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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의 9 대 1은 2집반(?)

등록일 2016.05.22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라운드 3경기
안성준 결승점...이영구.홍성지 영입한 화성시코리요 눌러

지난해 박영훈-안성준-김세동으로 이어지는 3각편대를 내세워 리그에 큰 돌풍을 일으켰던 SK엔크린이 올해도 1~3지명의 견고함에 힘 입어 기분 좋은 첫걸음을 떼었다. 3지명 김세동의 입대로 주자가 민상연으로 바뀌었지만 새로 짠 편대의 위력은 지난해 못지 않았다.

21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라운드 3경기에서 SK엔크린이 2지명 안성준의 결승점으로 난적 화성시코리요를 3-2로 물리쳤다.

시작은 화성시코리요가 좋았다. 1지명 이영구와 더불어 3년 만에 리그에 복귀한 홍성지(2지명)가 이번 시즌 11연승을 달리고 있던 이태현을 꺾으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뤘다. 하지만 SK엔크린도 가만 있지는 않았다. 화성시코리요에서 이적한 민상연이 바로 반격에 나선 다음, 장고대국에서 주장 박영훈이 승리하며 2-1 우위에 섰다.


▲ 제2국. 민상연-박정상. 자신을 내친 데 대한 보복(?)이었을까. 민상연(왼쪽)이 지난해 한솥밥을 먹던 친정팀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재밌는 것은 이 판의 끝내기가 막 시작될 무렵 국가대표팀에서 민상연의 승리를 90 대 10으로 판정했다는 것.
김지명 진행자가 즉각 "국가대표팀에서 이 정도로 단언할 때는 얼마나 차이가 나는 걸까요(?)"라고 물었고, 300수가 넘어가는 긴 수순 끝에 개표한 결과 '민상연 백2집반승'이 해답처럼 반상에 드러났다.


SK엔크린은 이어 5국을 쉽게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지만, 최종국에서 안성준이 이영구를 상대로 천금의 끝내기 역전승을 거두며 짜릿한 팀 개막전 승리를 가져갔다. 경기 시작 전 바둑TV의 인터뷰를 고사할 정도로 크게 긴장해 있던 최규병 감독은 안성준의 승리가 확실해지자 비로소 어깨를 펴며 "얼마 만에 개막전에서 이기는 건지 기억이 안 난다."는 말로 남다른 기쁨을 표시.


▲제3국. 홍성지(왼쪽)가 SK엔크린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이태현을 상대로 깨끗한 선취점을 올리자, SK엔크린 최규병 감독은 "화성시코리요가 은근히 강팀이다. 이영구-홍성지-김정현이 모두 속기에 강해 쉽지 않다."는 말로 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큰 관심을 끌었던 화성시코리요 두 예비역의 복귀전은 '절반의 승리'로 끝났다. 2지명 홍성지는 공백을 무색케 하는 좋은 내용으로 산뜻한 출발을 보인 반면, 1지명 이영구는 유리했던 바둑을 끝내기에서 역전당하는 등 정밀함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주었다.


▲ '영구 왔다'. 이영구는 이미 지난해 말 제대해 각종 국내외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홍성지도 마찬가지). 현재 랭킹은 13위. 지난 달엔 LG배 예선 결승에서 중국의 신예 셰커를 꺾고 본선에 진출하는 등 예전의 감을 빠르게 회복해가고 있다.



▲ 세 경기를 치른 이번 시즌 KB리그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1.2.4국을 이긴 팀이 모두 3-2 승리를 가져갔다. 그 중에서도 승부의 분수령 역할을 하는 장고대국(1국)의 중요성은 두 말하면 잔소리. 이날도 '장고'에 특화된 선수들끼리의 대결에서 박영훈이 안조영을 꺾은 SK엔크린이 결국 팀 승리를 가져갔다.


22일엔 한국물가정보와 신안천일염이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한태희-신민준, 백홍석-이세돌, 박승화-조한승, 안국현-목진석, 원성진-이호범(이상 앞이 한국물가정보). 최근 '기사회 탈퇴' 선언으로 일파만파를 불러온 이세돌이 모습을 드러내는 경기인 만큼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모든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불참의 의사는 전달되지 않았다.

기전 총규모 34억원의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최종 순위를 다툰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 "올해는 전력이 크게 향상돼 포스트시즌 이상의 성적을 기대합니다." "선수선발식에서 박정상 선수를 뽑을 차례가 오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는데...파이팅이 좋은 선수인 만큼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인터뷰하는 이정우 화성시코리요 감독.



▲ "군대에서 TV로만 보다가 이렇게 직접 나와서 두니 참 좋습니다(^^)" "오늘은 이태현 선수가 좀 봐준것 아닐까요." 밝은 표정으로 복귀 소감을 말하는 홍성지.



▲ 안성준-이영구의 최종국이 엎치락 뒤치락 미세한 형세로 흘러가자 SK엔크린 검토진이 살얼음판 같은 긴장 태세를 늦추지 못하고 있다.



▲ 이날도 국가대표 검토석은 젊은 기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많이 모여 검토할수록 예측의 정확도가 높아지는 건 당연지사. 개막전 포함 세 경기 연속 퍼펙트 예측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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