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으로 만난 형과 동생..."집 나올 때도 따로 나왔죠"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2경기
컴투스타이젬, 킥스에 3-2 신승
'지지 않는' 심재익, 7전 전승으로 전반기 마우리
"동생이 팀에 있었다면 더 편했을 것 같다. 선발식에선 순번 바로 앞에서 김영환 감독이 데려갔다. 엄청나게 좋아하시길레 나도 기뻤다. 뭐, 우리팀에도 이영구, 나현 등 좋은 선수가 많아 딱히 아쉽진 않다."
이번 시즌에 역대 최연소로 컴투스타이젬의 지휘봉을 잡은 안형준 감독(32)이 개막전을 앞두고 한 말이다. 89년생인 안 감독과 두 살 터울의 동생인 안성준 9단(킥스팀 주장)이 간발의 차이로 팀을 달리하게 된 것은 선발식이 끝난 후에도 두고두고 얘깃거리가 됐다.
시기가 문제일 뿐 정해진 대결은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막상 내일이 그날이다 생각하니 서로가 어색해졌다.
"평소엔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는데 어제는 별 얘기 않고 그냥 지냈어요. 그게 편할 것 같아서요. 오늘 집을 나올 때도 따로 왔어요."
말은 안 했지만 진작부터 가슴에 품고 있던 생각은 하나였다. 서로를 의식하지 말고 각자 주어진 본분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 그 결과 동생은 대국을 이겼고 형은 팀 승리를 가져갔다. 지켜보는 가족들로선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없으니 다행'인 결말이었다고나 할까.
풀세트 접전이 펼쳐졌다. 심재익 4단과 나현 9단의 연승으로 2-0으로 앞선 컴투스타이젬이 곧 승리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후 킥스의 반격이 거셌다. 장고판에서 퓨처스 한상훈 8단이 최정 9단을 꺾은 다음 주장 안성준 9단이 승점을 추가하며 스코어는 2-2.
결국 밤 10시 57분에 끝난 최종국에서 이영구 9단이 김정현 7단을 상대로 '반집'을 지켜내며 컴투스타이젬의 승리가 결정됐다. 2시간 넘게 양 팀 검토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 뒤에 드러난 얄궂기 짝이 없는 결과였다.
심재익 중심 잡고 원투 펀치 가세하고...정상궤도 돌아온 컴투스타이젬
한편 이제는 컴투스타이젬의 에이스가 되다시피한 심재익 4단은 1시간 장고대국에서 킥스의 퓨처스 박재근 4단을 완승의 내용으로 물리쳤다. 개막 7연승 행진에 40명의 바둑리거 가운데 가장 먼저 7승을 찍은 것.
첫 경기에서 승리한 후 목표를 물었을 때 어눌한 투로 "전승"이라고 답했는데 그게 이렇게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 랭킹 1.2위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도 이미 1패씩을 안은 마당이다. 랭킹은 매달 껑충껑충 뛰어 벌써 10위권에 근접했다.
컴투스타이젬은 4승3패, 잠정 5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4위 수려합합천과 동률에 개인승수까지 같지만 승자승에서 뒤진다). 기대에 비해 미흡할진 몰라도 팀의 원투펀치가 제 역할을 못 해준 상황에서 거둔 성적이란 걸 감안한다면 꽤 선전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난 경기에서 5연패를 끊어낸 킥스는 기쁨도 잠시 다시 최하위권으로 밀려났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네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9일 셀트리온(4승2패)와 한국물가정보(5승1패)가 7라운드 3경기에서 맞선다. 대진은 원성진-강동윤(17:14), 조한승-박하민(3:0), 신진서-신민준(19:6), 금지우-안정기(2:0), 강승민-허영호(1:1, 괄호 안은 상대전적).
컴투스타이젬, 킥스에 3-2 신승
'지지 않는' 심재익, 7전 전승으로 전반기 마우리
"동생이 팀에 있었다면 더 편했을 것 같다. 선발식에선 순번 바로 앞에서 김영환 감독이 데려갔다. 엄청나게 좋아하시길레 나도 기뻤다. 뭐, 우리팀에도 이영구, 나현 등 좋은 선수가 많아 딱히 아쉽진 않다."
이번 시즌에 역대 최연소로 컴투스타이젬의 지휘봉을 잡은 안형준 감독(32)이 개막전을 앞두고 한 말이다. 89년생인 안 감독과 두 살 터울의 동생인 안성준 9단(킥스팀 주장)이 간발의 차이로 팀을 달리하게 된 것은 선발식이 끝난 후에도 두고두고 얘깃거리가 됐다.
시기가 문제일 뿐 정해진 대결은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막상 내일이 그날이다 생각하니 서로가 어색해졌다.
"평소엔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는데 어제는 별 얘기 않고 그냥 지냈어요. 그게 편할 것 같아서요. 오늘 집을 나올 때도 따로 왔어요."
말은 안 했지만 진작부터 가슴에 품고 있던 생각은 하나였다. 서로를 의식하지 말고 각자 주어진 본분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 그 결과 동생은 대국을 이겼고 형은 팀 승리를 가져갔다. 지켜보는 가족들로선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없으니 다행'인 결말이었다고나 할까.
풀세트 접전이 펼쳐졌다. 심재익 4단과 나현 9단의 연승으로 2-0으로 앞선 컴투스타이젬이 곧 승리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후 킥스의 반격이 거셌다. 장고판에서 퓨처스 한상훈 8단이 최정 9단을 꺾은 다음 주장 안성준 9단이 승점을 추가하며 스코어는 2-2.
결국 밤 10시 57분에 끝난 최종국에서 이영구 9단이 김정현 7단을 상대로 '반집'을 지켜내며 컴투스타이젬의 승리가 결정됐다. 2시간 넘게 양 팀 검토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 뒤에 드러난 얄궂기 짝이 없는 결과였다.
심재익 중심 잡고 원투 펀치 가세하고...정상궤도 돌아온 컴투스타이젬
한편 이제는 컴투스타이젬의 에이스가 되다시피한 심재익 4단은 1시간 장고대국에서 킥스의 퓨처스 박재근 4단을 완승의 내용으로 물리쳤다. 개막 7연승 행진에 40명의 바둑리거 가운데 가장 먼저 7승을 찍은 것.
첫 경기에서 승리한 후 목표를 물었을 때 어눌한 투로 "전승"이라고 답했는데 그게 이렇게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 랭킹 1.2위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도 이미 1패씩을 안은 마당이다. 랭킹은 매달 껑충껑충 뛰어 벌써 10위권에 근접했다.
컴투스타이젬은 4승3패, 잠정 5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4위 수려합합천과 동률에 개인승수까지 같지만 승자승에서 뒤진다). 기대에 비해 미흡할진 몰라도 팀의 원투펀치가 제 역할을 못 해준 상황에서 거둔 성적이란 걸 감안한다면 꽤 선전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난 경기에서 5연패를 끊어낸 킥스는 기쁨도 잠시 다시 최하위권으로 밀려났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네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9일 셀트리온(4승2패)와 한국물가정보(5승1패)가 7라운드 3경기에서 맞선다. 대진은 원성진-강동윤(17:14), 조한승-박하민(3:0), 신진서-신민준(19:6), 금지우-안정기(2:0), 강승민-허영호(1:1, 괄호 안은 상대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