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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새만금잼버리, 갈 길 바쁜 서울 부광약품에 '고춧가루 팍팍'

등록일 2021.08.06

많은 팀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부안 새만금잼버리가 시즌 세 번째 승리를 거뒀다. 갈 길이 바쁜 서울 부광약품을 잡아내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걸려있는 다른 팀들의 환호성을 받게 됐다.

서울 부광약품 입장에서는 너무나 매운 고춧가루였다. 7승 5패로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울 부광약품은 6승 5패로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서귀포 칠십리와 섬섬여수의 12라운드 결과에 따라 5위까지도 내려앉을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5일 펼쳐진 12라운드 1경기에서 8위 부안 새만금잼버리가 3위 서울 부광약품을 2-1로 꺾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된 최하위 팀이 3위 팀을 잡아내면서 중상위권 순위 경쟁은 안갯속으로 흘러가게 됐다.



▲ 2국 박지연-이도현. 이도현이 3연승을 달리고 있던 박지연의 연승을 저지하면서 선제점을 가져갔다.


2국은 박지연(서울 부광약품)과 이도현(부안 새만금잼버리)의 2지명 맞대결. 1,3국이 1,3지명 크로스 대결인 만큼 2지명 맞대결인 2국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바둑은 초반부터 격렬했다. 우변 전투에서 이도현이 강력하게 끊어가면서 때이르게 승부처를 맞이했고 이곳에서 승부가 갈렸다.

▲ [이도현(흑)-박지연] 백이 1로 한칸 뛰었을 때 흑이 2로 강하게 끊어가면서 승부처를 맞이한 장면.


▲ 외길 수순으로 패가 됐다.


▲ 백5로 패를 하지 않고 이으면 흑2,4로 백이 죽는다.


▲ 흑4로 나가는 팻감을 썼을 때가 선택의 기로. A로 잇는 수와 B로 단수치는 수가 있는데...


▲ 실전 진행. 백1로 단수친 수가 패착이 됐다. 백의 이후 팻감이 마땅치 않았다. 백3의 팻감을 흑이 불청하자 바둑은 순식간에 흑 우세가 됐다. (*백7은 ▲의 곳에 이음.)


▲ 흑▲로 나갔을 때 백은 1로 이었어야 했다. 흑2,4로 둘 때 백5의 붙임이 좋은 수.


▲ 이렇게 두어 백선패가 된다. (*백6은 ▲의 곳에 때림.)


▲ 백▲로 붙였을 때 흑1로 젖혀서 버티면 백2로 단수치는 수가 좋다. 흑3에는 백4로 단수쳐서 역시 백선패.


▲ 흑▲로 두었을 때 백1로 젖혀도 백선패이지만 흑이 A의 곳에 두어 패를 하는 게 아니라 6의 곳에 두어 패를 할 수 있어 백의 손해.


▲ 백1로 이었다면 이런 식의 진행을 예상해볼 수 있는데 이랬다면 백이 우세한 형세였다.


초반 바꿔치기에서 큰 이득을 본 이도현이 끝까지 우세를 지켜내면서 승리에 골인했다. 2지명 맞대결에서 이도현이 박지연을 제압하며 선제점을 가져갔다. 부안 새만금잼버리의 1-0 리드.

▲ 1국(장고대국) 김다영-정유진. 김다영이 최근 엄청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정유진을 누르고 팀 승리를 결정했다.


1국(장고대국)은 정유진(서울 부광약품 3지명)과 김다영(부안 새만금잼버리 1지명)의 대결. 정유진은 최근 호반 여자 최고기사 결정전 예선에서 여자바둑리그 1지명인 김혜민, 허서현을 차례로 꺾고 예선 결승에 올랐다. 그렇기에 3지명과 1지명의 대결임에도 기대를 모으는 대결이었다.

대국 초반 정유진이 중앙 빵때림을 하며 좋은 흐름을 가져왔지만 우세를 오래 지켜내지 못했다. 내친 걸음으로 더 강하게 공격한 것이 화근이 되어 하변 전투에서 김다영에게 우세를 내어주었고 이후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김다영이 확실한 마무리로 승리를 가져가면서 스코어는 2-0. 부안 새만금잼버리가 3국을 남겨놓은 채 팀 승리를 확정 지었다.

김다영은 국후 인터뷰에서 '초반부터 전투가 일어났고 처음에는 좀 안 좋게 시작했다가 패가 생기면서 어렵지만 좋아진 것 같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 3국 강지수(백)-허서현. 허서현이 AI 승리 확률이 2%까지 떨어졌던 바둑을 역전시키며 팀의 영봉패를 막아냈다.


