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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EDGC, 강호 여수 거북선 완파하고 3위 도약

등록일 2020.06.12

6월 12일(금요일) 오후 6시 30분, 서울 홍익동 소재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여수 거북선(이현욱 감독)과 인천 EDGC(조연우 감독)의 4라운드 2경기가 펼쳐졌다. 두 팀은, 팀 승수는 2승 1패로 같고 개인승수에서 여수 거북선이 1승 앞서는, 치열한 3, 4위 경쟁을 벌이고 있어 이 경기의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이현호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과 함께 시작된 1~3대국의 오더 역시 흥미롭다. 장고대국으로 펼쳐지는 제1국은, 힘을 앞세운 ‘파워펀처’ 박태희(인천 EDGC 2지명, 1승 2패)와 쉽게 무너지지 않는 끈끈한 기풍의 이영주(여수 거북선 3지명, 2승 1패)가 어떤 승부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상대전적은 박태희 기준 1승 1패.

제2국은 조승아(인천 EDGC 1지명, 2승 1패)와 송혜령(여수 거북선 2지명, 2승 1패)의 격돌. 1지명과 2지명의 싸움이지만 지난해 두 선수 모두 2지명이었고 송혜령이 사실상 인제 하늘내린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중량감이나 역할에 별 차이가 없다. 두 선수 모두 반면운영과 행마의 균형 감각이 좋으나 조승아가 기복이 없는 데 반해 송혜령은 좋을 때와 나쁠 때 감정의 높낮이가 가파르다는 흠이 있다. 조승아가 대 송혜령전 4승 무패, 천적관계를 이룬 이유도 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송혜령으로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

제3국에선 김혜민(여수 거북선 1지명, 2승 1패)과 강지수(인천 EDGC 3지명, 1승 1패)가 맞붙었다. 1지명과 3지명의 차이가 있고 여자바둑리그에서 6년째 1지명의 자리를 지켜온 김혜민의 기량과 관록이 앞서 있긴 해도 지난해 명문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2지명을 맡을 정도의 역량과 성장성을 인정받은 강지수 역시 가볍게 볼 상대는 아니다. 상대전적은 김혜민 기준 1승 1패. 역시 만만치 않다. 병법의 상례로는, 상대 팀 1지명에게 3지명을 붙이고 1, 2지명을 상대 팀 2, 3지명과 겨루게 한 인천 EDGC가 다소간 편해 보이지만 감정의 파도를 타는 사람의 승부는 왕왕 통계를 벗어나기 때문에 어느 한 팀의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바둑TV 중계팀(진행-김여원, 해설-백홍석)이 주목한 하이라이트는 역시 송혜령(흑)과 조승아의 대국. 결론부터 말하면 송혜령, 통한의 역전패다. 종반까지 송혜령이 연패의 사슬을 끊는 완승무드였다. 송혜령은 대국 초반 우하 쪽 포석단계에서 작심한 듯 신중한 고심을 거쳐 백의 침투와 삭감에 단호하게 맞서 우하일대에 큰 집을 확보했고 우변, 중앙 접전까지 강하게 치고 나가 조승아를 벼랑 끝까지 몰아세웠다. 우중앙 흑 대마의 차단을 노린 백의 기습에, 상변 선제공격으로 예봉을 꺾어 그대로 승리하는가 싶은 순간 변화가 발생했다. 흑이 쉬운 타협으로 승리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도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다가 상변 패싸움에서 손해를 자초했고 중앙 대마를 살리는 과정에서 몸집이 커진 흑 일단이 끊겨 수상전의 형태가 되면서 순식간에 형세가 뒤집혔다. 송혜령은 오버페이스로 역전을 허용한 상심과 자책으로 수상전을 하지 않고 그대로 돌을 거두었다. 조승아, 천신만고 끝에 대 송혜령전 5연승.

관심대국이었던 제2국에서 송혜령이 패하면서 승부의 저울추는 인천 EDGC로 크게 기울었다. 여수 거북선의 1지명 김혜민의 대국과 무관하게, 종반을 향하고 있는 제1국에서 인천 EDGC박태희(흑)의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상변 백과 하변 흑의 큰 세력으로 맞선 대회전의 승부는 중앙에서 윤곽이 드러났다. 난전에 강한 박태희가 중앙전투에서 승기를 잡았다. 중앙 백을 공격하면서 상변 백 세력을 관통해 사실상 승부 끝. 이후 이영주의 끈끈한 추격전이 펼쳐졌으나 휴식기의 공백을 벗어던지고 실전감각을 완전히 회복한 박태희가 실수하지 않고 침착하게 잘 마무리했다. 여수 거북선이 1, 2지명을 출격시킨 제1, 2국 제압해 승리 확정.

