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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또 역전...포스코케미칼, 준플레이오프 진출

등록일 2020.02.06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와일드카드결정전 2차전
포스코케미칼, 홈앤쇼핑에 3-1...7일부터 셀트리온과 준PO 3연전


부활된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 정규리그 5위 포스코케미칼이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전으로 나아갔다. 6일 오전 11시부터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와일드카드결정 2차전에서 홈앤쇼핑을 3-1로 꺾었다.

와일드카드결정전은 4위팀에게 1승(또는 1무)만 해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어드밴티지를 주는 시스템. 이런 불리함을 딛고 1.2차전을 모두 승리한 포스코케미칼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해 3위 셀트리온과 3연전을 치른다.

▲ 오전 11시 정각에 동시 시작한 1`3국에서 포스코케미칼이 2-1로 우위를 잡았다.


전날 1차전이 '설욕' 시리즈였다면 2차전은 '역전' 시리즈라 할 만했다. 팀 승부도 선취점을 내준 다음 3연승하는 스토리였고 내용면에서도 역전극이 줄을 이었다.

양 팀의 2차전 오더가 흥미로웠다. 포스코케미칼은 전날 압승을 거둔 1~3국의 오더를 똑같이 냈다. "고민을 해봤지만 답이 없어 '엣다,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오더를 냈다"고 이상훈 감독은 배경을 밝혔다. 반면 홈앤쇼핑은 예상대로 오더에 상당한 변화를 줬다.

2시간 장고판 전문 한태희 7단만 그대로 둔 채 전날 출전하지 못했던 주장 이영구 9단과 3지명 한승주 7단을 전반부 2국과 3국에 배치했다. 이 결과 2시간 장고대국(1국)에서 홈앤쇼핑의 한태희 7단과 포스코케미칼 박건호 4단이 이틀 연속, 정규시즌까지 포함하면 4번 연속 대결하는 매우 보기 드문 일이 펼쳐졌다.

▲ 2월 랭킹이 15계단(21위) 수직 상승한 한승주 7단이 기세의 선취점을 올렸다. 빠른 스텝과 전투력으로 변상일 9단을 압도하며 144수의 단명국으로 판을 끝냈다.


시작은 홈앤쇼핑이 좋았다. 3지명 한승주 7단이 지명과 랭킹, 상대전적(2승6패) 등 모든 면에서의 열세를 딛고 포스코케미칼 1지명 변상일 9단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내용에서도 불과 1시간 5분, 144수 만의 한판승. "훌륭한 내용으로 대어를 낚았다"는 중계석의 칭찬이 메아리쳤다.

이즈음 2시간 장고대국의 한태희가 크게 우세했고, 때마침 주장 이영구 9단도 역전한 상황이었다. 홈앤쇼핑은 은근히 3-0 승리도 기대하며 보름달 같은 희망을 키워나갔다.

▲ 객관적 지표에서 뒤진 이창석 5단(왼쪽)이 이영구 9단을 잡은 동점타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낙관하는 바람에 역전당했다가 승부수가 통했다"는 국후 감상.


하지만 이것이 전부였다. 이후는 포스코케미칼의 잇단 역전승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3지명 이창석 5단이 홈앤쇼핑 주장 이영구 9단을 꺾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다음, 2시간 장고대국에서 박건호 4단이 전날에 이어 다시 한태희 7단을 눌렀다. 한 때 AI 승률 90% 이상을 보였던 한태희는 스스로도 믿기 힘들 정도로 무너지자 후반부에 여러차례 실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결정판이 된 4국은 최철한-김명훈의 대결. 나와야 할 선수들이 나왔다. 쌍방 힘을 위주로 하는 파이터들의 대결답게 한 수 삐끗하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공방전이 펼쳐졌다. 그 과정에서 몰아붙이던 김명훈이 판을 끝낼 수 있는 수를 놓쳤다. 자신에게도 팀에게도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오후 5시 20분. 옥쇄의 길을 택한 김명훈이 항서를 쓰면서 포스코케미칼의 3-1 승리가 확정됐다.

▲ 정규리그에서 두 번, 포스트시즌에서 두 번. 양 팀 감독과 선수의 오기가 어우러진 '오픈 카드'같은 대결은 2패 후 2승을 거둔 박건호 4단(오른쪽)이 최후의 승자가 됐다.


와일드카드전을 제압한 포스코케미칼은 정규리그 3위 셀트리온과 7일부터 준플레이오프 3연전을 벌인다. 정규시즌에선 포스코케미칼이 두 경기 모두 3-2로 승리한 바 있다. 승장 이상훈 감독은 "셀트리온에는 정규시즌 때 2승을 거두긴 했지만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고 당일 컨디션이 중요한 만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 매 경기 5판 3선승제로 치르는 포스트시즌은 오전 11시에 1~3국을 동시에 시작한 다음 그 결과에 따라 4국과 5국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 장고 A: 2시간, 장고 B:1시간, 속기 10분.




▲ 정규리그에서 거둔 8승이 모두 3-2 스코어일 정도로 아슬아슬한 승부를 펼쳤던 포스코케미칼은 단기전인 포스트시즌 들어 강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 KB리그에 신규 입성한 홈앤쇼핑은 5위로 첫 시즌을 마쳤다.


▲ "변상일 9단이 졌을 때 오늘은 힘들겠다 생각했는데 다행히 이창석 선수가 상대편 주장을 잡아줘서 쉽게 간 것 같다. 연달아 대국을 하게 되어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이 가장 신경 쓰인다." (이상훈 감독)

"주장하고 두니까 부담이 덜했던 것 같다. 팀원들을 믿고 둔 게 이긴 요인이 된 것 같다. (이창석 5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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