3국은 허서현(서울 부광약품 1지명)과 강지수(부안 새만금잼버리 3지명)의 대결. 1지명과 3지명의 대결이지만 상대 전적은 3-3으로 팽팽했다.

상변에서 포인트를 올린 강지수가 우위를 점했고 중앙까지 삭감을 한 이후엔 백의 AI 승리 확률이 98%까지 올랐다. 하지만 하변 흑을 잡으러 가면서 약간 손해를 봤고 결정적으로 상변에서 큰 실수(148,150수)가 나오면서 형세가 역전됐다.

그 이후에도 강지수에게 한 번의 기회가 더 왔지만 너무 작은 팻감을 써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잦은 역전패로 인해 초중반을 이끌어가는 능력은 탁월한데 마무리가 부족하다는 평을 들어왔던 강지수는 이번 라운드도 역전패의 아픔을 삼켜내야 했다.

▲ [허서현(흑)-강지수] 백4로 막았을 때 흑5가 졌다면 패착이 될 뻔한 수.


▲ 백▲로 두었을 때 흑은 1,3으로 두는 것이 정수. A의 패와 1의 패를 맞보기로 해서 살아있다.


▲ 백이 1로 찝어 한집을 없애니 흑은 어쩔 수 없이 2로 끊어 패를 해야하는데 이 패는 흑의 부담이 너무 크다.


▲ 백1이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한 수. 너무 작은 팻감을 썼다. 흑2로 불청하자 흑 우세.


▲ 백은 1로 중앙 팻감을 쓰는 것이 좋았다. 만약 흑이 불청한다면 백3으로 두어 A와 B를 맞보기 해 중앙 백을 살릴 수 있다. 중앙 백을 살자고 하는 팻감과 C의 절대 팻감이 있어 흑이 패를 이기기 힘들었다.


서울 부광약품은 주장 허서현의 승리로 영봉패를 면하게 됐다. 팀 승부와는 무관했지만 개인 승수 1승이 어떻게 작용할지 모르는 초접전의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귀중한 1승이었다.

12라운드 1경기를 승리한 부안 새만금잼버리는 3승 9패, 패배한 서울 부광약품은 7승 5패가 되었다. 각각 8위와 3위였던 순위는 변동 없이 유지됐다. 하지만 서울 부광약품은 4,5위에 자리하고 있는 서귀포 칠십리와 섬섬여수의 12라운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변동될 수 있다.

6일에는 순천만국가정원과 섬섬여수의 12라운드 2경기가 이어진다. 대진은 오유진-김혜민(5:4), 박태희-이영주(3:2), 장혜령-김노경(0:0, 괄호 안은 상대 전적).





▲ 3연승에서 연승이 막힌 박지연.


▲ 부담감을 내려놓은 후 성적이 좋아지고 있는 이도현.


▲ 10라운드부터 계속해서 주장을 만나고 있는 정유진.


▲ 리그 초반 부진을 떨쳐내고 3연승을 달리고 있는 김다영.


▲ 최근 출전한 3경기 모두 주장을 만나 1승 2패를 기록한 강지수.


▲ 역전승을 거두며 팀의 영봉패를 막아낸 주장 허서현.


▲ 서울 부광약품 검토실.


▲ '맵다 매워. 고춧가루 폭탄. 부안 팀이 다른 팀한테도 고춧가루 팍팍 뿌려주겠지?'


▲ 부안 새만금잼버리 검토실.


▲ '우린 유종의 미를 거둘 거예요! 다들 긴장하시길!'


▲ "다 이기면 6등까지는 가능할 것 같아서 6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김다영)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정규리그는 8개 팀 더블리그로 진행되며 총 14라운드, 56경기, 168국이 치러진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9월에 시작되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제한 시간은 장고바둑의 경우 각자 1시간에 40초 5회의 초읽기, 속기바둑은 각자 10분에 40초 5회의 초읽기가 주어진다. 정규리그의 모든 대국은 매주 목~일요일 6시 30분 바둑TV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NH농협은행이 후원하는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5500만 원, 준우승 3500만 원, 3위 2500만 원, 4위 1500만 원으로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팀 상금과 별도로 정규리그에 지급하는 대국료는 매판 승자 130만 원, 패자 40만 원으로 지난 시즌보다 각각 30만 원, 10만 원이 인상됐다. 이번 시즌부터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후보 선수에게 10만 원의 미출전 수당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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