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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전적이 말하다' SK엔크린, 티브로드 격파!

등록일 2016.06.05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2라운드 3경기
강해진 SK엔크린, 초반 연승 신바람

1라운드의 고요함은 2라운드부터 불어 닥칠 소용돌이를 준비하는 과정에 불과했던 것일까. KB리그가 2라운드에 들어서자 마자 격변의 연속이다.

목요일의 첫 경기서 예상을 깬 화성시코리요의 압승. 이어진 금요일 경기에서는 무명 박진솔의 '반란'이 보는 이의 심금을 울렸다. 이러한 흐름은 주말에도 이어져 열세로 여겨졌던 SK엔크린이 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티브로드를 꺾는 이변이 연출됐다. 세 경기 모두 사전 예상에는 없던 결과다.

황금 연휴의 시작인 4일 홍익동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5 KB국민은행 바둑리그 2라운드 3경기에서 SK엔크린이 디펜딩챔피언 티브로드를 3-2로 눌렀다. SK엔크린은 티브로드 강유택에게 선취점을 허용했으나 팀의 원투펀치인 안성준-박영훈이 연달아 승리하며 2-1 리드를 잡았고, 최종국에서 '해결사' 이태현이 김승재를 꺾으며 3-2 값진 승리를 안았다.


▲ 팀 스코어 2-2 상황에서 '해결사' 기질이 강한 이태현(오른쪽)이 후반 결정타 한방으로 김승재를 뉘였다. 이태현은 김승재보단 랭킹이 아래지만 상대 전적에서 4승2패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


'상대 전적'이 말을 한 경기였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로 지목된 2국(이동훈-안성준)과 4국(김승재-이태현)은 객관적 랭킹이나 지명도만 놓고 볼때는 티브로드 선수들이 약간이나마 모두 우세했다. 이동훈이 랭킹 6위인 반면 안성준은 10위. 김승재 또한 랭킹이 많이 내려오긴 했지만(29위) 이태현(37위)보다는 윗길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상대 전적에서 앞선 안성준(5승1패)과 이태현(4승2패)이 모두 후반 역전에 성공했고, 이 2승이 그대로 SK엔크린의 승리로 연결됐다.

한술 더 떠 재밌는 사실은 이 두 판을 포함한 이날 다섯 판의 대국 모두 상대 전적에서 우세한 쪽이 승리했다는 것. 이날 중계를 맡은 이현욱 해설자 역시 "상대 전적이 중요한 변수이긴 하지만 이렇게 철저하게 들어맞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신기하다는 반응이었다.


▲ 제5국. 박정환(오른쪽)은 초반 민상연에게 대마가 잡힐 뻔한 위기를 맞았으나 가까스로 살아간 다음에는 독무대로 판을 이끌었다(135수 흑 불계승.) 민상연과의 상대 전적은 4전 4승에서 1승이 더 추가됐다.


승리한 SK엔크린은 참가 9개팀 가운데 처음 연승을 달리며 초반의 강자로 우뚝섰다. 이현욱 해설자는 "이번 시즌 3~5지명을 모두 교체한 SK엔크린의 허리가 한층 단단해진 느낌"이라며 "이 정도의 전력이라면 우승 후보로 전혀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반면 이날 패한 티브로드(1승1패)에 대해선 "박정환,이동훈 두 선수가 뛰어나긴 하지만 계속 이길 수 만은 없는 일 아닌가"라고 운을 뗀 다음 "김승재 선수의 컨디션이 이전만 못한 데다가, 이번 시즌 다른 팀들의 전력도 크게 향상돼 티브로드로선 올해가 지난 2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비가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 티브로드는 강유택(왼쪽)이 강승민의 거센 추격을 반집으로 따돌리며 선취점을 따냈지만 후속 득점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5일에는 김지석의 Kixx(1승)와 원성진의 한국물가정보(1패)가 2라운드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대진은 최재영-안국현, 김지석-백홍석, 김기용-박승화, 허영호-원성진, 윤준상-한태희.

기전 총규모 34억원의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순위를 다툰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 제1국(장고). 지난 시즌 장고대국에서 7전 전승을 거뒀던 박영훈(왼쪽)은 올해도 벌써 2승이다. 티브로드는 박영훈의 맞춤형 상대로 5지명 박민규를 내세웠지만 결과는 역부족(208수 박영훈 백 불계승).



▲ 박정환은 내주 10일부터 이세돌과 응씨배 준결승 3번기를 벌인다. 전기 준우승에 머물렀던 한을 이번엔 풀지 주목된다.



▲ 최종국에서 이태현의 승리가 확실해지자 크게 기뻐하는 SK엔크린 주전 선수들. 시즌 초반 티브로드를 이긴 것은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다.



▲ KB리그의 '어벤저스팀' '드림팀' 등으로 불리는 티브로드는 이번 시즌 그 어느 때 보다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4지명 강유택이 팀내 유일한 2승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2지명 이동훈의 낯가림 증상이 여전한 점, 여기에 3지명 김승재의 컨디션마저 둘쑥날쑥해 명장 이상훈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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