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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삼미건설, 인제에 3-0 완봉승

등록일 2015.03.30

정규시즌 부산의 우승을 이끈 '양박' 투톱이 리그 최강 투톱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부산 박지은 박지연 투톱이 불을 뿜으며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를 견인했다.

30일 오후1시 서울 성동구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5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부산삼미건설이 인제하늘내린에 3-0 완봉승을 거두고 대망의 통합 챔피언에 단 1승 만을 남겼다.

이로써 여자리그 포스트시즌은 4경기 연속 3-0 승부가 펼쳐졌다. 플레이오프 3경기가 모두 3-0으로 승부가 갈린데 이어 챔피언결정전 1차전까지 부산이 3-0으로 승리한 것.

부산은 먼저 끝난 2국에서 캡틴 박지은이 인제의 대만용병 헤이자자에게 대 역전승을 거두며 선취점을 올렸고 이어서 박지연이 1국에서 정규시즌 다승왕에 빛나는 인제 주장 오유진을 꺾고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마지막에 끝난 3국에선 부산 후보선수 강다정이 인제 2지명 박태희를 잡고 3-0 퍼펙트 승리를 완성했다. 부산은 내일(31일) 속개되는 2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여자리그 초대 통합 챔피언에 오른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이은 리턴매치로 주목을 받았던 2국. 박지은을 상대로 여자리그 첫 승리를 거뒀던 헤이자자는 오늘도 중반까지 우세한 흐름을 만들었으나, 후반 실수를 연발하며 자멸했다. 바둑TV 중계석의 유창혁 최명훈 해설위원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해할 수가 없다'는 멘트를 연발했다. 선택의 기로가 여러 번 있었던 국면, 작정하고 나온듯 강수를 연발한 헤이자자의 기세에 밀린 부산 캡틴 박지은은 중반 한 때 그로기 상태에 몰렸다.

바둑판 절반을 차지하고 있던 박지은의 50개 짜리 대마가 억지성 패에 의존해 생명을 구걸하고 있던 장면. 초읽기가 무려 4개나 남아있던 헤이자자는 자신의 팻감을 없애는 것과 동시에 수를 줄여 변화의 여지를 없애는 대 실수를 해 놓고 패를 시작했다. 본인도 이해할 수 없었던지, 국후 복기에서 가장 먼저 지목한 부분도 바로 이 자리였다.

착점하자 마자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린 헤이자자는 갑자기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아직도 승리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는 장면에서 또 한 번 대 악수 팻감을 가장 먼저 사용하면서 다 잡았던 승리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패 싸움을 할 때 손해가 없는 팻감을 먼저 사용한 후 최후의 순간에 악수 패를 써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 헤이자자가 최후의 최후까지 아꼈어야 할 대 악수 팻감을 먼저 사용하는 순간, 필승의 국면은 필패의 바둑으로 탈바꿈했다.


▲ 헤이자자-박지은(승). 박지은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의 패배를 설욕하며 선취점을 올렸다.

용궁 구경을 제대로 하고 온 부산 캡틴 박지은은 대 역전승 직후 "중반 한 때 거의 이길 수 없는 바둑이었는데, 헤이자자 선수가 응징을 잘 못해서 운 좋게 승리할 수 있었다. 바둑 공부 보다는 체력적인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운동도 하면서 챔피언결정전을 대비했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부산이 1-0으로 리드하고 있는 가운데 1국 장고대국 역시 박지연이 우세한 국면. 초반 포석에서 실패한 오유진이 승부수를 띄웠을 때가 승부처였다. 박지연은 하변에서 멋진 사석작전을 성공시키며 한 순간에 주도권을 잡았고, 이어서 중앙과 상변의 흑을 양동작전으로 공격한 끝에 상변 흑을 포획하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196수끝 백불계승).

정규시즌 7라운드에 만나 오유진(10승2패)에게 패점을 안으며 다승왕 타이틀까지 넘겨줬던 박지연(9승3패)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설욕에 성공함과 동시에 부산의 1차전 승리도 자신의 손으로 결정지었다.


▲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를 결정지은 박지연이 국후 중계석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지연은 국후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대국에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다. 정규시즌에서 오유진 선수가 패할 경우 인제도 졌기 때문에, 제가 이긴다면 팀도 승리할 것이라고 믿었다. 내일도 팀이 이겨서 2-0으로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엎치락 뒤치락 했던 마지막 3국은 강다정의 후반 집중력이 돋보였다. 미세한 끝내기 승부에서 조금 더 정교한 솜씨를 발휘한 강다정이 323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백으로 반집승을 거뒀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다승왕 오유진을 꺾고 팀 승리를 결정지은 바 있는 강다정은 2지명 박태희 마저 꺾으면서 인제 1,2지명을 연거푸 물리치는 기염을 토했다.

박지은 박지연 투톱이 정규시즌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막강화력을 과시하며 부산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가운데 인제가 반격에 성공하며 승부를 최종 3차전으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부산-인제 챔피언결정전 2차전은 내일 오후1시 같은 장소에서 속개되며 오더는 미정이다.

'바둑 두는 여자는 아름답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2015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제한시간은 장고판인 1국이 1시간, 속기판인 2,3국이 각 10분(초읽기는 공히 40초 5회). 팀 상금은 우승 4000만원, 준우승 2000만원, 3위 1000만원이다.


▲ 강다정(승)-박태희. 부산 후보선수 강다정이 포스트시즌 4연속 3-0 스코어를 완성짓는 승점을 올렸다.

▲ 에이스 맞대결에서 승리한 박지연.

▲ 오유진이 패하자 인제도 졌다.

▲ 비로소 미소를 짓는 부산 캡틴 박지은. 고전 끝에 역전승에 성공했다.

▲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박지은을 꺾었던 헤이자자. 오늘도 승리를 목전에 뒀으나 후반 자멸했다.

▲ 인제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강다정. 내일 2차전 등판이 유력하다.

▲ 포스트시즌에서 3국에 자주 등장한 박태희. 팀 승부와 관계없는 경기를 연이어 펼쳤다.

▲ 바둑 내용에 관계없이 시종 밝은 분위기가 돋보였던 부산 검토실.

▲ 학구적인 인제 검토실은 진지하게 검토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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