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통한의 반집으로 몽백합배 준우승
이세돌 9단이 몽백합(夢百合)배 우승에 실패했다.
5일 중국 장쑤(江蘇)성 루가오(如皋)시에서 열린 제2회 MLILY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 결승5번기 최종국에서 이세돌 9단이 중국 랭킹1위 커제(柯洁) 9단에게 281수 만에 백 반집패하며 종합전적 2승 3패로 준우승했다.
최종국에서 이세돌 9단은 불리한 바둑을 패로 버티며 한때 반집승이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커제 9단이 종반 중국룰을 이용해 반패를 잇지 않고 공배를 메우며 반패를 버티자 팻감이 부족한 이세돌 9단이 오히려 반집을 지고 말았다. 한국룰은 바둑판 위의 집수와 사석으로 승부를 가리는 데 반해 중국룰은 자기 집과 살아있는 돌수를 같이 세기 때문이다.
최종국에서 패한 이세돌 9단은 커제 9단과의 상대전적에서도 2승 6패로 한발 더 뒤지게 됐다.
연말연시를 달궜던 몽백합배 결승에서 이세돌 9단과 커제 9단은 근래 보기드문 명승부를 연출했다.
12월 30일 열린 결승1국에서 백번(白番)으로 2015년 34연승을 질주 중이던 커제 9단에게 불계승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던 이세돌 9단은 2, 3국에서 연패한 후 4일 열린 결승4국에서 승리하며 승부를 최종국으로 이끈 바 있다.
특히 최종국의 관심은 대단해서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온 등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이세돌 9단이 나란히 1위에 올랐고, 바둑TV도 2위까지 올랐다. 또한 유튜브와 아프리카TV에서도 생중계 됐다.
한편 극적으로 우승한 커제 9단은 삼성화재배와 바이링(百靈)배에 이어 몽백합배 타이틀까지 거머쥐며 세계대회 3관왕에 올랐다. 세계대회 3관왕은 2009∼2010년 중국의 쿵제(孔杰) 9단(삼성화재배ㆍLG배ㆍ후지쓰배) 이 달성한 후 5년 6개월 만에 나온 기록이다.
한편 최종국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 우승한 커제 9단은 우승 트로피와 180만 위안(약 3억 2,000만원)의 상금을 준우승한 이세돌 9단은 60만 위안(약 1억 700만원)의 상금을 각각 받았다.
국제바둑연맹(IGF)이 주최하고 중국위기(圍棋)협회가 주관한 제2회 MLILY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전의 제한시간은 통합예선에서 준결승 3번기까지는 각자 2시간(1분 초읽기 5회), 결승 5번기는 각자 3시간(1분 초읽기 5회)이 주어졌다. 대회명인 ‘몽백합’은 대회를 후원하는 가구회사 헝캉(恆康)기업의 제품 브랜드명이다.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리고 있는 커제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