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신의 4시간 28분...최고령 이창호가 쓴 '반집 드라마'
2021-2022 KB국민은행 바둑리그 3라운드 2경기
유후, 정관장천녹에 3-2 승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승부였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승부세계의 격언이 반상을 통해 생생하게 펼쳐졌다.
신생팀 유후가 천신만고끝에 정관장천녹을 꺾고 후반기의 희망을 살렸다. 18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1-2022 KB국민은행 바둑리그 3라운드 2경기에서 3-2로 승리하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정관장천녹은 승리할 경우 3연승 단독 선두. 유후는 패할 시 3연패로 포스트시즌이 어려워지는 경기였다.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승부. 그러나 유후는 일찌감치 승산이 없어 보였다.
저녁 9시를 조금 지나 윤찬희 9단이 정관장천녹의 홍성지 9단에게 이른 선제점을 내주었다. 설상가상 이 무렵 나머지 네 판의 사정도 유후는 모두 좋지 않아서 최악의 경우 영봉패도 각오해야 할 상황이었다.
밤 10시가 되어갈 무렵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5지명 이태현 8단이 정관장천녹의 주장 이동훈 9단을 상대로 애당초 가망이 없던 바둑을 뒤집었다. 승률 3%가 어느 순간 90%가 됐다.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가져온 기적이었다.
더욱 신기한 것은 멀리 떨어져 있는 이태현 8단의 이 승리를 유후의 선수들이 지켜보기라도 한 듯 이 때부터 젖먹던 힘을 다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주장 안성준 9단이 패해 1-2가 된 상황에서 2지명 안국현 9단이 돌을 거두기 직전 끝내기 묘수로 송규상 6단에게 역전승하며 스코어는 2-2.
그리하여 모든 이목이 쏠린 이창호 9단과 최재영 6단의 대국은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었다. 누가 이겨도 반집이라는 중계석의 진단이 나온 이후에도 한 시간 이상 승부의 눈금이 왔다 갔다 하며 지켜보는 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였다.
밤 11시 28분. 마침내 승부가 끝났고 집을 정리해 보니 이창호 9단의 백 반집승. 마치 꿈을 꾸기라도 한 듯 두 대국자는 한동안 반상을 쳐다만 봤다. 이윽고 중계 카메라가 물러간 후 동생(안성준 9단)을 응원 나온 컴투스타이젬의 안형준 감독과 유달리 아쉬웠을 정관장천녹 선수들이 스튜디오로 속속 몰려들면서 주위가 부산해지기 시작했다.
후반 들자 마자 2패를 당했던 유후는 3연패의 위기에서 극적으로 살아나며 한숨을 돌렸다. "오늘 지옥 문턱을 다녀왔으니 이제부터는 새롭게 시작한다는 각오로 해보겠다"는 한해원 감독. 정관장천녹은 3연승 단독 선두에 포스트시즌도 거의 잡을 뻔했던 경기를 놓쳤다.
9개팀이 전.후반기 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19일 바둑메카의정부와 한국물가정보가 3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김지석-신재원(0:0), 박상진-이영구(0:0), 이원영-김정현(3:3), 문민종-송지훈(0:0), 설현준-강동윤(4:1, 괄호 안은 상대전적)
유후, 정관장천녹에 3-2 승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승부였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승부세계의 격언이 반상을 통해 생생하게 펼쳐졌다.
신생팀 유후가 천신만고끝에 정관장천녹을 꺾고 후반기의 희망을 살렸다. 18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1-2022 KB국민은행 바둑리그 3라운드 2경기에서 3-2로 승리하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정관장천녹은 승리할 경우 3연승 단독 선두. 유후는 패할 시 3연패로 포스트시즌이 어려워지는 경기였다.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승부. 그러나 유후는 일찌감치 승산이 없어 보였다.
저녁 9시를 조금 지나 윤찬희 9단이 정관장천녹의 홍성지 9단에게 이른 선제점을 내주었다. 설상가상 이 무렵 나머지 네 판의 사정도 유후는 모두 좋지 않아서 최악의 경우 영봉패도 각오해야 할 상황이었다.
밤 10시가 되어갈 무렵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5지명 이태현 8단이 정관장천녹의 주장 이동훈 9단을 상대로 애당초 가망이 없던 바둑을 뒤집었다. 승률 3%가 어느 순간 90%가 됐다.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가져온 기적이었다.
더욱 신기한 것은 멀리 떨어져 있는 이태현 8단의 이 승리를 유후의 선수들이 지켜보기라도 한 듯 이 때부터 젖먹던 힘을 다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주장 안성준 9단이 패해 1-2가 된 상황에서 2지명 안국현 9단이 돌을 거두기 직전 끝내기 묘수로 송규상 6단에게 역전승하며 스코어는 2-2.
그리하여 모든 이목이 쏠린 이창호 9단과 최재영 6단의 대국은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었다. 누가 이겨도 반집이라는 중계석의 진단이 나온 이후에도 한 시간 이상 승부의 눈금이 왔다 갔다 하며 지켜보는 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였다.
밤 11시 28분. 마침내 승부가 끝났고 집을 정리해 보니 이창호 9단의 백 반집승. 마치 꿈을 꾸기라도 한 듯 두 대국자는 한동안 반상을 쳐다만 봤다. 이윽고 중계 카메라가 물러간 후 동생(안성준 9단)을 응원 나온 컴투스타이젬의 안형준 감독과 유달리 아쉬웠을 정관장천녹 선수들이 스튜디오로 속속 몰려들면서 주위가 부산해지기 시작했다.
후반 들자 마자 2패를 당했던 유후는 3연패의 위기에서 극적으로 살아나며 한숨을 돌렸다. "오늘 지옥 문턱을 다녀왔으니 이제부터는 새롭게 시작한다는 각오로 해보겠다"는 한해원 감독. 정관장천녹은 3연승 단독 선두에 포스트시즌도 거의 잡을 뻔했던 경기를 놓쳤다.
9개팀이 전.후반기 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19일 바둑메카의정부와 한국물가정보가 3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김지석-신재원(0:0), 박상진-이영구(0:0), 이원영-김정현(3:3), 문민종-송지훈(0:0), 설현준-강동윤(4:1, 괄호 안은 상대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