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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 인플러스, 영암 월출산 완파하고 3위로 한 계단 상승

등록일 2019.12.09

12월 9일 오전 10시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특별대국실(바둑TV 스튜디오)에서 2019 시니어바둑리그 13라운드 1경기, 한상열 감독의 <영암 월출산>과 박종열 감독의 <의왕 인플러스>의 제1~3국이 전개됐다. 두 팀은 전반기 6라운드 4경기에서 만나 <의왕 인플러스>가 2-1로 승리했다.

리그의 종착역에 닿기 전 14라운드(통합) 한 경기만 남겨둔 현재 팀 순위 4위(의왕 인플러스 6승 6패)와 5위(영암 월출산 5승 6패)에 올라있는 두 팀의 차이는 불과 1승. 두 팀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잡아야 하는 경기인데 특히, 전체 8개 팀 중에서 개인승수가 두 번째로 적은(15승) <영암 월출산>은 패하는 순간 14라운드와 상관없이 탈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더욱 절실하다.

돌을 가린 결과 <영암 월출산>의 선공(앞쪽이 영암 월출산, 괄호 안의 숫자는 리그 개인성적)인데 제1국 오규철(흑, 2지명 4승 7패)-조대현(백, 의왕 인플러스 3승 8패), 제2국 차민수(백, 1지명 8승 4패)-김종준(흑, 3지명 5승 6패), 제3국 김동면(흑, 3지명 3승 8패)-서봉수(백, 1지명 9승 2패)의 대진오더는 <의왕 인플러스>가 좋다. 상대전적으로만 보면 제1국의 오규철이 8승 7패로 조대현에 앞서고 제2국에서도 차민수가 2승 무패로 김종준에 앞선 <영암 월출산>이 제3국의 서봉수만 8승 무패로 확실하게 김동면을 누른 <의왕 인플러스>보다 유리해 보이지만 시니어들의 승부에서 간발의 차이로 앞서거나 두 판쯤 겨룬 상대전적은 비교자료로서 별 의미가 없다. 오히려 그동안 확실하게 압도해온 서봉수의 1승이 유력하고 제1국의 조대현이 전반기 6라운드 경기에서 오규철을 꺾었기 때문에 승부예측에선 <의왕 인플러스> 쪽으로 기운다.

사실, <영암 월출산>의 대진오더가 좋지 않다는 근거는 하나 더 있다. 제2국의 차민수와 맞선 김종준이 전형적인 힘바둑이라는 점. 호전적이고 기세를 중시하는 차민수는 초반이 잘 풀리지 않으면 급격하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는데 들소처럼 뚝심으로 밀어붙이는 김종준이 초반부터 인파이팅으로 몸싸움을 걸어오면 고전할 가능성이 높아 조심해야 한다. <영암 월출산>의 ‘불운한 1지명 전담맨’ 김동면은 <의왕 인플러스>의 1지명 서봉수보다는 김종준이 잘 맞는 상대다(실제로 전반기에 영암 월출산의 1승은 김동면이 김종준을 꺾은 대국이었다). 관전자가 예상하는, <영암 월출산>의 최상의 오더는 차민수-조대현, 김동면-김종준, 오규철-서봉수의 카드다. 물론, 확실하게 이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이런 오더라면 해볼 만한 승부다.

바둑TV 해설진(진행-하호정, 해설-김영환)이 관심을 가진 하이라이트는 전반기의 리턴매치로 펼쳐진 제1국 오규철-조대현의 2지명 맞대결이다. 상대전적에선 오규철이 앞서 있었으나 이 대국에선 조대현이 이겼다. 반드시 이겨야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영암 얼출산>으로서는 오규철이 전반기의 패배를 설욕해야 한다. 대국 초반은 좌, 우상귀를 도려낸 흑(오규철)의 실리와 상대에 큰 세력을 형성한 백(조대현)의 두터움으로 갈라지는 구도. 백이 우변 흑의 진영에 뛰어들어 타개해 나오는 과정에서 우변이 통째로 흑의 집으로 굳어지면서 흑 우세의 국면이 됐는데 중앙에서 흑이 5점을 살리려는 ‘소탐대실’을 범하면서 좌하일대 백의 세력이 고스란히 집으로 굳어버리고 중앙 백의 벽이 두터워지면서 큰 집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상변 백의 집까지 최대한 불어나 형세역전의 상황이 됐다.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흑의 전세가 점점 어려워질 때 제3국이 가장 먼저 끝났다. 예상대로 서봉수의 승리. 초반부터 종반까지 우세를 잃지 않고 쭉 밀어붙인 완승이었다.

