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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예림도어, 첫승 문을 열다

등록일 2016.03.29

'장비'의 묵직한 칼끝에서 팀 승리가 결정됐다. 인천 예림도어가 개막전 역전패 아픔을 딛고 창단 첫승의 문을 활짝 열었다.

29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6 한국기원총재배 시니어바둑리그 2라운드 2경기에서 인천 예림도어가 영암 월출산을 2-1로 꺾었다. 먼저 끝난 1장전을 잃었으나 3장전의 박승문이 길을 텄고, 마지막에 끝난 2장전의 장수영이 역전승을 완성했다.

출발은 영암 월출산이 좋았다. 조훈현-서능욱의 1장전은 치열함의 극치였다. 포석은 없었다. 좌하귀에서 곧바로 전투에 돌입해 전 국면으로 확전됐다. 형세는 시종 서능욱이 고전하는 양상. 먼저 전단을 구했지만 노련한 조훈현이 완급을 조절하는 받아치기로 점수를 벌어갔다.


▲ <1장전> 조훈현-서능욱의 70번째 대결. 활극이 따로 없었다. 손에 칼만 안 들었지 시종일관 살벌한 전투를 벌였다. 속기 대결 양상까지 띤 이 판은 계가까지 했음에도 70분이 채 안 걸렸다.

인천 예림도어의 반격은 3장전에서 시작됐다. 유병호 감독이 이름에 빗대어 '승리의 문'이라고 치켜세웠던 박승문이 '무등산 검객' 오규철의 칼날을 피해 역습 펀치를 휘둘렀다. 잡혀 있는 줄 알았던 흑일단에 숨을 불어넣은 것이 결정타가 되며 이름값(?)을 했다.

결승점은 '장비'라는 별명으로 젊은 시절을 누볐던 장수영의 손에서 나왔다. 좌변 대마를 패로 공략하며 항서를 재촉했다. 김종수는 팻감을 불청하고 또다른 대마의 생사에 승부를 걸었으나 살릴 수 없는 돌이었다. 앞서 좌변의 패를 간과한 것이 커다란 과오였다. 바둑TV 백대현 해설자는 "장수영 선수가 별명대로 결정적인 칼을 휘둘러 대마를 잡는 한방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 <3장전> 차분하게 기회를 엿보고 있던 박승문 7단(오른쪽)이 오규철 9단의 예봉을 피해 승리의 문을 열었다.

백전노장들의 승부혼을 깨우는 무대는 30일 상주 곶감-부천 판타지아가 2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서봉수-김일환, 백성호-안관욱, 김기헌-김동면(이상 앞이 상주 곶감). 대국은 바둑TV와 주요 바둑사이트가 생중계한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6 시니어바둑리그의 총규모는 4억1000만원. 팀 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이다. 이와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의 승자는 50만원, 패자는 30만원을 받는다.






▲ 조훈현 9단은 시니어 랭킹 1위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2승째를 거뒀다.


▲ 패배를 납득할 수 없는 듯 상대가 떠난 후에도 자리에 앉아 있는 서능욱 9단. 초읽기에 들어가지 않으며 1라운드에선 55분 만에, 2라운드에선 69분 만에 판을 끝냈다.


▲ '장비'의 본색을 드러낸 장수영 9단.


▲ 백대현 해설자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김종수 8단의 기풍을 두고 '번개'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 시니어 리거 중 두 번째로 나이가 적은 '젊은피' 박승문 7단.


▲ 유년 시절에 실제로 검도 선수를 했던 '무등산 검객' 오규철 9단.


▲ 황원준 선수(왼쪽)가 김인 대회장(오른쪽)과 양상국 부천 판타지아 감독과 함께 대국을 지켜보고 있다. 영암 월출산은 바둑을 지역효자 종목으로 육성해 국수의 고장에 걸맞은 영암군의 위상을 정립하겠다는 취지로 창단됐다.


▲ 검토실의 빈 바둑판으로 복기를 이어가고 있는 서능욱 선수와 유병호 감독. 인천 예림도어는 바둑의 저변 확대에도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출사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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