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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수 혈투, 20년 리그에 새기록이 쓰였다!

등록일 2023.02.18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수담 4라운드 3경기

질주하는 원익, 일본기원 제압하고 5연승


"에이스결정전을 갈 것인지 말 것인지, 하도 왔다 갔다 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그래도 400수는 안 넘겼어요"

밤 11시 11분. 마침내 끝난 결과를 놓고 중계석의 송태곤 해설자와 문도원 진행자가 머리가 하얗게 된 듯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 근 3주 만에 열린 한일전에서 수담리그 1위 원익이 최하위 일본기원을 6연패의 수렁에 밀어 넣으며 5연승을 달렸다.


17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온라인 대국으로 열린 원익-일본기원의 수담리그 경기의 마지막은 그랬다. 원익이 2-1로 리드한 상황에서 남은 주자 한상조 5단과 일본의 사카이 유키 3단이 끝이 안 보이는 혼돈의 승부를 펼쳤다.

마주 앉자마자 시작된 싸움은 마른 들판에 불이 붙듯 전판으로 번져 나갔고, 이제 끝났나 싶으면 또 엉뚱한 데서 패 공방이 벌어졌다. 저녁 8시반에 시작한 각자 20분의 속기 대국이 2시간 40분 가량 이어졌고, 수수는 무려 400수 가까이나 됐다. 화면에 표시된 사석 수만 해도 한상조 5단이 51개, 사카이 유키 3단이 47개. 오프라인 대국이었다면 도중에 돌을 보충했어야 했다.

▲ 일본은 주장 세키 고타로 9단을 포함 이제까지의 최강 멤버로 맞섰지만 다시 첫승을 얻는 데 실패했다.


결과는 최선을 다한 끝에 막판에 운이 따른 한상조 5단의 3집반승. 앞서 팀의 원투 펀치 이지현 9단과 이영구 9단이 2승을 올린 원익이 이 승점을 더해 일본기원을 3-1로 눌렀다. 5연승을 질주한 원익은 승점 17점으로 양 리그 통틀어 독보적인 1위. 알토란 같은 승점 3점을 끌어당긴 한상조 5단은 3전 3승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의 유일한 무패자로 남았다.

참고로 종전의 바둑리그 최다수수 기록은 2016 시즌의 이세돌-김정현 대국의 389수가 최고. 또 박정환 9단과 신진서 9단은 2017 시즌에 379수의 역대급 혈투를 벌인 바 있다. 중국리그에서는 394수가 이제까지 알려진 최장 수수.

▲ "오늘 이 판밖에는 기억이 나질 않아요" (문도원 캐스터)

"어떻게 이런 바둑이...잊지 못할 것 같아요" (송태곤 해설위원)


나아가 국내기전 전체로 보면 1961년 승단대회 권재형-이성범 전의 434수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록. 2013년 삼성화재배에선 서봉수-우광야가 392수를 기록한 바 있다. 일본은 411수가 공식 최고.

18일에는 신진서의 킥스와 변상일의 정관장천녹이 인터리그 3라운드 3경기에서 맞선다. 대진은 백현우-변상일(0:1), 신진서-권효진(1;0), 박진솔-이연(1:0), 김승재-홍성지(10:4, 괄호 안은 상대전적).

▲ 1국(장고: 40분+매수 20초), 2~4국(속기: 20분+매수 20초), 5국(초속기: 1분+매수 20초).


▲ 손가락으로 하나 하나 짚듯이 수를 읽는 한상조 5단의 대국 모습.


▲ 일본 기사 가운데 드물게 강수 일변도의 바둑을 구사하는 사카이 유키 3단. 지난해 일본 신인왕이다.


▲ 일본은 2지명 히라타 도모야 7단만이 이창석 8단에게 승리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 1지명 대결에서 일본의 세키 고타로 9단을 꺾고 7승1패를 기록한 이지현 9단의 3점슛 세리머니.


▲ '원익이 1위다'를 강조한 이영구 9단의 세리머니. 일본의 신인왕 출신 히로세 유이치 7단을 꺾고 4승째를 올렸다.


▲ 송태곤 해설자는 원익이 이렇게 질주하면 다른 팀들이 "원익은 놔주자"고 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 인터넷창에서 '보람상조'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것 같은 한상조 5단.

"딩하오 선수가 인공지능과 4천5백판을 뒀다는 인터뷰를 한 걸 보고 자극을 받아 지금 열 판 정도 뒀는데 효과가 조금 나타난 것 같다"

"저도 4천5백판을 둔다면 딩하오 선수처럼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소박하게 하루 세 판씩 두어보려고 한다"

▲ 원익이 5경기 연속 이어졌던 에이스결정전에 쉼표를 찍으며 오랜만에 조기 퇴근의 기쁨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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