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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9단에게도 이런 슬럼프가...

등록일 2023.03.27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인터 5라운드 2경기

셀트리온, 울산고려아연에 3-2 승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에 도입된 에이스결정전으로 생겨난 것 중의 하나가 같은 상대와의 '더블 헤더'이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64경기를 치르는 동안 다섯 번 있었으니까.

원성진-강동윤, 변상일-박정환, 홍무진-박건호, 쉬하오훙-설현준, 신민준-문민종이 그동안 하루 두 차례 격돌해 1승씩 나눠 가졌다. 동일한 상대로부터 하루 2승을 거두거나 하루 2패를 당한 결과는 이제까지 없었다.

▲ 대학생 서포터즈들의 응원속에 시작된 경기는 26번째 에이스결정전, 16번째의 무박 2일 경기로 이어졌다.


나아가 흥미롭기 짝이 없는 사실은 앞의 정규 대국에서 진 사람이 뒤의 에이스결정전에서는 모두 이겼다는 것. 한마디로 바둑리그에서 만큼은 먼저 진 사람의 '복수극'이 100% 성공했다는 얘기인데 이런 징크스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동일 카드의 더블 헤더는 26일 저녁에 열린 인터리그 5라운드 2경기에서 3주 만에 다시 이뤄졌다. 김명훈 9단과 최정 9단이 하루 두 판을 벌였다. 이번 시즌 들어 여섯 번째.

▲ 정규 오더 2국에서는 흑을 든 김명훈 9단이 완승의 내용으로 최정 9단의 항복을 받아냈다. 김명훈 기준 4승1패의 상대전적. 랭킹은 김명훈 7위, 최정 14위.


신비롭기까지 하던 그 징크스가 깨졌다. 김명훈 9단이 두 번을 다 이겼다. 첫 판은 199수 만에 불계승. 일찌감치 사방이 엷어진 최정 9단은 수습에 급급하느라 주먹 다운 주먹을 내밀어 보지 못했다.

둘째판은 에이스결정전에서 마주했다. 셀트리온 백대현 감독은 예상대로 1지명 김명훈 카드를, 울산고려아연 박승화 감독은 복수의 기회도 주고 기도 살려줄 겸 2지명 최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1지명 신민준 9단이 4국에서 격전을 치른 데다 다음날 대국이 있다는 점도 배경 요인으로 작용했다.

▲ (84~96) 최정(흑)vs김명훈. 1로 들여다 보았을 때 흑2로 이은 수가 끝낼 기회를 놓친 수. 계속해서 3~13의 수순으로 백 대마가 사지를 벗어났다.


▲ 백1에 흑2로 찝었다면 여기서 승부 끝이었다. 계속해서 백3~흑10까지는 외길인데 이 다음 백 대마가 사는 길이 없다.


최정 9단이 분노의 칼을 휘두르듯 백 대마를 일직선으로 몰아갔다. "오랜만에 최정 다운 공격이 나왔다"며 목소리가 크게 올라간 중계석. 이 장면에서 바로 끝낼 기회를 놓쳤지만 그런 다음에도 바둑은 최정 9단이 압도적으로 좋았다. 모처럼의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어 갔다.

한데 이게 무슨 일인가. 이후의 어느 순간부터는 이해도 안 되고 설명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크고 작은 실수의 연속. 결국 그 좋던 바둑이 역전을 당했고, 급기야 거꾸로 대마가 잡히는 참사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11시에 시작해 0시 1분 종국. 최정 9단은 에이스결정전 첫 출전, 김명훈 9단은 세 번째 등판이었다.

▲ 에이스결정전을 시작할 때의 최정 9단. 초반은 강하게 밀어붙이는 최정의 압박에 김명훈이 크게 움츠러들었다.


▲ 하지만 결국은 이런 모습으로..."부진을 벗어날 기회에서 상황이 돌변하면서 더 큰 충격을 받는 모양이 됐다"는 송태곤 해설자. 문도원 캐스터는 "작년 삼성화재배 때의 경우처럼 지금의 최정 9단에겐 승부욕을 자극할 커다란 목표, 새로운 동기 부여가 필요할 것 같다"는 말을 했다.


한편 13주차까지의 개인 다승은 이번 주에 2승을 거둔 신민준 9단이 12승3패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그 뒤로 11승2패의 신진서 9단, 11승3패의 김명훈 9단, 11승4패의 박정환 9단이 공동 2위를 형성하고 있다.

2022-2023 KB리그는 다가오는 수요일부터 14주차의 일정을 개시한다. 대진은 보물섬정예-포스코퓨처엠(29일), 셀트리온-킥스(30일), 한국물가정보-컴투스타이젬(31일), 킥스-수려한합천(4월 1일), 일본기원-컴투스타이젬(2일).

▲ 1국(장고: 40분+매수 20초), 2~4국(속기: 20분+매수 20초), 5국(초속기: 1분+매수 20초).


▲ 김명훈 9단은 에이스결정전 3전 전승, 출전하진 않았지만 신민준 9단은 3승1패.


▲ 2000년대생 후배들과 세 번 연속 대결한 최철한 9단(왼쪽)은 박현수 5단과의 첫 대결을 제압, 리그 연패에서도 벗어났다.


▲ 중계석에서 승부처로 내다본 3지명 맞대결에선 랭킹 31위 홍무진 6단(오른쪽)이 29위 심재익 6단을 꺾었다. 상대전적 1승1패.


▲ 중반에 사실상 판을 끝내 놓고도 뒤에 가서 크게 흔들린 신민준 9단(왼쪽). 패하긴 했지만 끝에 가 역전의 기회를 만들기도 했던 윤찬희 9단의 집념이 대단했다. 신민준 9단이 4전 전승의 전적.


▲ 선두 한국물가정보에 2점 차로 따라붙은 셀트리온. 이어지는 난가리그 주간에선 신진서의 킥스와 대결한다.


▲ 최정 9단의 부진에도 잘 버텨내고 있는 고려아연. 회복을 기다리는 마음이 절실하다.


▲ 대학생 서포터즈가 발 디딜 틈 없이 검토실을 메웠다.


▲ 셀트리온 응원석.


▲ 울산고려아연 응원석.


▲ 이화여대 학생들의 단체 응원.






▲ 서울시립대 기우회장과 백대현 감독.


▲ 이화여대 기우회장과 박승화 감독.


▲ 셀트리온이 승리하면서 현재까지 26차례 진행된 인터리그는 수담리그 소속팀이 13승, 난가리그 소속팀이 13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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