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발 풀리게 한 '원펀치'의 기습 한 방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3라운드 3경기
셀트리온, 정관장천녹에 3-2 승
"참 신기하네요."
중계석의 유창혁 9단이 더는 할 말이 없다는 듯 이 한마디를 던지고는 입을 다물었다.
격전지에서의 함성과 주도권 싸움을 숫자로 증명해 보이기라도 하듯 3-2 스코어가 11경기째 그려졌다. 3-2 풀세트 접전은 시즌 중반엔 꽤 길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개막전부터 11경기 연속은 이번이 처음이다. 8경기째부터 연일 신기록을 써가고 있다.
이번 시즌은 참가팀 수가 하나 준 데다 군복무를 마친 선수들이 대거 귀환하며 선수 자원이 풍성해졌다는 것. 여기에 해가 갈수록 감독들의 연륜과 경험이 쌓이며 지략싸움이 고도화된 점 등이 이 같은 전개를 낳은 원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12일 저녁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3라운드 세 번째 경기에선 셀트리온이 정관장천녹을 3-2로 꺾었다. 랭킹 1위 신진서를 2년 연속 보유하며 우승 전선에 나선 셀트리온이고 지난해 꼴찌한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절치부심, 새출발을 선언한 정관장천녹이다. 나란히 1승1패를 기록 중인 두 팀이 즁요한 2승째를 놓고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인 결과 또 한 번의 3-2 스코어가 만들어졌다.
선제점은 예상대로 신진서 9단의 손에서 나왔다. 속기 3국에 출전해 지난 시즌 신인왕 문유빈을 1시간 27분, 188수 만의 불계승으로 일축했다. 정관장천녹은 장고B에서 김명훈이 돌아온 이태현을 뉘며 반격. 바로 이 시점에서 정관장천녹의 주장 이동훈 9단을 상대로 가망 없는 승부를 이어가던 원성진 9단이 분연히 일어섰다.
권투에서 옆구리를 가격하는 듯한 강력한 역습 한 방. 이에 놀란 이동훈은 돌이킬 수 없는 착각마저 범했다. 냉정을 잃고 비틀거리며 자꾸자꾸 안 되는 길로만 갔다. 수상전을 시도하다 결국 대마가 잡혔다.
랭킹과 지명, 나이에서 모두 열세였던 원성진이 굳게 믿었던 것은 상대전적(5승2패). 이것이 말을 했고, 이 한 판의 역전승이 이날의 승패를 좌우했다. 셀트리온은 내친 김에 4지명 강승민 7단이 백홍석 9단을 상대로 시즌 첫승을 결승점으로 장식하며 이른 승리를 자축했다.
한편 사전 오더에서부터 관심을 끌었던 이창호 9단과 조한승 9단의 41번째 대결에선 이창호 9단(45)이 조한승 9단(38)을 불계로 물리치고 지난해 바둑리그에서의 2패를 포함, 2017년 이후 당한 3연패를 설욕했다. 상대전적 이창호 기준으로 25승16패. 이날의 최종국이었고 밤 10시 26분에 승부가 끝났다.
"오늘은 흔들림이 전혀 없다" "확실히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라는 중계석의 찬사가 검토실을 울리는 가운데 스튜디오에선 둘만의 조용한 복기가 시작됐다. 운동장처럼 넓은 공간을 대낮처럼 비췄던 불이 저만치서부터 하나 둘 꺼져가고 있었다.
13일엔 나란히 2패를 기록 중인 포스코케미칼(이상훈 감독)과 킥스(김영환 감독)가 3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박건호-박승화(0:1), 이창석-박영훈(1:2), 최철한-안성준(3:1:2), 최광호-김정현(0:0), 변상일-백현우(0:0, 괄호 안은 상대전적).
셀트리온, 정관장천녹에 3-2 승
"참 신기하네요."
중계석의 유창혁 9단이 더는 할 말이 없다는 듯 이 한마디를 던지고는 입을 다물었다.
격전지에서의 함성과 주도권 싸움을 숫자로 증명해 보이기라도 하듯 3-2 스코어가 11경기째 그려졌다. 3-2 풀세트 접전은 시즌 중반엔 꽤 길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개막전부터 11경기 연속은 이번이 처음이다. 8경기째부터 연일 신기록을 써가고 있다.
이번 시즌은 참가팀 수가 하나 준 데다 군복무를 마친 선수들이 대거 귀환하며 선수 자원이 풍성해졌다는 것. 여기에 해가 갈수록 감독들의 연륜과 경험이 쌓이며 지략싸움이 고도화된 점 등이 이 같은 전개를 낳은 원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12일 저녁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3라운드 세 번째 경기에선 셀트리온이 정관장천녹을 3-2로 꺾었다. 랭킹 1위 신진서를 2년 연속 보유하며 우승 전선에 나선 셀트리온이고 지난해 꼴찌한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절치부심, 새출발을 선언한 정관장천녹이다. 나란히 1승1패를 기록 중인 두 팀이 즁요한 2승째를 놓고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인 결과 또 한 번의 3-2 스코어가 만들어졌다.
선제점은 예상대로 신진서 9단의 손에서 나왔다. 속기 3국에 출전해 지난 시즌 신인왕 문유빈을 1시간 27분, 188수 만의 불계승으로 일축했다. 정관장천녹은 장고B에서 김명훈이 돌아온 이태현을 뉘며 반격. 바로 이 시점에서 정관장천녹의 주장 이동훈 9단을 상대로 가망 없는 승부를 이어가던 원성진 9단이 분연히 일어섰다.
권투에서 옆구리를 가격하는 듯한 강력한 역습 한 방. 이에 놀란 이동훈은 돌이킬 수 없는 착각마저 범했다. 냉정을 잃고 비틀거리며 자꾸자꾸 안 되는 길로만 갔다. 수상전을 시도하다 결국 대마가 잡혔다.
랭킹과 지명, 나이에서 모두 열세였던 원성진이 굳게 믿었던 것은 상대전적(5승2패). 이것이 말을 했고, 이 한 판의 역전승이 이날의 승패를 좌우했다. 셀트리온은 내친 김에 4지명 강승민 7단이 백홍석 9단을 상대로 시즌 첫승을 결승점으로 장식하며 이른 승리를 자축했다.
한편 사전 오더에서부터 관심을 끌었던 이창호 9단과 조한승 9단의 41번째 대결에선 이창호 9단(45)이 조한승 9단(38)을 불계로 물리치고 지난해 바둑리그에서의 2패를 포함, 2017년 이후 당한 3연패를 설욕했다. 상대전적 이창호 기준으로 25승16패. 이날의 최종국이었고 밤 10시 26분에 승부가 끝났다.
"오늘은 흔들림이 전혀 없다" "확실히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라는 중계석의 찬사가 검토실을 울리는 가운데 스튜디오에선 둘만의 조용한 복기가 시작됐다. 운동장처럼 넓은 공간을 대낮처럼 비췄던 불이 저만치서부터 하나 둘 꺼져가고 있었다.
13일엔 나란히 2패를 기록 중인 포스코케미칼(이상훈 감독)과 킥스(김영환 감독)가 3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박건호-박승화(0:1), 이창석-박영훈(1:2), 최철한-안성준(3:1:2), 최광호-김정현(0:0), 변상일-백현우(0:0, 괄호 안은 상대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