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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운명 바꾼 팻감 한 개

등록일 2023.03.25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수담 7라운드 3경기

울산고려아연, 일본기원에 3-1 승


훌쩍 달아난 정관장천녹, 1승도 까마득해 보이는 일본기원. 수담리그는 1위와 6위의 위치가 두드러져 보이는 가운데 2~5위의 싸움이 치열하다. 포스트시즌에는 3위까지 진출한다.

지난 한 주에 2승을 거두며 반등 곡선에 올라탄 울산고려아연이 개막 12주차에 들어서도 승리하며 3연승의 기세를 이어갔다. 1승이 간절한 일본기원은 모처럼 기회를 잡는가 싶었지만 이번에도 완패를 피하지 못했다.

▲울산고려아연은 주장 신민준 9단(앞)을 후반부 3국에, 2지명 최정 9단(뒤)을 전반부 2국에 분산 배치했다.

네 판 모두 첫 대결. 전반기와는 사뭇 다른 만남에서 울산고려아연이 또 한 번 일본기원을 3-1로 꺾었다. 2지명 최정 9단이 일본의 복병 히로세 유이치 7단에게 선제점을 내주었으나 나머지 주전들이 활약했다(24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 수담리그 7R 3G).

지난 경기에서 4연패의 사슬을 벗어 던진 3지명 홍무진 6단이 큰 일을 해냈다. 사카이 유키 7단에게 중반 한 때 5집 이상 뒤졌던 바둑을 뒤집으며 흔들릴 뻔한 균형을 맞췄다. 그 다음은 주장 신민준 9단의 차례였다.

▲ 저돌적인 사카이 유키 7단의 공세를 막아낸 홍무진 6단. 지난 경기에선 결승점을 담당했다.


일본팀에서 가장 주목 받는 후쿠오카 고타로 4단과의 첫 대결을 완벽한 내용으로 제압했다. 시작부터 넉넉하게 형세를 이끈 다음 단 한 번의 기회도 허용하지 않고 그대로 밀어붙였다.

"명국을 두었다"는 문도원 진행자. 이번 시즌의 활약상이 뚜렷한 신민준 9단은 11승3패를 기록하며 신진서 9단, 박정환 9단과 개인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 후쿠오카 고타로 4단과의 대국은 종국 무렵 30집 가까운 대차가 났다. "한 번 이길 때 제대로 보여준다" "너무 괴롭힌다"고 말한 백홍석 해설자.


윤준상 9단과 오니시 류헤이 7단의 4국은 시종 팽팽한 샅바싸움이 이어지다가 후반 들어선 눈 터지는 반집 승부로 전환되면서 보는 사람의 애간장을 녹였다. 종당에 이르러선 최후의 반패 싸움을 누가 이기느냐에 승부가 판가름 나는 상황.

자연히 대국자도, 중계석도, 검토석도 죄다 눈에 불을 켜고 이 잡듯 팻감을 뒤지는 형국이 연출됐다. 팻감을 하나라도 더 만들려는 자와 그것을 막으려는 자, 고난도의 테크닉에 공방도 치열했다.

▲ 에이스결정전으로 가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윤준상 9단이 해결사 역할을 했다.


그러기를 한참, 서로 갖고 있는 총알을 거의 다 소진했을 즈음 마침내 결론이 나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하나, 윤준상 9단의 마지막 팻감 한 개가 환한 이를 드러내며 고려아연을 향해 미소 짓고 있었다.

너무도 짜릿했던 반집. 억만금을 주고서라도 사고 싶었던 반집. 이 승리로 알토란 같은 승점 3점을 추가한 울산고려아연은 승점 20점을 채우면서 5위에서 2위로 순위를 세 계단이나 끌어올렸다. 일본기원은 11전 전패.

▲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선 박승화 감독(왼쪽)과 승리 주역 윤준상 9단. "사실 저희도 팻감 계산이 안 돼서 그냥 지켜보자는 쪽이었다"는 박승화 감독이고 "정확히 판단이 안 되다가 나중에 시간이 생기면서 이겼다고 생각했다"는 윤준상 9단이다.


25일에는 원성진의 포스코퓨처엠(3월 20일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포스코케미칼에서 변경했다)과 김지석의 바둑메카의정부가 인터리그 5라운드 1경기에서 맞선다. 대진은 원성진-설현준(1:0), 박민규-이원영(1:1), 한우진-김지석(1:1), 강유택-박상진(0:1, 괄호 안은 상대전적).

2022-2023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사상 첫 양대리그로 운영하는 정규시즌은 각 리그의 상위 세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른다. 매 경기의 승점은 4-0 또는 3-1로 승리할 시 3점, 3-2로 승리할 시 2점, 2-3으로 패할 시 1점.

▲ 1국(장고: 40분+매수 20초), 2~4국(속기: 20분+매수 20초), 5국(초속기: 1분+매수 20초).


▲ "못 둔 건 아닌데..." 센코배 우승 이후 1승6패, 이날까지 5연패로 침묵하고 있는 최정 9단.


▲ 히로세 유이치 7단에게는 소위 '그 분이 오신 날'이었다. 시간적으로도 최정 9단을 밀어붙였다. "전에 그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잘 두면 어쩔 수 없다"는 얘기가 중계석에서 오갔다.


▲ "드루와. 드루와. 주먹을 날려 줄게"라는 세리머니를 한 홍무진 6단.


▲ 11승째를 올리며 첫 다승왕의 꿈을 키워 가고 있는 신민준 9단.


▲ 윤준상 9단 대국의 팻감을 세느라 여념이 없는 고려아연 검토석.


▲ 팀 분위기는 웬만해선 이 팀을 따라잡기가 힘들다. 오른쪽 맨앞이 없어서는 안 될 마스코트 김경은 3단.


▲ 서포터즈들에게 선물할 바둑판.


▲ 수담리그는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뀌는 형국이다. 그 폭도 클 뿐더러 예측은 더더욱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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