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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제 최정, 영재 연합군을 물리쳤다

등록일 2019.06.07

6월 5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역대영재 vs 여자정상 연승대항전 최종국에서 최정 9단이 설현준 5단을 물리치고 여자정상팀의 최종 우승을 확정지었다.
6월 5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역대영재 vs 여자정상 연승대항전 최종국에서 최정 9단이 설현준 5단을 물리치고 여자정상팀의 최종 우승을 확정지었다.

6월 5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역대영재 vs 여자정상 연승대항전 최종국에서 최정 9단이 설현준 5단을 물리치고 여자정상팀의 최종 우승을 확정지었다.

 

최정 9단은 6월 2일 6국에서 박현수 3단에게 승리한 데에 이어서 3일의 7국에서 문민종 2, 4일의 8국에서 박상진 4단에게 이겨 3연승을 거뒀고결국 4연승으로 이번 대항전을 마무리 지었다.

 

이번 대항전의 출발은 역대영재팀이 좋았다선봉장으로 나선 박종훈 3단이 김혜민 8(당시)과 오정아 4단을 연속으로 물리쳤다여자정상팀에서는 김채영 5단이 등장해서 박종훈 3단의 3연승을 저지하고 급한 불을 껐지만 역대영재팀의 두 번째 선수인 박현수 3단이 김채영 5단을 물리치고 여자정상팀 2인자인 오유진 6단마저 물리치자 여자정상팀은 그대로 막판에 몰리고 말았다.

 

역대영재팀은 4명의 선수가 남았고여자정상팀은 1명의 선수만 남은 상황이때 일부 호사가는 이번 대항전이 미스 매치가 아니었냐고 얘기하기도 했다너무 일방적인 경기라는 얘기였다그렇지만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최정 9단이 남아 있는 만큼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라고 주장했다.

   

최정_9단.JPG

▲ 최정 9단은 세계대회 16강에도 몇 차례 올랐을 정도. 올해는 더 실력이 강해져서 여자 기사 중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최정 9단이 등장해서 연승을 거두고 팀의 승리를 결정지은 것이다사실 최정 9단의 역전 우승은 참가 선수들의 랭킹을 보면 어려운 예측이 아니었다대회가 시작한 5월 기준으로 최정 9단의 랭킹은 30역대영재팀에서 가장 랭킹이 높은 설현준 5단의 랭킹은 40위였다그 외의 역대영재팀 선수들은 박상진 4단이 74위였고박현수 3박종훈 3문민종 2단은 랭킹 100위 밖이다랭킹이 실력과 승패의 절대 변수는 아니지만랭킹 포인트가 크게 차이 나는 상대가 상위 랭킹자에 이기는 일은 흔하지 않고 보통 이변이라고 얘기한다.

 

다만 크게 두가지의 변수가 더 있었다앞의 대국은 며칠에 한번씩 대국했지만, 5국부터는 매일 진행됐기 때문에 대국자의 피로도가 하나이고두 번재는 최종 주자인 설현준 5단의 역대 전적이 최정 9단에게 2승으로 앞서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최정 9단은 이 두 가지 변수를 모두 힘으로 돌파했다. 6월 2일부터의 대국 중간에 4일 오전에는 여자바둑리그에서 김채영 5단과의 대국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4일간 5국의 대국을 모두 이긴 것이다설현준 5단과 대국에서 이전에 패했던 일들도 모두 2015, 2016년에 있었던 일로 최근의 대국이 아니었으므로 어찌 보면 큰 변수가 아니었다.

 

바둑의 내용으로 보면 최정 9단은 초반 포석에서 조금 안 좋게 풀린 경우도 있었는데이후 모두 힘바둑으로 전투를 벌여서 상대를 완전히 제압했다이는 과거 전성기 시절 루이나이웨이 9단의 바둑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즉 전투바둑으로만 비교한다면 여자 1인자들이 남자기사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대항전을 통해 최정 9단은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더 이상 신예기사들과는 비교 대상이 아님을 결과로 입증한 것이다한편으로 한국 바둑계는 양신(신민준신진서 9이후의 신예 기사 양성이라는 숙제를 더욱 무거운 과제로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다.

 

역대영재팀이라는 타이틀에서부터 이들 중 올해 우승자인 문민종 2단만 2003년생으로 영재 소리를 들을 나이이지다른 선수들은 지금쯤은 전성기에 접어들 나이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중국과 비교하면 중국은 2000년생 안팎의 선수들이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이미 세계 바둑계의 최정상으로 활약하고 있다.

 

언제까지 양신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는 법새로운 신예 강자가 출현해야 중국의 인해전술을 견딜 수 있을 것이다.

 설현준_5단.JPG

▲ 설현준 5단은 2013년 양신에 이어 2회 영재입단대회에서 프로가 된 이후 2017년 제5기 영재바둑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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