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니바퀴처럼 정확히 돌아가는 수려한 합천
1월 14일 한국기원 스튜디오에서 펼쳐진 3라운드 4경기의 승자는 수려한 합천이었다.
주장 원성진이 선승을 거두고 한태희와 송지훈이 후반부를 이겨내면서 바둑메카 의정부에게 3 대 1로 승리했다.
수려한 합천이 시즌 3연승으로 기세를 올렸다면 바둑메카 의정부는 3연패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주장 김명훈이 이겼지만, 박건호와 이원영이 패하면서 연패를 끊지 못했다.
1국 수려한 합천 한우진 : 바둑메카 의정부 김명훈(승)
‘광전사’ 김명훈과 ‘신성’ 한우진 모두 선한 인상과 달리 난전에 능한 싸움꾼 스타일의 바둑을 구사한다. 빠른 수읽기를 바탕으로 과감하게 돌격하여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많은 선수 들이다.
비슷한 성향의 두 사람은 이 대국 전까지 3번 만났었고 모두 김명훈의 승리였다.
같은 계열의 선수들이 부딪치면 어느 시점까지는 보편적으로 선배의 승률이 높다. 아무래도 같은 과정을 걸어왔기에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더 잘 알기 때문이다.
오늘 바둑도 비슷하게 흘러갔다.
초반을 넘어 중반 초입부까지 큰 전투는 없었다. 서로의 힘을 알기에 무리한 충돌을 자제하면서 판을 채워나갔다.
먼저 칼을 휘두른 쪽은 김명훈이었다. 상중앙의 상대 돌을 차단하고 서서히 압박을 해나갔다. 언제든 잡으러 갈 수도 있다는 뉘앙스도 어느 정도 섞인 김명훈의 수법에 한우진은 순간 움찔하고 말았다.
대마의 삶을 집착하는 사이 김명훈의 펀치는 정확하게 한우진의 허리를 강타했다. 대마 반대편에 있던 또 다른 돌들을 차단하는 것이 ‘광전사’ 김명훈의 진짜 의도였고 정타를 맞은 한우진은 휘청거리며 무너지고 말았다.
바둑메카 의정부의 주장 김명훈이 뒤늦게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2국 수려한 합천 원성진(승) : 바둑메카 의정부 이원영
리그 시작을 2연승으로 기분 좋게 시작한 두 선수가 만났다. 랭킹과 지명 그리고 상대 전적까지 모두 원성진의 우세지만 최근 2년간 3번 만나서 다 이긴 쪽은 오히려 이원영이었기에 어려운 승부가 예상됐다.
진격의 나팔 소리를 먼저 울린 쪽은 이원영이었다. 과감하게 돌의 바로 윗자리를 붙여가며 전투를 걸어갔고 원성진이 받아치면서 전투의 서막이 올랐다.
서로 엉킨 채로 진행되는 싸움은 판 전체를 수놓았다. 힘을 쓰는 쪽은 이원영이었으나 원성진이 어느 정도 안전을 추구한 후 받아치며 승부의 저울추는 쉽게 기울지 않았다.
상변이 모두 이원영의 집으로 변하고 좌변이 원성진의 영토가 되는 대변화 속에서도 팽팽하던 그래프는 하변의 몇 수에서 이쪽 저쪽으로 정신없이 움직였다.
원성진이 욕심을 냈고, 패가 나면 좌변에 팻감이 많던 이원영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지점에서 이원영의 생각은 멈춰 섰고 원성진의 계획대로 판은 흘러갔다.
격차가 벌어진 채로 마무리하던 원성진이 큰 실수를 범하며 한때 반집 승부로 변했으나, 남아 있는 공간이 적었고 역전에 이르지 못한 채 이원영의 마지막 착각으로 바둑은 종국이 되었다.
시종일관 어려웠던 바둑에서 이원영이 놓친 단 한 번의 기회는 결정적이었고 베테랑 원성진은 혼란 속에서도 버텨내며 팀에게 선승을 안겼다.
3국 수려한 합천 한태희(승) : 바둑메카 의정부 박건호
난가배 4강에 오르며 한참 주가를 올리던 박건호가 최근 부진을 겪으며 랭킹 18위로 내려왔지만, 랭킹 30위의 한태희와 대결이라면 상대적인 우위를 점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바둑판의 흐름은 예상과 반대로 흘러갔다.
