독의 고민이 말 안해도 읽혔기 때문이다. 답은 분명해졌다. 내달 10월 6일 저녁 박정환은 KB리그 16라운드에 출전한다. 결장은 응씨배 결승 때 한 번뿐이다. 포스코켐텍 마음 푹 놓으시라. 반대로 화성시코리요, 긴장하시라.


▲ 박정환은 승리 인터뷰에서 "그동안 많이 못 나와 미안했다. 앞으론 팀에게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로 남은 기간 동안 전력투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전반기의 부진을 4연승으로 말끔히 씻어낸 김승재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라는 말로 3연속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한편 이날(18일)저녁 열린 KB리그 13라운드 3경기에서 티브로드는 벼랑끝 배수진을 친 Kixx를 4-1로 완파했다. 박정환의 선제점에 김승재의 결정적인 추가점이 이어졌고, 거의 동시에 끝난 후반 속기전 두 판까지 모두 쓸어담았다. Kixx는 장고대국에서 주장 김지석이 승리한 것이 유일한 승점.

6승6패로 5할 승률에 복귀한 티브로드는 순위를 4위로 끌어올리며 포스트시즌을 향한 의미 있는 시동을 걸었다. 직전 신안천일염과의 경기에 이어 연속해 4-1 대승을 거두면서 팀 분위기도 몰라보게 밝아졌다. 전반기 2승6패로 크게 부진했던 김승재가 후반 들어 크게 살아났고, 2지명 이동훈도 허영호를 꺾으며 제 몫을 해주는 모습이었다.


▲ 티브로드나 Kixx나 공히 승부처로 내다봤던 3국. 국가대표팀의 사전 예상은 55:45 정도로 윤준상의 우세였으나 결과는 김승재의 깔끔한 승리였다.


반면 지난해 4위 팀 Kixx는 절체절명의 승부에서 패하며 4승8패, 포스트시즌 탈락이 사실상 결정됐다. 남은 희망이라곤 잔여 4경기를 모두 이긴 다음 하회를 지켜보는 것인데 후반 들어 4연패를 당하는 등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대로 가라앚아 있어 가능할 것 같지가 않다.

이리하여 마지막 결전의 시작이라 할 13라운드가 막을 내렸다. 혼돈의 극을 달렸던 리그 구도가 일단 3강 체제로 정리된 가운데 초미의 관심사는 4강 싸움의 남은 한 자리를 어느 팀이 차지할 것이냐다. 일단 티브로드가 선점을 외친 상황이지만 5승의 다른 세 팀이 가만 앉아서 지켜볼 리는 만무하다. 어찌 보면 이제부터가 시작이요, 진짜 승부라 할 수 있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날씨가 가을잔치가 머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있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내주 목요일(22일) Kixx-신안천일염의 경기를 시작으로 14라운드의 막을 올린다. 포스트시즌의 성적에 따라 정해지는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 최종국은 허영호를 상대로 한 이동훈의 사석작전이 기막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 오른쪽부터) 경기 종료 후 Kixx팀 주장 김지석과 윤준상, 김기용 등 주전 선수들이 스튜디오에 들어와 사실상 탈락의 아쉬움을 나누고 있다.









▲ 티브로드의 4위 입성은 선두 그룹 세 팀(정관장 황진단, 포스코켐텍, SK엔크린)에게 메가톤급 태풍의 북상만큼이나 두려운 뉴스일 수 있다. 티브로드 이상훈 감독(오른쪽)은 "다들 너무 경계하는 것 같네요" 볼멘 소리를 하면서 "3연속 우승은 도저히 못봐주겠다는 거겠죠"라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



▲ 전반기에 3연패, 후반기 들어선 4연패를 당하는 등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Kixx. 지난해 맹위를 떨친 예비역 쌍두마차(윤준상,허영호)가 올해는 동반 침묵하는 등 답답한 흐름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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