팀의 승부와 무관하게 된 제3국에선 인천 EDGC의 3지명 강지수가 여수 거북선의 1지명 김혜민을 꺾어 팀의 완봉승을 결정했다. 시종 치열한 난타전이었다. 상변 전투에서 형성된 흑의 철옹성에서 흘러나온 백 일단이 몸집을 불린 채 중앙에 갇히면서 백의 비세. 꼬리를 큼지막하게 뜯긴 채 대마는 살았으나 그 와중에 취약해진 좌상귀, 좌하 쪽 백 대마가 모두 패에 걸려 백의 가시밭길이 이어졌다. 2라운드에서 역전패해 3라운드를 쉬고 돌아온 강지수는 몰라보게 침착해진 모습으로 마지막까지 실수하지 않고 백 대마를 공략해 완승을 거두었다. 인천 EDGC는 이 승리를 발판으로 3위로 올라섰고 ‘이기든 지든 3-0’이라는 이현욱 감독의 하소연처럼 극심한 기복을 보인 여수 거북선은 4위로 내려앉았다.

2020 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 총 56경기, 168국으로 3판 다승제(장고 1국, 속기 2국)로 겨루며 두 차례의 통합라운드를 실시한다. 9월에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정규리그 상위 4개팀이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으로 열리는 스텝래더 방식으로 여섯 번째 우승팀을 가려내는데 단판으로 열렸던 준플레이오프는 2경기로 늘렸다. 3위 팀은 1경기 승리 또는 무승부일 때, 4위 팀은 2경기 모두 승리해야만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을 수 있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은 전년과 동일한 3경기로 열린다. 바둑TV를 통해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에 중계됐던 여자바둑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목~일요일 오후 6시 30분으로 옮겨 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상금은 각 순위별 500만원 인상해 우승팀에게는 5500만원이, 준우승 3500만원, 3위 2,500만원, 4위 1,500만원이 주어진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책정되는 대국료는 전년과 동일한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이다.

▲ 오늘은 돌아온 황제 조훈현 9단에 대해서 토론을..읭? 이게 아닌가. 언제나 화기애애한 여수 거북선.


▲ 일단, 거북선 타고 3위까지만 가보자고. 똑바로 안 하면 내가 또 나갈 거야(4지명 김은선), 알았지? 인천 EDGC.


▲ 네, 한 팀은 3위가 되고 한 팀은 4위가 되겠군요. 이현호 심판위원. 두 팀 모두 파이팅입니다.


▲ 여수 거북선 3지명 이영주(백)의 힘찬 착수. 인천 EDGC 2지명 박태희와는 1승 1패 호각의 상대전적.


▲ 실전감각을 완전하게 되찾은 것으로 보이는 박태희. 시동걸었어. 이제부턴 연승이다.


▲ 4연패라니, 더 이상은 안 되지. 오늘은 내가 꼭 이길 거야. 여수 거북선 2지명 송혜령.


▲ 지난해 서귀포 칠십리 2지명에서 올해 인천 EDGC 1지명으로 옮겨와 어깨가 무거운 조승아. 양보는 없어요.


▲ 조승아가 대 송혜령전 5연승을 이어갔다. 이겼지만 종반까지 패색이 짙었던 바둑. AI 승률이 한때 10%대로 곤두박질했었는데 그걸 뒤집었다.


▲ 전장의 상흔이 뚜렷해지고 패자의 윤곽이 점점 흐려진다. 너무 아쉬운 송혜령. 연패의 사슬을 끊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거였나.


▲ 연승 시동 걸었다니까요. 힘을 앞세우는 박태희(인천 EDGC)는 전투에서 빛난다. 중앙을 장악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 중앙 탈출을 좀 더 효과적으로 했어야 했는데. 상변이 뚫리는 순간 패색이 짙어진 이영주(여수 거북선).


▲ 감상을 주고받기에는 전장의 포연이 너무 자욱하다. 소감 몇 마디 나누고 바로 돌을 걷은 김혜민(여수 거북선)과 강지수(인천 EDGC)의 제3국.


▲ 3지명이 1지명을 꺾었다. 2라운드 역전패를 한풀이 하듯 폭풍처럼 몰아친 강지수(인천 EDGC).


▲ 컨디션은 뭐 좋지도 나쁘지도 않아요. 초반부터 어려웠는데 종반에 난전이 되면서 역전할 수 있었어요. 인천 EDGC 조연우 감독과 1지명 조승아 인터뷰.



▲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 4라운드 2경기가 끝난 현재 각팀 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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