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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 선수가 개인적으로 만만하기 때문에"

등록일 2018.09.29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3라운드 2경기
포스코켐텍, SK엔크린에 3-2 승


잠시 흔들림은 있었지만 최강팀의 위상엔 변함이 없었다. 올 시즌의 절대강자 포스코켐텍이 뒤집기 승리로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뒀다. 28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3라운드 2경기에서 SK엔크린을 3-2로 눌렀다.

불안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던 포스코켐텍은 포스코켐텍대로, 한 경기라도 지면 올 농사를 접어야 하는 SK엔크린은 SK엔크린대로 승점이 절실했던 경기였다. 일진일퇴의 풀세트 공방이 4시간 15분 동안 펼쳐졌다.

▲ 전반기에 5연승을 달리다 SK엔크린에게 1-4 대패를 당한 포스코켐텍이 그 때의 아픔을 고스란히 돌려줬다. 양 팀 합쳐 랭킹 10위 이내의 선수가 5명이나 출전한 경기였다.


"2국의 박민규와 4국의 이영구를 바꿨어야 했나..."

이날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최규병 감독은 몇 번이고 혼잣말처럼 되뇌였다. 팀의 생사가 걸린 경기에서 오더의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과 아쉬움 때문이었다. "오더를 내고 며칠간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얘기도 솔직히 털어놓았다.

▲ 팀이 2-1로 리드한 상황에서도 편치 않은 얼굴로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는 최규병 감독. 후반 오더에 대한 불안감이 결국 뼈아픈 현실로 드러났다. 올 시즌 패한 8번의 경기가 모두 2-3 패배인 것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반면 가뜩이나 튼실한 전력에 오더도 입맛에 맞게 짜인 포스코켐텍은 끌려가는 경기를 펼치면서도 그다지 초조해하지 않았다. 그만큼 후반 속기전에 출전하는 2지명 나현과 3지명 변상일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

홍성지 9단의 선취점으로 SK엔크린이 앞서 가고, 1-1 상황에서 장고대국의 이원영 8단이 이동훈 9단에게 거의 이겼던 바둑을 내줬을 때도 동요는 없었다. 결국 믿음대로 나현 9단과 변상일 9단이 차례로 SK엔크린의 류민형 6단과 이영구 9단을 꺾으며 3-2로 승리했다.

▲ 전반기에 5연승을 달리다 5연패 중이었던 류민형 6단에게 통한의 반집패를 당했던 나현 9단. 재대결에선 살얼음판을 걷듯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진행을 펼쳐보이며 222수 만에 항서를 받아냈다. 10승3패로 다승왕의 꿈을 되살린 나현, 2승9패의 류민형은 올 시즌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는 심정이 됐다.


종착역을 앞두고 연승 기세를 탄 포스코켐텍은 9승(4패) 고지에 오르며 정규시즌 우승이 유력해졌다. 2위 정관장 황진단(7승5패)과는 1.5경기 차, 개인 승수도 6승이나 크게 앞서 있어 이변이 없는 한 그대로 골인할 가능성이 많다.

반면 벼랑끝 승부를 놓친 SK엔크린은 7위로 밀려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졌다. '가을 바둑'의 커트라인은 4위이고, 대개 8승이면 올라가고 8패면 탈락한다. 예년에 비추어 볼 때 7승은 해야 '골득실'이라도 따져볼 수 있는 형편이 된다.

가능성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BGF(6승6패)가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지고, 신안천일염(5승7패)이 남은 두 경기를 전승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최종전에서 Kixx를 꺾는 스토리다. 기적 같은 시나리오지만 그나마 개인 승수가 많기에 걸어볼 수 있는 희망이다.

한편 다승왕 경쟁은 이영구 9단이 패하고, 나현 9단이 승리하면서 박정환 9단까지 세 명의 주자가 경쟁하는 구도로 압축됐다(다승왕은 패수를 따지지 않으며 수상자가 여럿일 경우 500만원의 상금을 균등해 나눠갖는다).

▲-다음 경기 때 BGF와 대결하는데 어떤 선수와 두고 싶은지.
"생각 안 해봤는데 BGF에 어떤 선수가 있죠(?)"
-전반기에 대결했던 김승재 선수도 있고, 절친 박영훈 선수도 있고...
"아, 그렇다면 박영훈 선수가 만만하기 때문에(폭소)...한번 붙고 싶습니다." (최철한 9단)

"정관장 황진단의 기세가 좋아서 오늘 중요한 승부였는데 선수들이 잘해줘서 기쁘게 생각한다. 아직 우승이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남은 경기 잘 준비하겠다. (이상훈 감독)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29일 BGF와 신안천일염이 13라운드 3경기에서 대결한다. 신안천일염은 질 경우 바로 탈락, BGF도 패할 경우엔 자력 진출의 기회가 사라지는 절체절명의 경기다. 최근 3연승으로 살아나고 있는 이세돌 9단은 BGF 5지명 이창석 4단과 첫 대결.

▲ 윤찬희 7단을 상대로 일찌감치 큰 우세를 확립한 홍성지 9단(오른쪽)이 1시간 20분, 179수 만에 불계승하며 상대전적 2승2패의 균형을 맞췄다.


▲ 박민규 6단을 상대로 169수 만에 불계승하며 상대전적의 격차를 3승1패로 벌린 최철한 9단(오른쪽). 박민규 6단은 최근 4연승의 흐름이 끊겼다.


▲ 전반기의 리턴매치에서 이동훈 9단(오른쪽)이 이원영 8단에게 재차 승리하며 상대전적 3승1패를 기록했다. 도무지 질려야 질 수 없는 바둑을 2집반 차로 역전패한 이원영 8단의 아쉬움이 컸다. 시즌 초반을 4연패로 출발한 후 8승1패(신진서 9단에게만 졌다)의 압도적인 반전을 이뤄낸 이동훈 9단.


▲ 포스코켐텍은 9~11라운드를 3연패하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12~13라운드를 연승하며 1위를 굳혔다. 행운을 몰고 다닌다는 이상훈 감독의 부인 하호정 프로(오른쪽)가 승리 때마다 자리를 함께 한 것도 우연인지 필연인지 아리송했던 점.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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