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경기 연속 3-2...이 와중에도 '물가'는 달렸다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3라운드 2경기
한국물가정보, 수려한합천에 3-2 승
낮에 중국리그를 두고 밤엔 바둑리그를 둔다. 이전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언택트 시대'가 불러온 풍경이다. 예전 같으면 한 쪽의 대국이 끝나면 허겁지겁 밤 비행기를 타고 반대편으로 이동했어야만 했다. 지금은 편하게 한국기원에 나와 온라인으로 대국한다. 올해 중국리그에서 우리 선수들의 성적이 전반적으로 좋은 데는 이런 환경적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코로나가 준 혜택(?)이라고나 할까.
11일 저녁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3라운드 2경기에선 그렇듯 일상화된 방식으로 중국리그를 둔 두 기사가 밤에 바둑리그에서 조우하는 진기한 일이 벌어졌다. '양 리그 동시 더블 헤더'라는 이색 기록을 남긴 주인공은 박정환 9단과 강동윤 9단. 그렇잖아도 빅매치에 이런 배경까지 더해지면서 둘의 대국이 단연 관심판으로 떠올랐다.
상대전적은 강동윤 기준으로 8승7패. 올해도 강동윤이 2승1패로 앞선 가운데 맞은 네 번째 대결이었다. 바둑동네에선 알아주는 절친이지만 바둑판 앞에만 앉으면 진땀이 흐르고 숨이 턱턱 막히는 승부를 펼쳐온 두 사람이었기에 이번에도 반집을 다투는 긴 승부가 예상됐다.
하지만 뜻밖이었다. 백을 들고 박정환의 까다로운 변화구를 잘 막아내던 강동윤이 AI 승률 90%인 상황에서 훌쩍 상대 진영에 뛰어드는 모험을 강행했다. 안 되는 수였다. 순식간에 큰 손해를 봤다. 찬물을 뒤짚어 쓴 듯 승부 의욕이 가실 수밖에 없었다. 오래가지 않았다. 박정환이 175수째를 놓은 시점에 힘없이 돌을 거뒀다. 밤 9시54분. 개전 1시간 24분 만에 나온 강동윤답지 않은 승부요, 항복선언이었다.
위기에서 빛난 안정기의 안정감
팀 승부에선 한국물가정보가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보였다. 최종국까지 가는 승부 끝에 강력한 경쟁자 수려한합천을 따돌렸다. 박하민이 장고A에서 박진솔을, 주장 신민준이 '끝장 승부의 달인' 윤준상을 잡으면서 선제 2승. 쉬운 승리가 보이는 듯했으나 이후 수려한합천의 강유택, 박정환에게 연달아 패점을 허용하면서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마지막 판마저 수려한합천이 가져간다면 전날에 이어 연속 '2패 후 3연승'이 벌어질 참이었다.
이 위기의 순간에 97년생 4지명 안정기 6단이 큰 일을 해냈다. 동지명 대결에서 자신보다 랭킹이 위인 송지훈 6단을 꺾고 팀 승리를 가져왔다. 승부는 일찌감치 안정기쪽으로 기울었지만 결과가 확정될 때까진 제법 시간이 걸렸다. 밤 11시를 약간 넘긴 시각,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진 송지훈이 항복을 표하면서 승부 종료. 이번 시즌 두 번째 최장 기록이 씌여졌다.
스코어는 또 한번 3-2를 그렸다. 10경기 연속이다. 이런 피말리는 승부의 연속선상에서도 한국물가정보는 개막 3연승을 달리며 돋보이는 행보를 펼쳤다. 다른 7개 팀이 전부 한 두개씩 패점을 안은 상태이므로 남은 3라운드 경기와 관계없이 유일한 무패팀이자 단독 선두다. 수려한합천은 2승1패.
12일엔 셀트리온(백대현 감독)과 정관장천녹(최명훈 감독)가 3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원성진-이동훈(5:2), 이태현-김명훈(0:1), 신진서-문유빈(0:0), 조한승-이창호(14:26), 강승민-백홍석(1:3, 괄호 안은 상대전적).