두 사람 모두 극단적인 기풍은 아니다 보니 적절한 타협이 여러 차례 이뤄지면서 균형 잡힌 형세가 중반까지 이어졌다.
한태희 쪽으로 판세가 기울기 시작한 곳은 상변이었다. 박건호가 과감하게 끊어야 할 장면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 문제가 됐다.
상대가 뒤로 물러나자 한태희는 더욱 몰아붙였고, 이미 물러난 지점에서 반발수가 없었기에 박건호는 끝없이 밀려났다.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며 큰 득점을 올린 한태희는 그 직후 착각을 범한다. 그 실수로 인해 격차는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한태희는 냉정함을 유지했다.
박건호는 상대의 빈틈을 찾아 계속 좋은 수를 두어갔고 승부는 안갯속 국면이었지만 냉정한 한태희는 골인점으로 가는 길을 제대로 걸어갔다.
열전 속에서 냉정을 유지한 한태희의 멋진 승리였고, 박건호는 고개를 숙이며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4국 수려한 합천 송지훈(승) : 바둑메카 의정부 박재근
팀의 후보 선수가 중요한 경기에 갑자기 등판하게 되면 부담감에 눌려서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15년 바둑리그에 데뷔한 이후로 통산 94판의 바둑리그 경험이 있는 송지훈과 이번 대국이 통산 9번째 출전인 박재근의 입장은 분명히 달랐고 그 차이는 바둑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초반부터 자신 있게 두어간 쪽은 송지훈이었다.
힘이 좋은 송지훈이 평소처럼 싸움을 걸어오자 박재근은 적당히 싸우면서 타협을 유도했다.
일반적인 기사라면 그쯤하고 전투를 마무리할만한 지점에서 송지훈은 ?다른 사람과 달랐다.
최강수를 두어 가며 박재근에게 후퇴를 강요했다.
승부처는 바로 이곳이었다. 반드시 싸워야 하는 공간이었고 물러서서는 안되는 자리였다.
그러나 박재근의 마음속은 너무나도 복잡했다. 시간은 없는데 상대는 전투가 강한 선수다.
간신히 잡은 좋은 기회에서 초반에 승부가 끝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뒤죽박죽 엉켜버린 상황에서 박재근의 손은 놓이지 말아야 할 곳에 놓이고 말았다.
한 번의 후퇴였을 뿐이지만 승부는 크게 기울었다.
큰 실패를 한 박재근은 뒤늦게 몸이 풀린 듯 계속해서 흔들어갔다. 송지훈이 박자를 맞춰주면서 복잡한 승부로 이끌었지만 역전에 이르지 못하고 승부는 끝났다.
리그에서 많은 경험을 해본 송지훈의 여유가 박재근의 집념을 누른 한 판이었고 수려한 합천 승리로 직결됐다.
지난 시즌 양대 리그에서 단일리그 8개 팀 출전으로 변화한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더블리그 총 14라운드로 진행되며, 상위 네 팀이 스탭래더 방식으로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정규리그는 매주 목 금 토 일 진행되며, 대국 시간은 저녁 7시에 1국과 2국이 시작하고 8시 반에 3국과 4국이 열린다.
승점제로 순위를 가리며, 4대0 3대1 승리 시에는 승점 3점, 3대2 결과가 나올 때는 승리 팀이 2점 패배 팀이 1점을 획득한다. 무승부가 날 경우에는 양 팀에 모두 1.5점이 주어지며 1대3 0대4 패배의 경우 승점을 얻지 못한다.
제한 시간은 피셔 방식을 사용한다. 장고전은 40분에 매 수 20초 추가, 2~4국은 10분에 매 수 20초가 추가된다. 2 대 2 동점 시에 펼쳐지는 에이스 결정전의 경우 1분에 매 수 20초가 더해지는 초속기로 진행되며 개인의 에이스 결정전 최대 출전 수는 6판이다.
*피셔 방식은 기본 제한 시간이 주어진 후 착점 할 때마다 제한 시간이 늘어나는 방식이다.
상금은 우승 2억 5000만 원, 준우승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 시즌 매 경기 승패에 따라 승리팀에 1400만 원, 패배팀에 700만 원을 지급한다.
매주 목 금 토 일 진행되는 2023-2024KB국민은행 바둑리그 4라운드는 KIXX - 수려한 합천, 바둑메카 의정부 - 마한의 심장 영암 정관장천녹 - 원익, 한국물가정보 - 울산 고려아연의 대진이다.
