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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시 13분 신진서의 36연승이 멈췄다

등록일 2023.02.04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난가 3라운드 3경기

신진서, 단일기전 36연승 대기록 남기고 마감
포스코케미칼, 킥스에 3-2 승


무적처럼 보였지만 무쇠는 아니었다. 하루에 더블 헤더도 아니고 '트리플 헤더'에 나선 신진서 9단이 끝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신진서 9단은 3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난가 3라운드 3경기의 에이스결정전에서 원성진 9단에게 패했다. 낮에 KBS 바둑왕전 준결승을 두고 저녁의 KB리그에서 장고판까지 소화해낸 다음 세 번째 대국에서 맞이한 패배였다. 연승이 끊긴 데다 팀 패배까지 고스란히 안아야 하는 날것의 아픔이 화면을 통해 그대로 전달됐다.

▲ 4국까지 우여곡절 끝에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포스코케미칼과 킥스. 6주차 들어 세 경기 연속, 양 팀 공히 세 번째의 에이스결정전이 펼쳐졌다. 출발 시각은 밤 10시 55분.


지난 시즌까지 3년을 같은 팀에서 동고동락했던 신진서-원성진 양 팀 1지명의 에이스결정전. 중반 초입 우하쪽 접전에서 신진서 9단이 형세를 그르쳤다. 지나치게 상대를 핍박한 것이 반발을 불렀다. 80%에 육박하던 AI 승률이 순식간에 30%대로 곤두박질쳤다.

그 후 중앙에서 터를 잡기도 하고 압박도 해가면서 역전을 노려봤지만 2집반의 격차는 끝내 넘을 수 없었던 장벽, 결국 개시 1시간 18분 만인 0시 13분에 항서를 썼다.

▲ 신진서 9단의 백1 다음 3(실전의 92)이 지나치게 굴복을 강요한 수. 당연히 흑4의 반발을 불렀고, 이하 흑8까지 중앙이 흑 천지가 되면서 줄곧 엷음에 시달려야 하는 형국이 됐다.


▲ 백은 1로 늘어 충분했다. 다음 흑2 때 3,5로 두었다면 AI 승률 82%.


2021년 3월부터 2년 가까이 이어져 온 바둑리그 36연승 행진에 마침표가 찍혔다. 이날이 680일째의 리그 대국이었다. 이번 시즌 들어서는 7연승(전체 9연승) 후 첫 패점. 단일기전 31연승의 신기록을 쓴 다음 50연승을 목표로 했지만 '하루 공식대국 세 판'이라는 극한의 일정이 발목을 잡았다.

그렇더라도 15살 아래의 최강자를 상대로 한 원성진 9단의 투혼 또한 감동으로 와 닿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직전의 3국에서 박진솔 9단과 2시간 이상 초 난해한 승부를 벌인 끝에 기적적으로 재역전했고, 쉴 틈도 없이 천근만근의 무게를 짊어지고 무대에 올랐던 승부였다.

▲ 아픔이 컸다.


▲ 잊지 못할 하루를 만들었다.


4일에는 강동윤의 한국물가정보와 변상일의 정관장천녹이 인터리그 2라운드 5경기에서 맞선다. 대진은 강동윤-허영락(1:0), 강승민-변상일(5:7), 조한승-홍성지(6:9), 한승주-김정현(2:2, 괄호 안은 상대전적).

2022-2023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사상 첫 양대리그로 운영하는 정규시즌은 각 리그의 상위 세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른다. 매 경기의 승점은 4-0 또는 3-1로 승리할 시 3점, 3-2로 승리할 시 2점, 2-3으로 패할 시 1점.

▲ "연습 바둑도 하루 세 판은 힘든 거 잖아요. KBS 바둑왕전이나 중국리그 등 예정에 없던 일정이 불쑥불쑥 들어오다 보니..." (송태곤 해설자)

"신진서 9단, 어서 들어가 쉬었으면 합니다" (문도원 캐스터)


▲ 1국(장고: 40분+매수 20초), 2~4국(속기: 20분+매수 20초), 5국(초속기: 1분+매수 20초).






▲ 나란히 5경기를 치러 포스코케미칼은 2패 후 3연승, 킥스는 신진서 9단의 3연속 에이스결정전 승리가 무산되며 3승2패.


▲ 1국. 이번 시즌 처음 장고판에 기용된 신진서 9단(왼쪽)이 박민규 8단의 대마를 잡는 압도적 내용으로 36연승째를 기록했다. 상대전적 7전 7승.


▲ 2국. 13살 차이의 3지명 맞대결에서 한우진 5단(왼쪽)이 김승재 9단을 상대로 3집반승, 2연패 출발 후 2연승의 기세를 탔다.


▲ 3국. 두 판을 뒀다 해도 좋을 정도로 난이도 극상의 승부를 펼친 두 기사. 원성진 9단(오른쪽)이 박진솔 9단에 후반 재역전하며 첫 경기 패배 후 5연승을 달렸다.


▲ 4국. 10살 차이의 4지명 맞대결. 강유택 9단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던 시점에서 갑자기 대마가 잡히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백현우 4단은 강유택 9단에게 3전 3승으로 강한 면모.


▲ 2006년 창단해 17번째의 시즌을 치르고 있는 리그 최장수팀 킥스. 사진 오른쪽의 김영환 감독 역시 114승을 거둔 최다승 감독이다.


▲ 포스코케미칼 역시 이름은 조금씩 바뀌었지만 13시즌째 참가를 이어오고 있다. 사진 맨 오른쪽이 5년째 사령탑을 맡으며 통산 94승째를 올린 이상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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