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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팀 울린 이지현의 '1%에서 뒤집기'

등록일 2023.02.06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인터 2라운드 6경기

원익, 보물섬 정예에 3-1 승


"이지현 선수가 마지막에 역전승을 하긴 했지만, 쉬하오훙 선수가 강자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바둑이기도 했어요."

"쉬하오훙 선수의 중반 축머리를 이용한 결정타. 하지만 마지막 사활에서 대착각이 나오면서 이지현 선수의 역전승. 그리고 그것 때문에 뒤의 선수들이 편하게 둘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신생팀 원익이 대만을 4연패의 수렁에 밀어 넣으며 3연승을 달렸다. 5경기 동안 4승1패, 승점 12점은 양대 리그를 통틀어 독보적인 1위.


이목이 쏠렸던 양 팀의 1지명, 이지현-쉬하오훙의 대결을 중심으로 송태곤 해설자가 하루의 승부를 요약했다. 5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온라인 대국으로 열린 200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인터 2라운드 5경기에서 원익이 대만팀을 3-1로 꺾었다.

1지명 이지현 9단, 3지명 이영구 9단, 2지명 이창석 8단 순으로 내리 승리하며 3-0 스트레이트로 승부를 끝냈다. '완봉팀' 답게 세 번째의 4-0 스코어를 만들어내나 싶었지만 마지막에 송지훈 8단이 린쥔옌 9단에 막히면서 최종 스코어는 3-1.

▲ 우하쪽 백△가 놓인 장면에서 이 백을 잡으면 쉬하오훙 9단의 승리가 결정적인 상황. 이 때 나온 흑1이 초읽기에 몰려 나온 대착각으로 패착이 됐다. 백2로 막으니 다음 흑가는 백나로 쉽게 사는 형태. 흑이 더 둘 수 없게 됐다(결과는 142수 시간승 처리).


▲ 흑은 1로 잡으러 가는 한 수였다. 다음 백2 때 흑 3,5가 정확하게 잡는 수순. 인공지능은 이 결말을 흑이 6~7집 정도 우세하다고 봤다.


상대전적 1승1패에서 마주한 쉬하오훙 9단을 상대로 이지현 9단이 대역전 선제점을 가져온 것이 팀 승패를 좌우했다. 결말은 극적이었다. 중반 들어 결정타를 맞을 때 인공지능이 가리킨 이지현 9단의 승률은 1%까지 추락했다. 이 같은 패배의 수렁에서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쉬하오훙 9단 스스로가 화를 부른 거나 다름 없었다. 시간에 거듭 쫓기는 상황에서도 쉽게 정리하지 못하고 자꾸 어려운 길로 자신을 몰아 갔다. 결국 뜨거워질 대로 뜨거워진 신경 회로가 과도한 부하를 이기지 못하면서 툭하고 끊기듯 대착각이 나왔다.

▲ 첫 주장 완장을 차고 개막 5연승을 달린 이지현 9단. 2012~13 두 시즌에 걸쳐 이룬 자신의 6연승 기록과도 타이를 이뤘다. 지난 경기에서 신진서 9단이 패점을 안으면서 3승 이상의 리그 전승자는 5승의 이지현 9단과 4승의 최재영 6단, 둘 뿐(한상조 5단은 2전 2승).


속전속결의 원익팀에겐 일상처럼 된 밤 10시 20분의 이른 종료. 5경기 동안 한 번도 에이스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4승1패를 마크한 원익은 승점 12점으로 양대 리그를 통틀어 1위로 우뚝 섰다. 대만은 개막전 승리 후 4연패.

이로써 개막 6주차의 일정을 마친 2022-2023 KB리그는 다가오는 수요일부터 7주차의 포문을 연다. 대진은 보물섬정예-킥스(8일), 포스코케미칼-컴투스타이젬(9일), 셀트리온-, 한국물가정보(10일), 컴투스타이젬-울산고려아연(11일), 셀트리온-원익(12일).

▲ 대만의 젠징팅 6단을 꺾은 토끼띠 이영구 9단의 '깡충 세리머니'. 원래의 평범함으로 회귀하는 듯했던 2월의 무대에서 걸작 하나가 나왔다.


▲ "원익팀은 에이스결정전을 치를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문도원 캐스터)

"아마도 퇴근 시간을 10시 반이나 11시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요. 다른 팀들은 밤 12시 내지는 1시까지도 각오하고 있는 판인데." (송태곤 해설위원).


▲ 1국(장고: 40분+매수 20초), 2~4국(속기: 20분+매수 20초), 5국(초속기: 1분+매수 20초).






▲ 원익은 참가 12팀 중 유일하게 한 번도 에이스결정전을 가지 않은 팀이다. 이지현 9단을 쓸 수 있는 여섯 장의 카드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


▲ 낮에 중국 갑조리그를 두고 저녁 대국에 임한 쉬하오훙 9단(22). 시즌 3승2패 중 2패는 박정환 9단과 이지현 9단에게 당한 것.


▲ 천치루이 7단을 꺾고 팀 승리를 결정한 이창석 9단. 결과는 시간승이지만 이미 상대가 더 둘 수 없게 된 상황에서 거둔 사실상의 불계승.


▲ 마지막에 송지훈 8단을 꺾고 팀의 영패를 막은 대만의 3지명 린쥔옌 9단(2승2패).


▲ (사진 오른쪽) 여자 2위 김채영 7단과 3위 김은지 5단이 퓨처스리거로 합류해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원익의 검토석.


▲ 개막 후 6주 동안 참가 12팀이 5경기씩을 치르면서 전체 일정의 대략 3분의 1을 소화한 KB리그. 바둑으로 치면 초반 포석이 일단락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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