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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칠십리, 서울 부광약품에 2-1 신승하며 중위권 합류

등록일 2019.05.30

5월 30일 오전 10시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 특별대국실에서 2019 여자바둑리그 3라운드 4경기 권효진 감독의 <서울 부광약품>과 이지현 감독의 <서귀포 칠십리>의 대결이 속개됐다.

김민희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에 맞춰 시작된 경기는 <서귀포 칠십리>의 1주전 오정아와 <서울 부광약품>의 기대주 이도현의 장고대국으로부터 2국 김채영(흑, 서울부광약품)-김수진(백, 서귀포 칠십리), 3국 루이나이웨이(백, 서울 부광약품)-조승아(흑, 서귀포 칠십리)의 대결로 이어졌다.

3라운 4경기의 하이라이트는 속기로 진행된 3국 조승아와 루이나이웨이의 대국. 지나간 통계를 볼 때, 장고대국에서는 <서귀포 칠십리> 에이스 오정아의 우세가, 2국에서는 <서울 부광약품>의 김채영이 한발 앞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3국에서 승리하는 팀이 이 경기의 승리까지 가져갈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대국은, 관심이 모인 승부답게 시종 치열하게 진행됐다. 초반 좌변 백 세력을 구축한 루이나이웨이가 세력을 확장하지 않고 우상귀 쪽으로 미끄러졌을 때 조승아가 대세의 요처를 놓치지 않고 하변 흑 세력을 키우면서 기분 좋게 전국을 리드하기 시작했는데 루이나이웨이가 즉각 하변 침투를 감행하면서 급전으로 이어졌다.

하변전투에서 우하귀 쪽으로 손을 돌려 역습을 꾀한 루이나이웨이의 전술이 무리였다. 조승아가 정교한 응수로 침착하게 맞받아치면서 실리를 크게 확보해 우위를 점했다. 하변 백 대마의 사활을 패로 버텨야 하는 부담을 안고 중앙 흑 대마를 공략해간 부담이 큰 만큼 루이나이웨이가 불리한 상황이었는데 승부는 또 한 번 요동쳤다.

조승아가 우상쪽에서 흘러나온 중앙 흑 대마를 타개하는 과정에서 간명한 길을 밟지 않고 좌상귀 쪽 백 일단과 맞붙는 공격적 수단을 택하는 바람에 갑자기 흑 대마 전체가 퇴로를 차단당한 채 죽음의 계곡에 갇혀버린 것이다. 인공지능 ‘돌바람’의 승부예측도 바로 루이나이웨이의 역전을 알렸다.

그러나 최후의 승자는 조승아였다. 지난 시즌을 통해 부쩍 성장한 모습으로 <서귀포 칠십리>의 확실한 2주전의 자리를 굳힌 조승아는 그대로 무너지지 않고 중앙 흑 대마를 모두 버리고 좌하귀 쪽 백 일단을 나포하는 바꿔치기를 선택해 전세를 다시 뒤집었다. 결국, 조승아가 마지막 끝내기까지 침착하게 마무리해 귀중한 승리를 끌어냈고 이 집념의 승리는 관측자들의 예상대로 팀의 승리까지 이어졌다.

장고대국과 2국의 결과는 경기 전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끝나긴 했으나 대국내용은 승자들이 진땀을 흘린 승부였다. <서울 부광약품>의 1주전 김채영은 <서귀포 칠십리>의 3주전 김수진의 만만치 않은 버티기로 마지막까지 좌변 백 일단이 얽힌 패싸움에 승부를 걸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싸움 끝에 승리를 획득했다. 대국이 끝나고 백의 집을 메운 사석이 남을 만큼 치열한 승부였다.

장고대국에서 <서울 부광약품>의 이도현과 겨룬 <서귀포 칠십리>의 오정아도 쉬운 승리는 아니었다. 치열한 접전 끝에 우하귀를 크게 차지했으나 종반 무렵 우상귀 흑 대마가 패에 걸려 한때 백의 승세가 굳어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다행히 팻감이 많아 대마를 살리면서 승리를 지켰으나 패의 공방 중에 착각을 범해 다시 형세가 극미해져 졌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위험한 승부였다. 이런 현상은 신예들의 급성장과 인공지능의 영향을 받은 여자프로 전체의 기량 상승효과로 판단된다.

이로써 <서귀포 칠십리>는 2승 1패를 기록하며 중위권에 합류했고 애초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서울 부광약품>은 3연패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중국원정을 다녀온 김채영이 부진에서 벗어나고 비록 패했으나 상대팀 1주전과 대등한 승부를 펼친 이도현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다음 경기를 기약했다.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로 정규리그를 치러 포스시즌에 진출할 상위 4개팀을 가려낸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챔피언을 가린다. 우승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상금은 3000만원이다.

▲ 맞붙어 싸우면 치열해도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다정한 이웃.


▲ 돌가리기. 서귀포 칠십리의 선공이 확정됐다.


▲ 김민희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 떠들면 이름 적습니..^^;


▲ 장고대국 서귀포 칠십리 1주전 오정아의 힘찬 착수.


▲ 중국 원정을 다녀오면서 부진을 벗어던진 서울 부광약품의 김채영(흑, 오른쪽). 오늘은?


▲ 존경하는 대선배와 겨루고 싶었어요. 거장과 당당하게 맞선 조승아(흑, 오른쪽).


▲ 루이나이웨이 9단의 그림자 장주쥬 9단. 부광약품 오늘은 어떨 거 같아요?


▲ 흑의 승리가 유력한 형세로 흐르고 있다. 이대로 끝나는가 싶었는데..


▲ 루이나이웨이는 저력의 여전사. 한순간에 판이 뒤집혔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승리를 지켜낸 조승아. 이 승리는 팀의 승리와 직결됐다.


치열한 승부 못지 않게 복기검토 역시 치열하다. 승부의 현장에선 공부해야 살아남는다.▲

▲ 진땀 나는 1승, 패싸움 중에 착각까지 범해 위기에 몰렸던 오정아, 그러나 에이스는 다르다는 걸 확인.


▲ 승리의 말잔치는 언제나 즐거워. 이지현 감독과 수훈갑 조승아의 서귀포 칠십리 승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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