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농사를 잘 지었던 두 팀. 5승1패로 반환점을 1위로 돈 상주 곶감과 4승2패로 반환점을 3위로 돈 인천 예림도어. 상위권에 자리한 두 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인천 예림도어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18일 오전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6 시니어바둑리그 8라운드 3경기에서 인천 예림도어는 먼저 끝난 1장전을 패했으나 2장과 3장의 연속 승리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기 패배의 설욕도 겸했다.

▲ 전반기엔 상주 곶감이 2-1로, 후반기엔 인천 예림도어가 2-1로 이겼다. 또한 동일한 대진에서 전반기 때 졌던 3명이 후반기에 설욕했다.

다시 한 번 부딪친 '대서'와 '소서'의 대결로 활활 타올랐다. 시니어리그 개막전을 장식했던 서봉수와 서능욱은 당시 55분 만의 종국으로 아직까지 최단시간 기록을 갖고 있는데 두 번째 만남에서도 속기로 '맞불'을 놓았다.

서능욱이야 원래 알아주는 '속사포'지만 서봉수도 질 수 없다는 듯 10분 만에 80수가 후다닥 놓였다. 저질러 놓고 보는 스타일인 서능욱은 그물망을 던졌고, 서봉수가 우형도 개의치 않고 반발하면서 급전.

시종 '어수선한' 국면에서 묘기를 부리듯 고삐를 쥐고 있던 서능욱이 순간적으로 좌변 대마를 끊긴 게 치명상으로 돌아왔다. 전반적으로 서봉수가 조금 더 침착했다. 서능욱이 초읽기 하나를 쓴 이번 판은 85분이 걸렸다. 전반기에선 서능욱이 대마를 잡더니 이번엔 서봉수가 대마를 잡았다.

▲ <1장전> 서봉수(왼쪽)는 서능욱에게 통산전적에선 크게 앞서지만 2008년 이후엔 5연패를 당해 왔었다.

팀 승부는 '2ㆍ3장의 팀' 인천 예림도어가 가져갔다. 장수영은 지구전 양상을 보였던 2장전에서 중반 들어 스텝이 꼬인 백성호를 밀어붙였다. 시니어리그 한철균 해설위원은 "예리하지는 않지만 장수영 선수의 둔도에 백성호 선수가 아픔을 많이 겪었다"고 총평했다.

박승문은 3장전에서 초반 수세를 딛고 중반 이후 김기헌의 돌을 공격하면서 승세를 굳혔다. 개막전에서 김기헌에게 패했던 박승문은 그 후엔 6명의 기사에게 연전연승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경기의 세 판 모두 전반기에 패했던 쪽이 승리했다.

▲ <2장전> 통산전적 16승16패에서 마주한 장수영(왼쪽)과 백성호. 전반기에선 백성호가 미세하게 1집반을 남겼으나 후반기에선 장수영이 불계승하며 다시 한 발 앞섰다.

인천 예림도어는 4연승을 달렸다. 4연승은 7개팀 중 최다 연승이다. 또한 4연승은 팀을 시즌 최고인 2위에 올려 놓았다. 1장 서능욱이 2승5패로 부진하지만 2장 장수영이 4승3패, 3장 박승문이 6승1패로 활약하고 있다. 또 장수영이 세 차례, 박승문이 두 차례 결승점을 올렸다.

백전노장들의 승부혼을 깨우는 무대는 다음 주엔 신오배 세계대회 관계로 상주 곶감-영암 월출산 한 경기만이 24일에 영암투어로 열리고, 나머지 9라운드는 5월 30일(상주 곶감-부천 판타지아)과 6월 1일(전주 한옥마을-음성 인삼) 속행된다. 대국은 바둑TV와 주요 바둑사이트가 생중계한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6 시니어바둑리그의 총규모는 4억1000만원. 팀 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이다. 이와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의 승자는 50만원, 패자는 30만원을 받는다.

▲ 서봉수 9단은 상대의 속기에 말려드는 듯했으나 역습으로 대마를 수중에 넣었다.

▲ 시니어리그 방송 진행자 하호정 프로는 "서능욱 9단의 바둑을 볼 때마다 눈에 하트가 뿅뿅 켜진다"고 말했다.

▲ 한철균 해설자가 '둔도 수법'을 보여주었다고 말한 장수영 9단.

▲ 질서정연한 바둑을 두는 백성호 9단은 중반 들어 스텝이 꼬였다.

▲ 개막전 패배 후 6연승을 몰아친 박승문 7단. 개인다승 공동 선두에 나섰다.

▲ 박승문에게 유일한 패점을 안겼던 김기헌 7단은 설욕을 당했다.

▲ 공동 2위를 형성한 인천 예림도어와 상주 곶감은 5위팀에 2게임 차로 앞서 있어 포스트시즌 진출 전망이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