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린 인제, 챔피언결정전 진출
초대 여자리그 다승왕 오유진이 리그 최강 1지명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1-0으로 리드하고 있던 상황, 오유진이 포항 주장 김채영을 꺾고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켰다.
28일 오후1시 서울 성동구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속개된 2015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플레이오프 최종 3차전에서 인제하늘내린이 1차전에 이어 포항포스코켐텍에 또 한 번 3-0 완봉승을 거뒀다. 이로써 이번 PO 3번 승부는 1~3차전 모두 3-0으로 승부가 갈렸다.
이번 플레이오프 3번기는 그야말로 예측을 불허하는 승부의 연속이었다. 3차전 오더가 발표된 직후, 3경기 모두 상대전적에선 포항이 앞섰다. 특히 2경기 조혜연-박태희, 3경기 왕천싱-헤이자자 대진은 포항 선수들이 각각 2-0, 3-0으로 리드하고 있어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지만, 결과는 정 반대였다.
인제는 정규시즌 2전 전패로 열세였던 박태희가 조혜연을 꺾는 수훈을 세우며 앞서갔고, 정규시즌 10승2채로 다승왕에 오른 든든한 주장 오유진이 상대전적 1승2패로 열세였던 김채영을 딱 '반집' 차이로 물리치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패배를 직감한 김채영이 패를 버티다 투석해 결과는 239수끝 흑불계승이었지만, 끝내기 단계에서 종국시점까지 시종 반집승부가 펼쳐졌다.
마지막에 끝난 3국에서 정규시즌 1승5패로 부진했던 헤이자자가 상대전적 3전 전패로 열세였던 포항 특급용병 왕천싱을 꺾은 인제는 플레이오프 최종전을 3-0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내일 하루 휴식한 후 모레 30일부터 4월1일까지 3일 연속으로 정규시즌 우승팀 부산삼미건설과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는 인제로선 최상의 결과.


인제는 부산과의 정규시즌 7라운드 경기에서 2-1로 승리했으나, 마지막 14라운드에선 1-2로 패하면서 부산에 정규시즌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모두 헌납한 바 있다.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리그 최강 투톱 박지은 박지연(부산)과 막내 투톱 오유진 박태희의 정면 승부가 볼 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포스트시즌에 첫 출전해 승점을 올린 인제 용병 헤이자자의 활약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강력한 우승후보 포항과의 플레이오프 3번기를 승리로 이끈 인제 현미진 감독은 "정규시즌 두번 만나 모두 패한 포항과의 대결인 만큼 역시 쉽지 않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열심히 싸워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충분히 잘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부담없이 즐기며 승부하기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
플레이오프 3차전의 승부판이었던 2국은 큰 승부에 명국 없다는 옛말이 딱 들어맞는 한 판이었다. 정규시즌 전후반기 모두 대결한데 이어 PO3차전에서 다시 만난 조혜연과 박태희는 중압감을 떨쳐내지 못한듯 졸전을 거듭했다. 초반 흐름은 조혜연(흑)이 나쁘지 않았다. 호각이지만 굳이 선택한다면 흑으로 두고 싶다는 정도. 문제의 장면은 초읽기에 몰린 조혜연이 '지나가는 길에' 우하귀 선수 활용을 했을 때였다.
누가봐도 시간 연장책이었고 받아주는 것이 당연했던 장면. 박태희가 엉뚱한 곳에서 객기를 부리며 우변 끝내기를 한 것이 실착이었다. 우하귀에 공짜 패 맛이 생겨 한 순간에 흐름이 흑에게 넘어왔다. 그러나 어제 귀중한 승점을 올렸던 조혜연의 컨디션도 좋지 못했다. 팻감을 사용한 조혜연이 우하귀 패를 때려낼 차례. 조혜연의 손길은 난데 없이 튼튼하게 연결되어 있던 중앙으로 향했고, 철벽이나 다름 없는 곳에 다시 한 번 못질을 했다.
박태희가 중앙 한 점을 살렸을 때, 조혜연에게 한번 더 기회가 있었지만 조혜연의 손길은 또 다시 우하귀 패를 외면하고 좌상귀로 향했다. 기회를 잡은 박태희는 우변을 선수로 정리하면서 자동으로 우하귀 패 맛을 해소하는 망외의 소득을 올렸다. 더구나 박태희의 선수. 백이 중앙을 선착하자 형세는 순식간에 반면승부로 바뀌었다.
조혜연의 난조로 박태희가 쉽사리 승리를 가져가나 했던 장면, 하지만 이번엔 골인지점을 눈 앞에 둔 박태희가 역주행을 시작했다. 중앙접전에서 이해할 수 없는 실수를 연발하며 차이가 순식간에 좁혀졌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조혜연이 혼신의 힘을 다해 맹추격전을 전개했지만 국면을 뒤집기엔 중반 손실이 너무 컸다. 바둑TV 중계석에서 승부판으로 지목했던 2국을 인제가 선점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중요한 선취점을 올린 박태희는 "정규시즌에 두번 만나 모두 패한 조혜연 선수와 두게 되었을 때 내심 기뻤다. 내용은 쉽지 않았지만 중요한 승부판에서 승리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마무리는 오유진의 몫이었다. 이렇다 할 전투 한 번 없이 평온하게 흘렀던 1국 장고대국. 끝내기에 돌입하던 시점에선 덤이 부담되는 형세라는 분석이 주류를 이뤘으나, 여자기사 중 끝내기가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오유진은 기어코 숨어있던 반집을 찾아냈다. 미세한 가운데 리드하는 흐름이었던 김채영은 마지막 순간 끝내기에서 정교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아쉽게 패했다.
마지막 3국에선 포스트시즌에 처음 등판한 헤이자자가 모처럼 좋은 내용을 선보이며 왕천싱에게 완승을 거뒀다.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 기분 좋은 3-0 완봉승을 거둔 인제가 한 껏 기세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정규시즌 우승팀 부산이 어떤 전략을 들고나올지 기대가 된다.
'바둑 두는 여자는 아름답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2015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제한시간은 장고판인 1국이 1시간, 속기판인 2,3국이 각 10분(초읽기는 공히 40초 5회). 팀 상금은 우승 4000만원, 준우승 2000만원, 3위 1000만원이다.









