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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칠십리, 여수 거북선 3-0 완파하고 3승, 선두 추격 모색

등록일 2019.06.03

6월 3일 오전 10시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 특별대국실에서 2019 여자바둑리그 4라운드 1경기 이지현 감독의 <서귀포 칠십리>와 이현욱 감독의 <여수 거북선>의 대결이 속개됐다.

김민희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에 맞춰 시작된 경기는 <여수 거북선> 김은선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앞선 검토실 돌가리기에서 <서귀포 칠십리>의 김수진이 짝수의 돌을 움켜쥐었고 <여수 거북선>의 이영주가 흑돌 2개를 올려놓아 짝수를 맞춘 것인데 그동안 장고대국에 출전했던 <서귀포 칠십리>의 1주전 오정아가 2국 속기전으로 내려와 이영주와 맞붙게 됐다. 패턴을 바꾸려는 이지현 감독의 용병술이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하다.

지난 경기에서 <서울 부광약품>의 1주전 김채영에게 패하긴 했지만 종반까지 인상적인 근성을 보여준 김수진이 재기용돼 <여수 거북선>의 정신적 지주 김은선과 맞서고 속기 3국에선 <여수 거북선>의 1주전 김다영과 <서귀포 칠십리>의 2주전 조승아가 격돌했다. 이 대국은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1주전과 2주전의 대결이지만 내용으로는 조승아의 우위가 예상될 만큼 만만치 않다(아래 바둑TV 해설화면 전적비교 사진 참조). 조승아는 지난 경기에서 <서울 부광약품>의 백전노장 루이나이웨이를 꺾은 상승세인데, 김다영은 불운의 리그 3연패라는 늪에 빠져있는 데다 이 부진이 팀의 3연패에 직결돼있어 만회의 1승이 누구보다 절실한 처지다.

상승의 기세와 절실한 1승의 명분만큼 치열한 승부였다. 흑을 쥔 김다영은 발 빠르게 귀를 차지하며 세 귀의 실리를 확보했고 조승아는 상변과 중앙 좌변에 잠재력을 갖춘 세력을 구축했다. 전투는 우하일대부터 발발했는데 이 과정에서 패가 발생했고 패의 공방 중에 조승아가 흑의 텃밭이었던 좌하귀를 송두리째 삼키고 우변의 꼬리를 떼어주는 바꿔치기로 승기를 잡았다. 1승이 절실한 김다영이 사력을 다한 추격전을 펼쳤으나 차이를 좁히는 데 그쳤다. 조승아는 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김다영은 연패의 늪을 벗어나는 데 실패했다.

거의 동시에 <서귀포 칠십리>의 1주전 오정아와 <여수 거북선>의 이영주의 대국도 끝이 났다. 두텁고 안정적인 행마로 전국을 이끈 오정아는 초반 좌하 전투에서 큼직한 백 대마를 포획하며 우위를 점했고 이후 다소 약했던 중앙 흑 대마와 우상 쪽 흑 일단을 안정시켜 승리를 굳혔다. 이영주는 중앙 흑 대마와 우상 쪽 흑 일단을 압박하며 미세한 형세로 쫓아가는 끈기를 보여주었으나 끝내기에서 다시 차이가 벌어져 역전에 실패했다.

남은 장고대국의 결과와 상관없이 <서귀포 칠십리>는 리그 3승을 기록하며 선두 <부안 곰소소금>을 바짝 따라붙었고 <여수 거북선>은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팀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4연패의 침체에 빠졌다. 마지막 장고대국에서 <여수 거북선>은 관록의 김은선이 안정적인 힘의 행마로 김수진을 압도하며 팀의 영패를 막는 듯했으나 종반 끝내기에서 실족, 팀의 추락에 몸을 실었고 종반까지 패색이 뚜렷한 형세로 끌려갔던 <서귀포 칠십리>의 김수진은 특유의 끈기를 발휘, 자신을 재기용한 이지현 감독의 믿음에 화답하며 3-0 퍼팩트승의 대미를 장식했다.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로 정규리그를 치러 포스시즌에 진출할 상위 4개팀을 가려낸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챔피언을 가린다. 우승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상금은 3000만원이다.

▲ 상승세의 팀은 표정도 환하다. 원투펀치가 제대로 맞아떨어지고 있는 서귀포 칠십리. 사랑해요, 여바리(여자바둑리그)!!


▲ 선수들이 바둑판 앞에 앉으면 그대로 티비화면에 비치는 게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움직이는 스태프들의 힘으로 안방에서 편안하게 바둑경기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 대국 좌석 배경도 사이드의 출전팀을 알리는 보드도 모두 사전 준비가 돼야 한다. 보이지 않는 스태프들의 노고.


▲ 돌 가리기. 김수진이 짝수의 돌을 움켜쥐었는데 이영주가 흑돌 두 개를 바둑판 위에 올려놓았다. 여수 거북선의 선공이다.


▲ 여자바둑계의 왕언니 김민희 심판위원의 차분한 대국개시 선언. 시간을 정확하게 맞추기 위해 계속 벽시계를 본다.


▲ 장고대국은 여수 거북선의 정신적 지주 김은선(오른쪽)과 서귀포 칠십리의 김수진.


▲ 그동안 장고대국을 맡았던 서귀포 칠십리의 에이스 오정아(오른쪽)가 2국 속기전으로 내려왔다. 이지현 감독의 용병술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용할지 궁금하다.


▲ 원투펀치의 찰떡 궁합을 만들어가고 있는 서귀포 칠십리의 조승아(왼쪽). 상대가 여수 거북선의 1주전이지만 예상평가는 우위에 있다.


▲ 하이라이트는 3국 속기전 김다영(여수 거북선)-조승아(서귀포 칠십리)의 대결.


▲ 상대전적과 최근 기록에서 조승아가 한발 앞서고 있다. 김다영으로서는 난감한 대국.


▲ 오래된 기록이라면 모를까 최근의 상대전적, 컨디션을 대변하는 개인기록의 통계는 무시할 수 없다. 조승아의 승리.


▲ 왜 이렇게 안 풀릴까. 안타까운 1승은 다시 멀어지고. 답답한 여수 거북선 1주전 김다영(왼쪽).


▲ 종반까지 패색이 짙었었으나 마지막 끝내기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전승, 감독의 믿음에 화답한 김수진. 3-0 퍼펙트승의 대미를 장식.


▲ 이곳이 전투현장. 바둑티비 스튜디오에 세팅된 특별대국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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