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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두다가 '시간패'...고타로는 뒤집어졌다

등록일 2023.01.30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인터 2라운드 4경기

포스코케미칼, 일본기원에 3-1 승


"센 팀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1~3지명이 제대로 나오면 해볼 만한 팀이거든요. 그런데 국내 일정 때문인지 한 번도 그러질 못하고 있어요."

경기 전, 양 팀의 전력과 전망에 대해 얘기하던 중 유창혁 해설자가 푸념과도 같은 한마디를 했다. 개막 이후 4전 전패. 그럼에도 최선의 전열을 이루지 못하고 이날도 하위 지명 위주로 경기에 임하는 일본팀을 보고 안타까움이 들어 한 멘트였다.

▲ 네 판 모두 첫 대결로 진행됐다. 맨 앞은 오니시 류헤이 7단에게 완승을 거둔 강유택 9단(2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


팀의 1.2지명이 빠지고 7.5.3.8지명 순으로 네 명이 포스코케미칼과 맞선 경기. 그런 가운데도 어렵사리 선제점을 따내면서 첫승의 기회를 만드는가 싶었던 승부는 예기치 않은 종국으로 얼룩졌다. 포스코케미칼의 주장 원성진 9단을 상대로 유리한 국면을 이끌어 가던 후쿠오카 고타로 4단이 95수째에서 돌연 시간패를 당한 것.

처음엔 인터넷망이 약한 일본의 회선 문제가 아닐까 싶었지만, 확인해 본 결과 승부처에서 초읽기 소리를 듣지 못한 후쿠오카 고타로 4단의 잘못이라는 게 드러났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시간패. 많은 팬들이 보고 싶어하던 대국이었고, 후쿠오카 고타로 4단이 이길 경우 2-2가 되는 상황에서 나온 허무한 결과라 보는 이들까지 아쉬움이 더했다.

▲ 기도하듯 간절한 심정으로 대국에 임했건만,


▲ 시간패를 확인한 순간에는 이렇게 됐다.


밤 10시 5분의 이른 종료. 시즌 개막 후 연달아 치른 에이스결정전에서 모두 패해 아쉬움을 남겼던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경기의 대만팀에 이어 일본팀을 연속 3-1로 물리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약체의 해외팀들을 상대로 한 결과지만 어쨌든 승점 8점으로 난가리그 1위.

일본기원은 5전 전패에 빠졌다. 전체 12개 팀 중에서도 유일하게 승리가 없다. 신예들 위주로 구성한 데다 팀을 한 데 묶어주는 구심점이 없다 보니 지리멸렬의 느낌이 든다. 1승마저도 까마득해 보인다는 전망도 수북하다. '일본기원에 물리면 약도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게 이상하지가 않다.

▲ 일본의 신인왕 사카이 유키 4단을 꺾고 세 경기 만에 데뷔 첫승을 신고한 한우진 5단의 세리머니. "해파리춤"이라는 설명에 "싸이인 줄 알았다"고 한 유창혁 해설위원.


이로써 개막 5주차의 일정을 마친 2022-2023 KB리그는 다가오는 수요일부터 6주차의 포문을 연다. 대진은 보물섬정예-한국물가정보(2월 1일), 셀트리온-컴투스타이젬(2일), 포스코케미칼-킥스(3일), 한국물가정보-정관장천녹(4일), 보물섬정예-원익(5일).

2022-2023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사상 첫 양대리그로 운영하는 정규시즌은 각 리그의 상위 세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른다. 매 경기의 승점은 4-0 또는 3-1로 승리할 시 3점, 3-2로 승리할 시 2점, 2-3으로 패할 시 1점.

▲ 1국(장고: 40분+매수 20초), 2~4국(속기: 20분+매수 20초), 5국(초속기: 1분+매수 20초).






▲ 최근 급상승하는 인기를 반영하듯 바둑TV에서는 후쿠오카 고타로 4단의 한국말 인터뷰 영상을 내보냈다. 어려서 한국에서 수학했다고는 하지만 잊기 십상인데, 계속 노력한 듯 또박또박 듣기에 불편함이 없는 수준이었다.


▲ 행운의 시간승을 한 원성진 9단은 시즌 4승1패.


▲ 박민규 8단과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막판에 승리를 건진 히로세 유이치 7단. 4경기 출전해 2승2패다.


▲ 포스코케미칼 검토석. 2연패 출발을 2연승으로 반전시켰다.


▲ 선수들이 세리머니 전 각오나 좌우명을 적는 사인 보드.


▲ "역량을 다해 (세리머니를) 하고는 있는데 다른 선수들 하는 걸 보니 후보에서 빠져야 할 것 같다"고 말한 원성진 9단. 오른쪽은 "이번 시즌 신인상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한우진 5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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