설상가상, 눈 쌓인 땅에 서리 내린다는 속담처럼 남은 두 대국도 <영암 월출산>의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제2국 김종준-차민수의 대국은 우려가 사실로 바뀌었다. 초반 우상귀로부터 우변, 우하귀 쪽으로 들불처럼 번진 육박전에서 흑(김종준)이 거칠게 밀어붙여 백 대마가 사방에서 쫓겨 다니는 고전의 양상. 결국, 백의 모든 돌들이 살아가기는 했으나 그 와중에 집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됐고 더 견디지 못한 백이 돌을 거두었다. <의왕 인플러스> 승리 확정. 7승 고지를 밟으며 경기가 없는 <의정부 희망도시>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선 <의왕 인플러스>는 조금씩 부진 회복의 기미를 보인 2지명 조대현이 오규철을 꺾어 팀의 3-0 완봉승을 마무리하면서 개인승수 20승을 확보,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패한 <영암 월출산>은 최종 14라운드 통합경기에서 3-0의 승리를 거두고 다른 팀의 성적을 따져봐야 포스트시즌 진출의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

2019 NH농협은행 시니어바둑리그의 대회 총규모는 지난 대회보다 1억 3000만원이 증액된 5억 4000만원이며 우승상금은 3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500만원이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승자 65만원, 패자 35만원의 대국료가 별도로 책정됐다. NH농협은행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시니어바둑리그의 모든 경기는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바둑TV가 영상으로 생중계한다.

▲ 한 경기(14라운드 통합)만 남겨준 2019 시니어바둑리그의 각 팀 순위.


▲ 2019 시니어바둑리그의 개인성적 순위. 다승왕은 신기록행진 중인 12연승의 김수장이 사실상 확정됐고 2위 다툼이 치열하다.


▲ 대진오더는 <의왕 인플러스>가 유리하다. 서봉수의 1승이 유력하고 남은 두 판은 <영암 월출산>이 간발의 차이로 앞서 있으나 결과는 예측불허.


▲ 대국개시 선언을 위해 대기 중인 박성수 심판위원.


▲ 오규철(흑)이 전반기에 조대현(백)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해야 <영암 월출산>에 희망이 생긴다.


▲ 상대전적은 차민수가 2-0으로 앞서 있으나 이 승부, 만만치 않다. 대국상성을 따져봤을 때 김종준은 대단히 까다로운 상대다.


▲ 불운도 이런 불운이 없다. 어떻게 귀신처럼 1지명하고만 붙게 되나? '불운한 1지명 전담맨'이 돼버린 3지명(김동면)에게 응원의 박수를..


▲ 하이라이트는 오규철(흑)-조대현(백)의 리턴매치로 벌어진 제1국. 전반기에선 조대현이 이겼다.


▲ 예상대로 제3국이 가장 먼저 끝났다. 서봉수가 10승 고지로 올라섰다.


▲ 들소 같은 김종준이 막강한 뚝심으로 '올인의 승부사' 차민수를 꺾었다.


▲ 까다로운 상대를 만났는데 컨디션도 좋아 보이지 않은 차민수. 평소에 보여주었던 강인한 반면운영이 아니었다.


▲ 2지명 조대현이 부진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기미를 보여주며 팀의 완봉승을 마무리했다. 2지명만 제대로 살아나면 포스트시즌의 <의왕 인플러스>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 초반에 우위를 점해놓고 중앙경영의 실패로 역전패한 '무등산 검객' 오규철.


▲ 선수 전원 승리로 개인승수 20승을 확보한 <의왕 인플러스>가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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