28일 오후1시 서울 성동구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속개된 2015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플레이오프 최종 3차전에서 인제하늘내린이 1차전에 이어 포항포스코켐텍에 또 한 번 3-0 완봉승을 거뒀다. 이로써 이번 PO 3번 승부는 1~3차전 모두 3-0으로 승부가 갈렸다.
이번 플레이오프 3번기는 그야말로 예측을 불허하는 승부의 연속이었다. 3차전 오더가 발표된 직후, 3경기 모두 상대전적에선 포항이 앞섰다. 특히 2경기 조혜연-박태희, 3경기 왕천싱-헤이자자 대진은 포항 선수들이 각각 2-0, 3-0으로 리드하고 있어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지만, 결과는 정 반대였다.
인제는 정규시즌 2전 전패로 열세였던 박태희가 조혜연을 꺾는 수훈을 세우며 앞서갔고, 정규시즌 10승2채로 다승왕에 오른 든든한 주장 오유진이 상대전적 1승2패로 열세였던 김채영을 딱 '반집' 차이로 물리치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패배를 직감한 김채영이 패를 버티다 투석해 결과는 239수끝 흑불계승이었지만, 끝내기 단계에서 종국시점까지 시종 반집승부가 펼쳐졌다.
마지막에 끝난 3국에서 정규시즌 1승5패로 부진했던 헤이자자가 상대전적 3전 전패로 열세였던 포항 특급용병 왕천싱을 꺾은 인제는 플레이오프 최종전을 3-0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내일 하루 휴식한 후 모레 30일부터 4월1일까지 3일 연속으로 정규시즌 우승팀 부산삼미건설과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는 인제로선 최상의 결과.


