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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은 살아 있다...이창호, 다시 최정 제압

등록일 2020.12.07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2라운드 4경기
정관장천녹, 컴투스타이젬에 3-2 승


대진만 봐도 설레이는 매치. '전설' 이창호 9단과 '여제' 최정 9단이 다시 얼굴을 마주했다. 두 스타기사는 6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2라운드 4경기에서 1시간 장고대국에 출전해 3시간 24분간 대국했다.

이창호-최정의 재회는 이벤트매치였던 6월의 '이유대결' 이후 딱 6개월 만이다. 공식대국에서는 2016년 바둑리그에서 딱 한차례 만나 이창호 9단이 이긴 바 있다. 이벤트대국을 포함한 상대전적은 이날 대국 전까지 이창호 기준으로 4승1패.

▲ 개막 경기에서 나란히 1패를 안은 신생팀 컴투스타이젬과 전통의 정관장천녹이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맞섰다.


뜨거운 관심 속에 시작종을 울린 바둑은 대마공방으로 이어지면서 치열했다. 어지간한 타이틀 결승전을 방불케했다. 공히 하나만 주어지는 1분 초읽기로 3시간 넘게 사력을 다했다. 대마가 잡힐 뻔한 위기를 최정 9단이 넘기면서 분위기가 돌아서는 듯했으나 이후 이창호 9단의 승부호흡이 대단했다. 217수 만에 이창호 9단의 불계승.

승리한 이창호 9단의 소감을 듣고 싶었으나 대국 후 산책을 나가느라 이뤄지지 못했다. 이희성 해설자는 "최정 9단이 오늘 대국을 앞두고 국대팀에서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이었는데 이창호 9단의 수읽기와 후반의 냉정한 마무리가 보다 빛났다"고 평했다. 지난 경기에서도 김지석 9단의 대마를 거의 잡을 뻔했던 이창호 9단이다.

▲ 바둑리그 원년부터 17년 연속 개근에 6년 연속 정관장의 유니폼을 입은 이창호 9단. 4지명으로 출발하는 올해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출사표를 적어냈다.


최명훈 감독, "이런 스코어는 처음" 함박웃음

판판이 동급 대결의 색채가 짙었던 팀 승부에선 정관장천녹이 컴투스타이젬을 3-2로 눌렀다. 개막 이후 여덟 경기 연속 등장한 3-2 스코어. 2015년의 7경기 연속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정관장천녹이 1~3국을 연승하며 팀 승부는 조기에 결정났지만 대국은 밤 10시 27분까지 이어졌다.

이창호 9단의 선취점에 주장 이동훈 9단의 반집승, 장고A에서 백홍석 9단의 역전승이 차례로 이어졌다. 컴투스타이젬은 후반 속기전에서 한승주 7단과 심재익 4단이 분전했지만 승부가 끝난 뒤였다. 경기 시작 한참 후에도 "다섯 판 모두 알 수 없다"며 긴장을 풀지 않았던 최명훈 감독은 때이른 3-0 스코어에 "작년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라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 '장고 전문'과 '속기 전문'이 마주한 동문선후배 대결에서 한 살 위 백홍석 9단(왼쪽)이 상대 1지명 이영구 9단을 잡는 투혼을 발휘하며 8승8패의 균형을 깼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네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다가오는 목요일부터 3라운드에 들어간다. 대진은 바둑메카의정부-컴투스타이젬(10일), 수려한합천-한국물가정보(11일), 셀트리온-정관장천녹(12일), 포스코케미칼-킥스(13일).

2020~2021 KB리그의 팀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판 승패에 따라 장고판은 360만원과 70만원, 속기판은 320만원과 60만원의 대국료를 차등 지급한다.

▲ 장고 A: 각 2시간, 장고B: 각 1시간, 속기: 10분, 40초 초읽기 5회


▲ 주장전으로 착각할 만큼 무게가 실린 대국에서 이동훈 9단(왼쪽)이 나현 9단을 상대로 반집승, 상대전적 5연승(통산 9승4패)을 달렸다. 이동훈은 개막 2연승, 나현은 2연패.


▲ 컴투스타이젬의 '키맨' 한승주 7단(오른쪽)이 전기 신인왕 문유빈 4단을 불계로 꺾고 시즌 첫승을 신고.


▲ 심재익 4단(왼쪽)은 올 들어 환골탈태한 느낌이다. 두 달 동안 랭킹을 23계단이나 끌어올리며 현재 32위. 이날은 자신보다 지명.랭킹에서 모두 위인 김명훈 7단의 손을 꽁꽁 묶으며 리그 2승 포함 11연승을 달렸다.


▲ 아직은 승리의 연결고리가 매끄럽지 않아 보이는 컴투스타이젬(2패). 그 와중에 심재익의 활약은 큰 위안이자 수확.


▲ 지난 시즌 내내 최하위에 머물렀던 정관장천녹. 두 경기 만의 첫승(그것도 3-0으로)이 기쁠 수밖에 없다.


▲ "운도 따랐지만 비슷한 레벨의 느낌이 나는 1~3국에서 우리 선수들의 정신력이 조금 더 앞선 것 같다"고 말한 정관장천녹의 최명훈 감독(오른쪽)과 3지명 백홍석 9단.


▲ 올해 50승으로 신진서 9단에 이어 2위. 여자바둑에선 더 이룰 목표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 전설은 살아 있다. 그리고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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