주장 원성진이 선승을 거두고 한태희와 송지훈이 후반부를 이겨내면서 바둑메카 의정부에게 3 대 1로 승리했다.
수려한 합천이 시즌 3연승으로 기세를 올렸다면 바둑메카 의정부는 3연패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주장 김명훈이 이겼지만, 박건호와 이원영이 패하면서 연패를 끊지 못했다.
1국 수려한 합천 한우진 : 바둑메카 의정부 김명훈(승)
‘광전사’ 김명훈과 ‘신성’ 한우진 모두 선한 인상과 달리 난전에 능한 싸움꾼 스타일의 바둑을 구사한다. 빠른 수읽기를 바탕으로 과감하게 돌격하여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많은 선수 들이다.
비슷한 성향의 두 사람은 이 대국 전까지 3번 만났었고 모두 김명훈의 승리였다.
같은 계열의 선수들이 부딪치면 어느 시점까지는 보편적으로 선배의 승률이 높다. 아무래도 같은 과정을 걸어왔기에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더 잘 알기 때문이다.
오늘 바둑도 비슷하게 흘러갔다.
초반을 넘어 중반 초입부까지 큰 전투는 없었다. 서로의 힘을 알기에 무리한 충돌을 자제하면서 판을 채워나갔다.
먼저 칼을 휘두른 쪽은 김명훈이었다. 상중앙의 상대 돌을 차단하고 서서히 압박을 해나갔다. 언제든 잡으러 갈 수도 있다는 뉘앙스도 어느 정도 섞인 김명훈의 수법에 한우진은 순간 움찔하고 말았다.
대마의 삶을 집착하는 사이 김명훈의 펀치는 정확하게 한우진의 허리를 강타했다. 대마 반대편에 있던 또 다른 돌들을 차단하는 것이 ‘광전사’ 김명훈의 진짜 의도였고 정타를 맞은 한우진은 휘청거리며 무너지고 말았다.
바둑메카 의정부의 주장 김명훈이 뒤늦게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2국 수려한 합천 원성진(승) : 바둑메카 의정부 이원영
리그 시작을 2연승으로 기분 좋게 시작한 두 선수가 만났다. 랭킹과 지명 그리고 상대 전적까지 모두 원성진의 우세지만 최근 2년간 3번 만나서 다 이긴 쪽은 오히려 이원영이었기에 어려운 승부가 예상됐다.
진격의 나팔 소리를 먼저 울린 쪽은 이원영이었다. 과감하게 돌의 바로 윗자리를 붙여가며 전투를 걸어갔고 원성진이 받아치면서 전투의 서막이 올랐다.
서로 엉킨 채로 진행되는 싸움은 판 전체를 수놓았다. 힘을 쓰는 쪽은 이원영이었으나 원성진이 어느 정도 안전을 추구한 후 받아치며 승부의 저울추는 쉽게 기울지 않았다.
상변이 모두 이원영의 집으로 변하고 좌변이 원성진의 영토가 되는 대변화 속에서도 팽팽하던 그래프는 하변의 몇 수에서 이쪽 저쪽으로 정신없이 움직였다.
원성진이 욕심을 냈고, 패가 나면 좌변에 팻감이 많던 이원영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지점에서 이원영의 생각은 멈춰 섰고 원성진의 계획대로 판은 흘러갔다.
격차가 벌어진 채로 마무리하던 원성진이 큰 실수를 범하며 한때 반집 승부로 변했으나, 남아 있는 공간이 적었고 역전에 이르지 못한 채 이원영의 마지막 착각으로 바둑은 종국이 되었다.
시종일관 어려웠던 바둑에서 이원영이 놓친 단 한 번의 기회는 결정적이었고 베테랑 원성진은 혼란 속에서도 버텨내며 팀에게 선승을 안겼다.
3국 수려한 합천 한태희(승) : 바둑메카 의정부 박건호
난가배 4강에 오르며 한참 주가를 올리던 박건호가 최근 부진을 겪으며 랭킹 18위로 내려왔지만, 랭킹 30위의 한태희와 대결이라면 상대적인 우위를 점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바둑판의 흐름은 예상과 반대로 흘러갔다.
두 사람 모두 극단적인 기풍은 아니다 보니 적절한 타협이 여러 차례 이뤄지면서 균형 잡힌 형세가 중반까지 이어졌다.