▲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인제하늘내린. 왼쪽부터 이영주 박태희 현미진 감독, 오유진 헤이자자.
인제는 부산과의 정규시즌 7라운드 경기에서 2-1로 승리했으나, 마지막 14라운드에선 1-2로 패하면서 부산에 정규시즌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모두 헌납한 바 있다.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리그 최강 투톱 박지은 박지연(부산)과 막내 투톱 오유진 박태희의 정면 승부가 볼 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포스트시즌에 첫 출전해 승점을 올린 인제 용병 헤이자자의 활약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강력한 우승후보 포항과의 플레이오프 3번기를 승리로 이끈 인제 현미진 감독은 "정규시즌 두번 만나 모두 패한 포항과의 대결인 만큼 역시 쉽지 않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열심히 싸워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충분히 잘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부담없이 즐기며 승부하기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
플레이오프 3차전의 승부판이었던 2국은 큰 승부에 명국 없다는 옛말이 딱 들어맞는 한 판이었다. 정규시즌 전후반기 모두 대결한데 이어 PO3차전에서 다시 만난 조혜연과 박태희는 중압감을 떨쳐내지 못한듯 졸전을 거듭했다. 초반 흐름은 조혜연(흑)이 나쁘지 않았다. 호각이지만 굳이 선택한다면 흑으로 두고 싶다는 정도. 문제의 장면은 초읽기에 몰린 조혜연이 '지나가는 길에' 우하귀 선수 활용을 했을 때였다.
누가봐도 시간 연장책이었고 받아주는 것이 당연했던 장면. 박태희가 엉뚱한 곳에서 객기를 부리며 우변 끝내기를 한 것이 실착이었다. 우하귀에 공짜 패 맛이 생겨 한 순간에 흐름이 흑에게 넘어왔다. 그러나 어제 귀중한 승점을 올렸던 조혜연의 컨디션도 좋지 못했다. 팻감을 사용한 조혜연이 우하귀 패를 때려낼 차례. 조혜연의 손길은 난데 없이 튼튼하게 연결되어 있던 중앙으로 향했고, 철벽이나 다름 없는 곳에 다시 한 번 못질을 했다.
박태희가 중앙 한 점을 살렸을 때, 조혜연에게 한번 더 기회가 있었지만 조혜연의 손길은 또 다시 우하귀 패를 외면하고 좌상귀로 향했다. 기회를 잡은 박태희는 우변을 선수로 정리하면서 자동으로 우하귀 패 맛을 해소하는 망외의 소득을 올렸다. 더구나 박태희의 선수. 백이 중앙을 선착하자 형세는 순식간에 반면승부로 바뀌었다.
조혜연의 난조로 박태희가 쉽사리 승리를 가져가나 했던 장면, 하지만 이번엔 골인지점을 눈 앞에 둔 박태희가 역주행을 시작했다. 중앙접전에서 이해할 수 없는 실수를 연발하며 차이가 순식간에 좁혀졌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조혜연이 혼신의 힘을 다해 맹추격전을 전개했지만 국면을 뒤집기엔 중반 손실이 너무 컸다. 바둑TV 중계석에서 승부판으로 지목했던 2국을 인제가 선점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 박태희(승)-조혜연. 승부처로 지목된 2국에서 박태희(왼쪽)가 승리하며 인제가 기선을 제압했다.
중요한 선취점을 올린 박태희는 "정규시즌에 두번 만나 모두 패한 조혜연 선수와 두게 되었을 때 내심 기뻤다. 내용은 쉽지 않았지만 중요한 승부판에서 승리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마무리는 오유진의 몫이었다. 이렇다 할 전투 한 번 없이 평온하게 흘렀던 1국 장고대국. 끝내기에 돌입하던 시점에선 덤이 부담되는 형세라는 분석이 주류를 이뤘으나, 여자기사 중 끝내기가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오유진은 기어코 숨어있던 반집을 찾아냈다. 미세한 가운데 리드하는 흐름이었던 김채영은 마지막 순간 끝내기에서 정교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아쉽게 패했다.
마지막 3국에선 포스트시즌에 처음 등판한 헤이자자가 모처럼 좋은 내용을 선보이며 왕천싱에게 완승을 거뒀다.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 기분 좋은 3-0 완봉승을 거둔 인제가 한 껏 기세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정규시즌 우승팀 부산이 어떤 전략을 들고나올지 기대가 된다.
'바둑 두는 여자는 아름답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2015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제한시간은 장고판인 1국이 1시간, 속기판인 2,3국이 각 10분(초읽기는 공히 40초 5회). 팀 상금은 우승 4000만원, 준우승 2000만원, 3위 1000만원이다.

▲ 왕천싱-헤이자자(승).

▲ 포항과 인제의 용병간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경기에서 미녀기사 헤이자자(오른쪽)가 승리하며 퍼펙트 스코어를 완성했다.

▲ 정규리그 다승왕에 빛나는 무적의 1지명 오유진. PO 3차전에서 팀 승리를 자신의 손으로 결정지었다.

▲ 김채영은 PO 1차전에서 이영주에게 패점을 안은데 이어 3차전 주장 맞대결에서 패하며 포스트시즌을 1승2패로 마쳤다.

▲ 막판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끝까지 우세를 지켜낸 박태희.

▲ 포항 에이스 조혜연은 초중반 경직된 행마를 연발하며 자멸했다.

▲ "부진했던 정규시즌의 모습은 잊어주세요." 헤이자자가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왕천싱을 물리치며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헤이자자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부산 주장 박지은을 격침한 바 있어 챔피언결정전이 더욱 기대가 된다.

▲ 포항이 후반기 긴급수혈한 특급용병 왕천싱. 포스트시즌에선 1승2패로 부진했다.

▲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라는 평을 뒤엎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인제하늘내린. 선수들이 부담없이 편하게 대국에 임하도록 배려하는 현미진 감독(왼쪽)의 리더십이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