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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인데 알려줄까요"

등록일 2022.04.03

2021-2022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후) 9라운드 3경기
바둑메카의정부, 유후에 4-1 승


"안 그래도 어떻게 하면 선수분들한테 잘해드릴 수 있을까 여쭙고 있는데 아직 다 듣진 못했습니다." (한해원 감독)

-영업비밀인데 알려줄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최유진 캐스터)

"한 200프로 알려드려도 되는데 워낙 한해원 감독이 다재다능하고 능력도 출중하신 분이라 잘 할 것 같습니다." (김영삼 감독)

경기 도중 가진 두 감독의 인터뷰가 훈훈한 웃음을 안겨줬다. 승부를 겨룬다기 보단 정겨움이 느껴졌다. 십 수년 전 몇 년 간을 한국물가정보배를 같이 진행한 인연에, 평소 한 감독이 김 감독의 부인 현미진 프로를 '언니'라 부르며 따르는 등 관계가 좋은 두 사람이다.

▲ 유후는 이미 탈락한 마당이고, 바둑메카의정부 또한 이기든 지든 셀트리온과의 플레인토너먼트가 예정돼 있어 팀 승부는 큰 의미가 없었다.


신생팀으로 8위에 그친 유후이고 전반기에 1등 같은 2위를 하고도 4위 밖으로 밀려난 바둑메카의정부다. 처한 형편은 달라도 진한 아쉬움이 남는 건 마찬가지였다.

"저는 원래가 마음 고생을 안 하는 스타일이라 하하" 웃으면서도 "저의 문제로 이렇게 된 것 같고 아직은 희망이 남아 있으니까 끝까지 살아남아 보도록 하겠다"고 말한 김영삼 감독.

▲ 상대전적 5승5패에 해설자들의 예측도 2-2로 갈린 주장 대결에서 김지석 9단(오른쪽)이 안성준 9단을 불계로 꺾었다. 대국이 끝나자 마자 두 기사의 눈과 손이 동시에 향한 곳은 좌상쪽. 이곳 접전에서 김지석 9단이 일찌감치 승률 90% 이상을 찍었다.


KB리그 사상 최초의 여자 감독으로 첫 시즌을 마친 한해원 감독 역시 "팀에서 가장 아쉬웠던 건 저"라고 말하며 다음 번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언제 그랬듯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다음 시즌에는 제가 또 선수분들 미리 열심히 분석을 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젊은 기사 가운데선 가장 이창호 9단의 기풍을 닮았다는 박상진 6단(왼쪽)이 자신의 우상을 상대로 4전 4승을 거뒀다. 리그 최고령으로 매 경기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사르는 모습을 보여줬던 이창호 9단은 7승8패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


감독들의 허허로운 소회를 뒤로 하고 펼쳐진 승부에선 바둑메카의정부가 유후를 4-1로 눌렀다. 전반기 2-3 패배를 갚은 승리. 막내 문민종 5단을 제외하고 팀의 1~4지명인 김지석 9단, 설현준 7단, 이원영 8단, 박상진 6단이 모두 시즌을 마감하는 동그라미를 그렸다.

유후는 안국현 9단만 승리. 팀의 정신적 지주인 이창호 9단은 박상진 6단을 상대로 혼신의 추격전을 펼쳤지만 끝내 반집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쳤다.

▲ 5행의 원리로 보면 물은 항시 불을 끄는 상극의 존재. 그래서 일까. 항우와 같은 힘을 지닌 문민종 5단(왼쪽)은 안국현 9단을 만나면 머리칼이 잘린 삼손처럼 되면서 상대전적 4전 4패.


9개팀이 전.후반기 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3일 수려한합천과 셀트리온의 경기로 5개월의 일정을 마친다. 마치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이벤트를 준비라도 한 듯 정규시즌 '전승'과 정규리그 통산 100승을 바라보고 있는 신진서 9단이 강력한 적수 박정환 9단과 붙는 일전이 예고돼 있다.

개별 대진은 박정환-신진서(22:28), 김진휘-금지우(1:0), 박영훈-강승민(2:2), 나현-조한승(5:1), 박종훈-유오성(0:3, 괄호 안은 상대전적). 전반기에는 수려한합천이 4-1로 이긴 바 있으며 리턴매치는 없다.

▲ 모든 대국은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3회.






▲ 상반된 기풍의 두 기사의 대결에서 '창' 이원영 9단(오른쪽)이 윤찬희 9단의 방패를 재차 뚫으며 상대 전적의 우위(4승1패)를 이어갔다.


▲ 전투라면 밥을 먹다가도 뛰쳐나올 두 기사의 첫 대결에선 설현준 7단(왼쪽)이 이태현 8단의 초반 무리를 응징하며 11승5패로 시즌을 마감.


▲ "이제부터는 정규리그와 달리 여유가 없는 승부인 만큼 후회가 남지 않도록 하고 싶다" (김지석 9단. 왼쪽)

"초반의 기세로는 13승 정도는 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포스트시즌은 한 번도 못 가봐서 꼭 가보고 싶고 최대한 앉아서 팀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 (설현준 7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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