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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토스 받은 심재익, 결승점 스파이크

등록일 2020.12.11

2020-2021 KB국민은행바둑리그 3라은드 1경기
컴투스타이젬, 바둑메카의정부에 '2패 후 3연승'


철석같이 믿는 팀의 1.2지명이 시작하자마자 연패를 당했다. 이렇게 지면 개막 3연패. 이 때의 절망감은 어떠할 것인가. 그런데 이후 팀의 3~5지명이 하나 같이 난적들을 꺾고 승리한다면 그 짜릿함은 또 무엇으로 표현할 것인가.

시즌 첫 '2패 후 3연승'이 나왔다. 점점 짙어지는 세밑 분위기에서도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는 KB리그, 10일 저녁 포문을 연 3라운드 첫 경기에서 컴투스타이젬이 절망과 환희의 롤러코스트를 탄 끝에 바둑메카의정부를 3-2로 꺾었다. 먼저 두 판을 잃은 후에 내리 세 판을 가져온 역전극이었다.

▲ 바둑메카의정부는 개막 2연승. 컴투스타이젬은 2연패. 같은 신생팀이지만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두 팀의 대결에서 올 시즌 첫 대역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컴투스타이젬은 장고B에서 2지명 나현이 이원영에게 단명국으로 패하고, 1지명 맞대결에서 이영구가 김지석에게 완패하면서 때이른 벼랑으로 몰렸다. 남은 세 판은 두 판의 동지명 대결을 포함해 하나 같이 만만치 않은 대진.

그런데 이 모두를 컴투스타이젬이 차례로 쓸어담았다. 최정이 2시간 장고대국에서 박상진을 꺾고 역전의 발판을 만든 다음 한승주가 문민종과의 첫 대결에서 쾌승을 거뒀다.

▲ 지난 두 경기에서 아쉬운 승부를 펼쳤던 최정 9단이 자신보다 5살 아래인 박상진 4단을 상대로 시즌 첫승을 따냈다. "좋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중반 들어 승부처에서의 타개가 잘 되면서 이길 수 있었다."는 국후 소감이 있었다.


거침 없는 연승...심재익의 '재발견'

수훈은 팀의 막내이자 5지명 심재익이었다. 상대 2지명이면서 랭킹도 13위로 자신(32위)보다 한참 위인 설현준을 상대로 결승점을 수확했다. 올 들어 '괄목상대'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약진하고 있는 심재익은 리그 3연승 포함 국내외 기전 12연승을 달렸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첫승에 목말라 있던 컴투스타이젬은 3연패의 문턱에서 기사회생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짧은 14라운드로 펼쳐지기 때문에 초반 3연패는 치명적이다. 바둑메카의정부는 신바람나는 2연승의 기세가 뜻하지 않은 곳에서 꺾였다.

▲ 양 팀의 '키맨' 대결에서 한승주 7단(오른쪽)이 글로비스배가 낳은 스타 문민종 3단을 161수의 단명국으로 꺾었다. 중반에 보기 드문 축 착각을 범한 문민종은 망연자실, 자멸의 길을 걸었다. 아직 17세의 어린 나이. 돌을 놓는 손끝이 연신 떨리는 게 화면으로도 나타났다.


어찌됐건 결과는 또 3-2 다. 바둑리그 사상 초유의 박빙 승부가 9경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 그 끝은 어디일까. 지난 경기에서 이소용 진행자가 물었다. "올해 과연 5-0 스코어를 볼 수 있을까요". 유창혁 9단이 답했다. "볼 수 있겠죠. 나올 겁니다. 전혀 뜻하지 않은 곳에서."

11일엔 수려한합천(고근태 감독)과 한국물가정보(한종진 감독)가 3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강유택-허영호(2:2), 박진솔-박하민(0:1), 윤준상-신민준(3:3), 박정환-강동윤(7:8), 송지훈-안정기(2:3, 괄호 안은 상대전적).

▲ 장고 A: 각 2시간, 장고B: 각 1시간, 속기: 10분, 40초 초읽기 5회


▲ 같은 2패자끼리의 대결에서 '의정부 출신' 이원영 8단(왼쪽)이 지명.랭킹에서 모두 위인 나현 9단을 꺾고 복귀 후 첫승을 신고했다.


▲ 김지석 기준으로 상대전적 8승10패(랭킹도 이영구가 7위로 하나 위). 약간 의외일 정도로 이영구와 쉽지 않은 승부를 펼쳐온 김지석 9단(오른쪽)이 쾌조의 컨디션으로 승리하며 3연승. 이영구 9단은 1승2패.


▲ 동생이 응원 나온 기를 받은 걸까. 짜릿한 첫승의 기쁨을 맛본 컴투스타이젬. 왼쪽부터 안형준 감독, 위태웅 3단, 안 감독의 '동생' 안성준 9단(킥스팀 주장), 퓨처스리거 오유진 7단.


▲ 경기 중의 최정 9단. "오더는 감독님에게 맡기고 전혀 신경 안 써요." "다른 건 몰라도 팀 분위기 하나 만큼은 우리팀이 최고이지 않을까요"


▲ "첫승이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아직도 얼떨떨하다." (안형준 감독. 왼쪽)

"(-이번에 '감독님이 원하시는 만큼 이기겠다'는 출사표를 써냈는데 목표는) 전승입니다. (심재익 4단. 오른쪽)


▲ 우리는 '형제'. 팀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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