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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마저도...킥스, 충격의 영봉패

등록일 2023.02.25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난가 5라운드 3경기

한국물가정보, 킥스에 4-0...시즌 네 번째 완봉승


낮에 '농심배 끝판왕'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신진서 9단. 개전 초반 4연승으로 한국의 우승을 견인한 강동윤 9단. 두 우승 주역이 저녁의 KB리그에서 각자의 팀을 대표해 맞대결을 펼쳤다.

신진서 9단의 1국 장고판 출전은 이번이 두 번째. 하지만 이날은 이례적이란 느낌이 매우 강했다. 에이스결정전을 고려했다면 부담이 적은 2국 배치가 통상적이었던 데다가, 무엇보다 신진서 9단의 경우엔 이날 낮에 농심배 최종국을 둘 가능성이 월요일에 오더를 낼 때부터 열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 오후 5시 반에 열린 시상식을 함께 한 두 사람. 강동윤 9단은 "따로 대화는 없었고, 그냥 진서가 이긴 다음 내가 검토실에 나왔나, 집에서 쉬고 있나 약간 체크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더블 헤더'가 충분히 예상되는 이런 경우라면 저녁 7시가 아닌 8시반의 후반부에 오더를 내거나 아무튼 1국은 피하는 것이 상식. 이를 모를 리 없는 김영환 감독이 1국에 신진서 9단의 이름을 적어낸 것은 상대팀의 허를 찌르는 역발상 전략일 수 있었다.

어차피 하루 세 판은 힘들 테고, 이왕 둔다면 일찌감치 상대 에이스를 꺾고 기선을 제압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실제로 국후의 강동윤 9단 역시 "신진서 선수를 피해 1국에 출전한 건데..."라며 의표를 찔린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 강동윤 9단은 국후 "신진서 9단이 기특하고 장했지만 승부는 승부"라고 했다.


하지만 장고판은 역시 장고판. 체력적 부담에다가 이날 강동윤 9단의 컨디션 또한 절정이어서 천하의 신진서 9단이라도 감당해내기가 쉽지 않았다. 초반 포석에서부터 이례적으로 불리한 흐름을 타기 시작했고, 중반 이후엔 대마를 노리는 승부수로 역전을 노려봤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개시 2시간 26분 만인 201수째에서 힘 없는 손길로 착수하다가 '열'을 넘기는 형태로 항서를 썼다. 결과는 시간승으로 처리됐지만 사실상 강동윤 9단의 불계승.

▲ 명국을 뒀다.


▲ 최고의 날에 시즌 두 번째 쓴맛을 봤다.


낮에 큰 바다를 건넌 다음 저녁의 해변가에서 쓰러진 격이 된 신진서 9단은 시즌 9승2패가 되면서 개인 다승 10승 고지 선착이 무산됐다. 강동윤 9단은 2020년 1월부터 3년 넘게 당해온 8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며 상대전적 4승11패.

한편 갈 길이 바쁜 난가리그의 4위와 5위팀이 격돌한 팀 승부에서는 5위 한국물가정보가 킥스를 4-0으로 완파하는 이변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2지명 한승주 9단, 1지명 강동윤 9단, 4지명 조한승 9단, 3지명 강승민 8단이 차례로 승리하며 스트레이트 승리를 결정했다. 지난 여섯 경기에서 다섯 번이나 에이스결정전을 치렀던 한국물가정보로선 스스로도 놀랐을 법한 결과.

▲ 난가리그의 팀들이 차례로 반환점을 돌고 있는 9주차 경기에서 시즌 네 번째의 완봉승이 나왔다. 앞서 작성된 세 차례의 주인공은 원익이 두 번, 바둑메카의정부가 한 번.


전반기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길목에서 '3점슛'을 쏜 한국물가정보는 승점 13점으로 5위에서 2위로 껑충 순위가 뛰었다. 4승4패에 승점 10점의 킥스는 5위로 전반기를 마감.

25일에는 원성진의 포스코케미칼과 박정환의 수려한합천이 인터리그 3라운드 5경기에서 맞선다. 대진은 원성진-박정환(7:14), 최기훈-박종훈(0:0), 박민규-박영훈(0:6), 강유택-김진휘(3:0, 괄호 안은 상대전적).

▲ 1국(장고: 40분+매수 20초), 2~4국(속기: 20분+매수 20초), 5국(초속기: 1분+매수 20초).


▲ "피곤할 때 상대가 까다롭게 나오면 말도 못하게 피로가 가중됩니다" (백홍석 해설위원)

"그렇더라도 오늘은 두 대국자가 수준 높은 내용의 명국을 펼쳐 보였습니다. 신진서 9단, 고생 많았습니다" (문도원 캐스터)


▲ 이번 주에 걸린 세 번의 1지명 대결 중 두 번째이자 가장 빅카드 대결이었다.


▲ 김승재 9단(왼쪽)의 가시밭길 행보는 상대전적 2승2패의 한승주 9단을 만나서도 이어졌다. 첫 경기를 승리한 다음 6연패.


▲ 다른 기전에서는 성적이 좋은 박진솔 9단(오른쪽)의 부진도 이해가 쉽지 않은 부분. 이날은 급기야 5연승을 거둬온 조한승 9단에게 대마가 잡히는 참극을 겪으면서 3연패에 시즌 3승6패.


▲ 강승민 8단(오른쪽)에게 4전 4패로 눌려왔던 김창훈 6단이 모처럼 설욕전에 나섰지만 끝내기에서 격차를 드러내며 또 무릎을 꿇었다.


▲ 2지명으로 제 몫을 다해주고 있는 한승주 9단의 세리머니. 문도원 캐스터는 "사랑을 조금 흩뿌리는 건가요"라고 했다.


▲ 이번 주에 두 경기를 치르는 한국물가정보는 일요일 일본기원과의 경기를 이길 경우 난가리그 1위로 전반기를 마치게 된다. 사진 오른쪽 가운데가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는 박정상 감독.


▲ 신진서 9단을 보유한 것만으로도 후보에 올랐고 여전히 후보인 킥스. 난가리그엔 뚜렷한 절대 강자가 없어 반전의 계기만 주어진다면 언제든 도약이 가능할 전망이다.


▲ "일요일에 만나는 후쿠오카 고타로 선수가 인기가 대단한 건 잘 알고 있고, 한 번 '밤의 대결'을 펼쳐보겠다"는 강동윤 9단. 오른쪽은 "아쉬운 면은 있지만 4승3패면 그럭저럭 괜찮은 성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조한승 9단이다.


▲ 에이스결정전이 열릴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점쳤던 경기에서 예상밖 4-0의 스코어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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