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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고도 아까웠던 '원성진 카드'

등록일 2023.03.30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난가 7라운드 1경기

포스코퓨처엠, 보물섬정예에 3-2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29일 저녁 14주차로 들어섰다. 팀당 남은 경기는 4~6경기. 수담리그나 난가리그나 촘촘히 물려 있는 순위표는 이제부터의 한 경기, 한 판이 황금덩이처럼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러주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수담리그의 치열함의 강도가 난가리그를 약간 웃돈다는 것일 뿐.

이 같은 판도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경기가 있다. 바로 해외팀들과의 대결이다. 11전 전패를 이어가고 있는 일본팀은 말할 것도 없고, 2승8패를 기록 중인 대만팀도 마찬가지. 이들과의 경기에서 패하기라도 하는 팀에는 치명상이 될 수밖에 없다.

▲ 전반기에는 3-1로 낙승했던 포스코퓨처엠이 후반기에는 먼저 2승을 내주고 끌려가는 아찔한 경기를 펼쳤다.


3-1은 쉬워 보였고 4-0까지도 내다봤던 승부. 대만팀을 상대로 쉬운 승점 쌓기에 나섰던 포스코퓨처엠이 의외의 고전 끝에 가까스로 승점 2점을 챙겼다. 29일 저녁 서울 바둑TV 대국장과 타이페이 대국장에서 온라인으로 벌인 난가리그 7라운드 1경기에서 포스코퓨처엠이 3-2로 보물섬 정예를 눌렀다.

전반기와는 다른 대진으로 붙은 대결에서 포스코퓨처엠은 먼저 두 판을 내주었다. 리그 통산 100승에 빛나는 강유택 9단이 천치루이 7단에게 패하고, 3지명 한우진 7단은 자존심이 걸린 신예 대결에서 한 살 어린 쉬징언 4단에게 패했다. 승점 3점은 고사하고 당장은 패할 위기부터 면하느라 다급한 처지가 됐다.

▲ 대만은 주장 쉬하오훙 9단이 처음 오더에서 빠지는 등 4지명 이하로 팀을 꾸렸다. 상대의 방심을 불러올 수 있는 오더였다. 앞이 8지명 쉬징언 4단, 그 옆이 5지명 천치루이 7단.


2패 후 3연승 드라마를 썼다. 박민규 8단이 라이쥔푸 8단에게 대역전승을 거두며 추격의 불씨를 당긴 다음 원성진 9단이 린리샹 9단을 꺾으면서 에이스결정전으로 연장시켰다.

양 팀에서 누가 나올지 예측이 안 됐던 에이스결정전은 뜻밖에 1지명 대결이 성사됐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 경기는 잡아야 한다는 판단이었을까. 이상훈 감독은 방금 대국을 마친 원성진 9단에게 중책을 맡겼고, 대만은 정규 오더에 없던 쉬하오훙 9단을 깜짝 등판시켰다.

▲ "이 경기에 원성진 카드를 쓰기는 참 아까웠을 텐데 그래도 냈내요" (최유진 캐스터)

"이러면 다섯 번이거든요. 이제 한 번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백홍석 해설위원)


10시 45분에 시작해 11시 50분에 끝난 결과는 원성진 9단의 흠 잡을 데 없는 완승. 세 경기 연속 치른 에이스결정전에서 연패를 끊어낸 원성진 9단은 팀 순위를 3위에서 2위로 올렸다. 4연패의 대만은 2승9패 최하위.

30일에는 김명훈의 셀트리온과 신진서의 킥스가 난가리그 7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최철한-신진서(3:4), 김명훈-김승재(3:2), 윤찬희-백현우(2:0), 송규상-박진솔(2:1, 괄호 안은 상대전적). 전반기엔 셀트리온이 3-1로 이긴 바 있으며, 김명훈(승)-김승재는 리턴 매치.

▲ "에이스결정전 출전은 4국이 끝난 다음 결정된 것 같다" "사실 준비는 전혀 하지 못했는데 그래도 이겨서 다행"이라는 원성진 9단이다.


▲ 1국(장고: 40분+매수 20초), 2~4국(속기: 20분+매수 20초), 5국(초속기: 1분+매수 20초).


▲ 하루 2승을 거둔 원성진 9단은 11승6패로 11승2패의 신진서 9단, 11승3패의 김명훈 9단과 난가리그 다승 공동 선두를 이뤘다.


▲ 대역전승으로 발판을 놓은 박민규 8단은 분발이 필요한 5승7패의 성적.


▲ 대만의 8관왕 쉬하오훙 9단은 6승3패에서 3연패를 당하며 6승6패.


▲ 앞서 김지석 9단, 최정 9단을 꺾은 바 있는 쉬징언 4단(17)은 가장 경계해야 할 인물로 떠올랐다.


▲ 사명 변경 후 첫 승리를 거둔 포스코퓨처엠은 선두 한국물가정보를 1점차로 따라붙었다.


▲ 보물섬정예의 승리를 기원했을 난가리그 경쟁팀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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