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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포스코케미칼, 부안 곰소소금 3-0으로 꺾고 선두그룹 형성

등록일 2019.06.05

6월 5일 오전 10시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 특별대국실에서 2019 여자바둑리그 4라운드 3경기, 이영신 감독의 <포항 포스코케미칼>과 김효정 감독의 <부안 곰소소금>의 1~3대국이 속개됐다.

김형환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에 맞춰 막이 오른 경기는 장고대국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2주전 강지수의 선착으로 시작됐다. 상대는 <부안 곰소소금>이 2주전 허서현. 이 경기는 1~3국 모두 어느 쪽이 확실한 우위라고 말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였다. 통계 자료를 분석하면 조혜연(흑,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후지사와 리나(부안 곰소소금)보다 약간의 우위에 있고 <부안 곰소소금>의 1주전 오유진이 상대전적에서 <포항 포스케미칼>의 용병 왕천싱에 앞서 있다는 정도였다.

하이라이트는 한국여자바둑 랭킹2위 오유진과 중국여자바둑 랭킹2위 왕천싱의 대국. 초반은 ‘오더를 짤 때 왕천싱이 오유진에게 상대전적에서 많이 밀려 피하고 싶었다’는 이영신 감독의 우려와는 달리 왕천싱의 우세로 풀려나갔다. 발 빠르게 귀의 실리를 차지하고 좌상 쪽 백 세력의 약점을 찔러간 오유진의 성급한 행마가 원인이었는데 오유진의 고전이 예상되는 장면에서 왕천싱이 중앙 백 대마의 사활을 지나치게 의식한 듯 소극적인 행마로 제자리걸음하는 사이에 오유진이 하변 흑 세력을 최대한 키우면서 순식간에 형세가 역전됐다.

그러나 승부는 그대로 끝나지 않았다. 중앙에서 하변에 이르는 세력이 고스란히 집으로 굳어버리면 흑의 승리도 필연이라 왕천싱의 하변 침투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바둑TV 백홍석 해설위원이 ‘하변 흑 세력이 워낙 견고해 수를 내기 어려울 것 같다’고 비관할 정도였는데 중앙으로 뻗어야 할 오유진의 손이 우변으로 향했고 그 순간 왕천싱이 중앙 흑의 ‘두점머리’를 두드리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백이 도저히 살 수 없는 하변에서 패가 발생했고 팻감은 백이 많았다. 결국, 오유진은 하변 백 대마를 잡으면서 좌상일대에서 좌변 쪽까지 흘러나온 흑 대마를 넘겨주는 바꿔치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데 승부도 거기서 끝났다.

오유진이 무너지기 직전, 조혜연을 상대로 선전하던 후지사와 리나가 한걸음 먼저 돌을 거뒀다. 초반 좌상 쪽에서 중앙으로 흘러나온 흑 대마가 쫓기면서 고전하던 조혜연은 특유의 끈끈한 수읽기와 머리카락이 몽땅 젖을 만큼 혼신의 전력투구로 중앙에서 하변에 이르는 세력을 집으로 굳히면서 승기를 잡았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승리를 지켜냈다. 조혜연, 왕천싱의 연승으로 이미 승리가 결정된 <포항 포스코케미칼>은 장고대국의 강지수까지 <부안 곰소소금>의 2주전 허서현을 거세게 몰아붙여 3-0 퍼펙트승을 기록했다.

어느새 4라운드로 접어든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는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3승 무패의 <부안 곰소소금>에 패배를 안겨주면서 3승을 기록해 <서귀포 칠십리>, <서울 사이버오로>와 함께 네 팀이 3승 1패의 선두그룹을 형성하는 각축전의 양상이 됐다.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로 정규리그를 치러 포스시즌에 진출할 상위 4개팀을 가려낸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챔피언을 가린다. 우승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상금은 3000만원이다.

▲ 포스코케미칼은 사내 바둑마니아들이 많은 바둑명문. 경기가 펼쳐질 때마다 검토실을 찾는 팬도 가장 많다.


▲ 대화 중에 후지사와 리나가 불쑥 들어왔다. 엇, 오유진 선수 미안~ ^^;


▲ 돌 가리기는 언제나 번개처럼 지나간다. 방심하면 사진 한장 못 건진다. 오늘은 포스코케미칼의 선공.


▲ 김형환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


▲ 포스코캐미칼 2주전 강지수(오른쪽)의 선착. 상대는 곰소소금 2주전 허서현


▲ 오유진(오른쪽)은 왕천싱의 천적이라고 할 정도로 상대전적에서 많이 앞서 있다. 오늘은?


▲ 포스코케미칼 1주전 조혜연(오른쪽)에게도 일본여자바둑 정상 후지사와 리나는 쉽지 않은 상대였다.


▲ 4라운드 3경기의 하이라이트는 오유진-왕천싱의 대국.


▲ 포석, 감각, 멘탈까지 왕천싱의 전력분석표는 중국 여자바둑 정상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준다.


▲ 종반은 오유진의 영역. 끝내기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 때 이르게 오유진이 불리한 상황. 인공지능 돌바람은 왕천싱의 승리를 예고했는데..


▲ 왕천싱이 중앙에서 제자리걸음하는 사이 하변에 거대한 세력을 구축한 오유진의 필승지세가 됐다.


▲ 승부는 3국이 한발 먼저 끝났다. 조혜연의 진땀승.


▲ 끝내기의 여왕이 종반에 실족했다. 오유진은 승리를 눈앞에 두고 무너지고 왕천싱은 천적관계 극복의 계기를 만들었다.


▲ 잘 되는 집안은 합이 딱딱 맞는다. 포스코케미칼은 2주전 강지수까지 승리, 3-0 퍼펙트승을 기록했다.


▲ 포스코케미칼 승자인터뷰 중. "(왕천싱이 상대전적에서 많이 밀려)오유진을 피하고 싶었는데..근데 그게 그렇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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