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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헤더 뛴 신진서 "어제 오늘 생각보다 안 피곤해"

등록일 2022.02.27

2021-2022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후) 4라운드 3경기
킥스, 셀트리온에 4-1 승


낮의 농심배에서 2년 연속 '올킬'을 완성한 신진서 9단은 저녁 7시 정각에 5분 못 미쳐 검토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셀트리온의 주장으로 킥스와의 KB리그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 였다.

원래의 일정대로라면 농심배를 마치고 난 뒤의 대국이 되어야 했지만 '재대국 사건'으로 하루가 늘어나면서 일정이 겹쳐버린 상황. 대타를 투입할 수도 있었지만 "관계 없이 뛰겠다"는 본인의 의사가 있었다는 전언이다. 그렇더라도 5일 연속에 6대국을 치르는 강행군이다.

▲ 신진서 9단은 올해 이동훈 9단과 원성진 9단, 딱 두 명에게만 패했다. 중국에선 이를 두고 "그 선수들이 누구냐. 어떻게 이길 수 있었던 거냐"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앞서 농심배를 끝낸 시각이 오후 4시 28분. 이후 쏟아지는 인터뷰에 응하고 한달음에 시상까지 마쳤으니 한 시간 남짓 정도 숨을 가다듬을 시간만이 있었을 터. 보통 사람 같으면 드디어 끝났다는 해방감에 긴장의 끈이 와르르 풀릴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막상 대국이 시작되니 이런 저런 우려가 다 기우에 불과했다. 킥스의 2지명 박민규 7단을 상대로 첫 전투에서 90% 이상의 승률을 보인 다음 한 무더기의 돌을 잡는 완력으로 개전 1시간 55분 만에 항복을 받아냈다(222수 백 불계승). 개막 12연승, 지난 시즌부터 셈하면 16으로 연승 숫자를 늘렸다.

▲ 이날 농심배의 기쁨을 함께 한 두 기사의 대결에선 신민준 9단(오른쪽)이 원성진 9단에 불계승, 리그 3연패의 부진에서 벗어났다. 지난 시즌 전승 신화의 주인공인 원성진은 6승6패, 신민준은 5승6패의 시즌 전적.


간혹 중국 갑조리그나 인터넷 세계대회에서 5시간 이상 격전을 치르고도 저녁 대국은 모두 승리한 신진서다. 이날 일찌감치 검토실로 돌아온 다음의 일성도 그런 기억들을 떠올린 듯 보였다.

"사실 어제와 오늘은 내용이 편했기 때문인지 생각보다 피곤하지 않습니다."
(이 말에 백대현 감독과 팀원들은 일제히 "이겨서 그래. 정말 다행이야"라고 화답)

▲ 2시간도 안 돼 승부를 끝냈지만 훌쩍 먼저 귀가하기엔 마음이 불편했을까. 신진서 9단(가운데)은 "어서 들어가 쉬라"는 백대현 감독의 최촉에도 불구하고 팀 승부가 끝날 때까지 남아 주장의 책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후반기 4라운드 3경기로 열린 단체전에선 킥스가 셀트리온에 4-1 대승을 거뒀다. 신진서 9단에게 선제점을 내준 다음 신민준 9단, 김승재 8단, 한상훈 9단, 강지훈 3단이 연속 4개의 동그라미를 그려냈다.

후반 들어 직전의 영봉패 포함 2패를 당했던 킥스는 3연패의 위기 앞에서 크게 일어서며 한숨을 돌렸다. 셀트리온은 후반기 2승2패, 정규통합에선 4위(6승6패)를 지켰지만 신진서 9단 말고는 주전들의 동력이 눈에 띠게 떨어진 상황에서 뭔가 변화가 필요한 모습.

▲ 반전의 돌파구가 필요했던 킥스는 나이 서른에 처음 1부 리그 무대에 오른 강지훈 3단(왼쪽.퓨처스 2지명)이 백전노장 조한승 9단을 꺾은 것에 환호했다. "끝까지 우세를 지켜내는 내용도 좋고, 무엇보다 살 떨릴 법한 데뷔전을 치르면서 침착한 것이 놀랍다"고 평한 백홍석 해설자.


9개팀이 전.후반기 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27일 수려한합천과 바둑메카의정부가 후반기 4라운드 4경기를 벌인다.

개별 대진은 나현-박상진(2:0), 김진휘-위태웅(1:0), 박영훈-설현준(2:3), 박종훈-이원영(1:1), 박정환-문민종(0:1, 괄호 안은 상대 전적). 바둑메카의정부의 주장 김지석 9단은 코로나 확진으로 퓨처스 위태웅 4단으로 바뀌었다.

▲ 모든 대국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3회.




▲ 닮은 꼴의 침착한 성향의 두 기사. 그 첫 대결에서 경험과 수읽기에서 모두 앞선 한상훈 9단(오른쪽)이 금지우 3단을 압도했다.


▲ 모처럼 조우한 동문 선후배 간 대결에선 선배 김승재 8단(왼쪽)이 강승민 7단의 추격을 따돌리고 리그 3연패를 벗어났다. 3년 만에 리그에 복귀한 김승재는 4승6패, 강승민은 3승8패의 시즌 성적.


▲ 전반기에 3-2로 승리했던 킥스가 셀트리온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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