한태희 쪽으로 판세가 기울기 시작한 곳은 상변이었다. 박건호가 과감하게 끊어야 할 장면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 문제가 됐다.
상대가 뒤로 물러나자 한태희는 더욱 몰아붙였고, 이미 물러난 지점에서 반발수가 없었기에 박건호는 끝없이 밀려났다.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며 큰 득점을 올린 한태희는 그 직후 착각을 범한다. 그 실수로 인해 격차는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한태희는 냉정함을 유지했다.
박건호는 상대의 빈틈을 찾아 계속 좋은 수를 두어갔고 승부는 안갯속 국면이었지만 냉정한 한태희는 골인점으로 가는 길을 제대로 걸어갔다.
열전 속에서 냉정을 유지한 한태희의 멋진 승리였고, 박건호는 고개를 숙이며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4국 수려한 합천 송지훈(승) : 바둑메카 의정부 박재근
팀의 후보 선수가 중요한 경기에 갑자기 등판하게 되면 부담감에 눌려서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15년 바둑리그에 데뷔한 이후로 통산 94판의 바둑리그 경험이 있는 송지훈과 이번 대국이 통산 9번째 출전인 박재근의 입장은 분명히 달랐고 그 차이는 바둑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초반부터 자신 있게 두어간 쪽은 송지훈이었다.
힘이 좋은 송지훈이 평소처럼 싸움을 걸어오자 박재근은 적당히 싸우면서 타협을 유도했다.
일반적인 기사라면 그쯤하고 전투를 마무리할만한 지점에서 송지훈은 ?다른 사람과 달랐다.
최강수를 두어 가며 박재근에게 후퇴를 강요했다.
승부처는 바로 이곳이었다. 반드시 싸워야 하는 공간이었고 물러서서는 안되는 자리였다.
그러나 박재근의 마음속은 너무나도 복잡했다. 시간은 없는데 상대는 전투가 강한 선수다.
간신히 잡은 좋은 기회에서 초반에 승부가 끝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뒤죽박죽 엉켜버린 상황에서 박재근의 손은 놓이지 말아야 할 곳에 놓이고 말았다.
한 번의 후퇴였을 뿐이지만 승부는 크게 기울었다.
큰 실패를 한 박재근은 뒤늦게 몸이 풀린 듯 계속해서 흔들어갔다. 송지훈이 박자를 맞춰주면서 복잡한 승부로 이끌었지만 역전에 이르지 못하고 승부는 끝났다.
리그에서 많은 경험을 해본 송지훈의 여유가 박재근의 집념을 누른 한 판이었고 수려한 합천 승리로 직결됐다.
지난 시즌 양대 리그에서 단일리그 8개 팀 출전으로 변화한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더블리그 총 14라운드로 진행되며, 상위 네 팀이 스탭래더 방식으로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정규리그는 매주 목 금 토 일 진행되며, 대국 시간은 저녁 7시에 1국과 2국이 시작하고 8시 반에 3국과 4국이 열린다.
승점제로 순위를 가리며, 4대0 3대1 승리 시에는 승점 3점, 3대2 결과가 나올 때는 승리 팀이 2점 패배 팀이 1점을 획득한다. 무승부가 날 경우에는 양 팀에 모두 1.5점이 주어지며 1대3 0대4 패배의 경우 승점을 얻지 못한다.
제한 시간은 피셔 방식을 사용한다. 장고전은 40분에 매 수 20초 추가, 2~4국은 10분에 매 수 20초가 추가된다. 2 대 2 동점 시에 펼쳐지는 에이스 결정전의 경우 1분에 매 수 20초가 더해지는 초속기로 진행되며 개인의 에이스 결정전 최대 출전 수는 6판이다.
*피셔 방식은 기본 제한 시간이 주어진 후 착점 할 때마다 제한 시간이 늘어나는 방식이다.
상금은 우승 2억 5000만 원, 준우승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 시즌 매 경기 승패에 따라 승리팀에 1400만 원, 패배팀에 700만 원을 지급한다.
매주 목 금 토 일 진행되는 2023-2024KB국민은행 바둑리그 4라운드는 KIXX - 수려한 합천, 바둑메카 의정부 - 마한의 심장 영암 정관장천녹 - 원익, 한국물가정보 - 울산 고려아연의 대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