한국물가정보, 수려한합천에 3-2 승
낮에 중국리그를 두고 밤엔 바둑리그를 둔다. 이전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언택트 시대'가 불러온 풍경이다. 예전 같으면 한 쪽의 대국이 끝나면 허겁지겁 밤 비행기를 타고 반대편으로 이동했어야만 했다. 지금은 편하게 한국기원에 나와 온라인으로 대국한다. 올해 중국리그에서 우리 선수들의 성적이 전반적으로 좋은 데는 이런 환경적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코로나가 준 혜택(?)이라고나 할까.
11일 저녁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3라운드 2경기에선 그렇듯 일상화된 방식으로 중국리그를 둔 두 기사가 밤에 바둑리그에서 조우하는 진기한 일이 벌어졌다. '양 리그 동시 더블 헤더'라는 이색 기록을 남긴 주인공은 박정환 9단과 강동윤 9단. 그렇잖아도 빅매치에 이런 배경까지 더해지면서 둘의 대국이 단연 관심판으로 떠올랐다.
상대전적은 강동윤 기준으로 8승7패. 올해도 강동윤이 2승1패로 앞선 가운데 맞은 네 번째 대결이었다. 바둑동네에선 알아주는 절친이지만 바둑판 앞에만 앉으면 진땀이 흐르고 숨이 턱턱 막히는 승부를 펼쳐온 두 사람이었기에 이번에도 반집을 다투는 긴 승부가 예상됐다.
하지만 뜻밖이었다. 백을 들고 박정환의 까다로운 변화구를 잘 막아내던 강동윤이 AI 승률 90%인 상황에서 훌쩍 상대 진영에 뛰어드는 모험을 강행했다. 안 되는 수였다. 순식간에 큰 손해를 봤다. 찬물을 뒤짚어 쓴 듯 승부 의욕이 가실 수밖에 없었다. 오래가지 않았다. 박정환이 175수째를 놓은 시점에 힘없이 돌을 거뒀다. 밤 9시54분. 개전 1시간 24분 만에 나온 강동윤답지 않은 승부요, 항복선언이었다.
위기에서 빛난 안정기의 안정감
팀 승부에선 한국물가정보가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보였다. 최종국까지 가는 승부 끝에 강력한 경쟁자 수려한합천을 따돌렸다. 박하민이 장고A에서 박진솔을, 주장 신민준이 '끝장 승부의 달인' 윤준상을 잡으면서 선제 2승. 쉬운 승리가 보이는 듯했으나 이후 수려한합천의 강유택, 박정환에게 연달아 패점을 허용하면서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마지막 판마저 수려한합천이 가져간다면 전날에 이어 연속 '2패 후 3연승'이 벌어질 참이었다.
이 위기의 순간에 97년생 4지명 안정기 6단이 큰 일을 해냈다. 동지명 대결에서 자신보다 랭킹이 위인 송지훈 6단을 꺾고 팀 승리를 가져왔다. 승부는 일찌감치 안정기쪽으로 기울었지만 결과가 확정될 때까진 제법 시간이 걸렸다. 밤 11시를 약간 넘긴 시각,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진 송지훈이 항복을 표하면서 승부 종료. 이번 시즌 두 번째 최장 기록이 씌여졌다.
스코어는 또 한번 3-2를 그렸다. 10경기 연속이다. 이런 피말리는 승부의 연속선상에서도 한국물가정보는 개막 3연승을 달리며 돋보이는 행보를 펼쳤다. 다른 7개 팀이 전부 한 두개씩 패점을 안은 상태이므로 남은 3라운드 경기와 관계없이 유일한 무패팀이자 단독 선두다. 수려한합천은 2승1패.
12일엔 셀트리온(백대현 감독)과 정관장천녹(최명훈 감독)가 3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원성진-이동훈(5:2), 이태현-김명훈(0:1), 신진서-문유빈(0:0), 조한승-이창호(14:26), 강승민-백홍석(1:3, 괄호 안은 상대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