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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접할 수 없는 '1위의 위엄'

등록일 2021.08.08

리그 1,2위의 격돌에서 1위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2위 보령 머드를 2-1로 꺾고 9승 고지를 밟았다. 1위 수성이냐, 진입이냐를 두고 겨룬 중요한 경기였다. 패한다면 보령 머드에 줄곧 지켜왔던 1위 자리를 내어주어야 하는 상황에서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귀중한 승점을 올리며 단독 선두를 지켜냈다.

이번에도 팀의 2,3지명인 조혜연과 김은선이 팀 승리를 합작했다. 최근 주장 김채영이 4연패의 부진에 빠져있는데도 팀은 3승 1패를 기록했다. 주장이 이기면 당연히 이기고 주장이 져도 이기는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막강 화력을 뽐내며 1위의 위용을 과시했다.

7일 열린 12라운드 3경기를 승리하며 가장 먼저 9승 고지에 오른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정규리그 1위의 가능성을 한껏 끌어올렸다. 남은 2경기 중 1경기만 승리하더라도 정규리그 1등이 확정된다.

개별 경기에서도 1,2위의 대결이 펼쳐졌다. 여자 랭킹 1위 최정과 2위 김채영이 만난 3국에서 여자 랭킹 1위 최정이 승리를 가져가면서 '1위의 위엄'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승리한 최정은 12연승을 달리며 무결점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 2국 김경은-김은선. 3지명 맞대결에서 김은선이 초반 불리함을 딛고 승리하면서 선취점을 가져갔다.


2국은 김경은(보령 머드)과 김은선(삼척 해상케이블카)의 3지명 맞대결. 3지명 맞대결이지만 두 선수의 최근 흐름은 정반대다. 김경은은 리그 4연패를 당하면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이고 김은선은 최근 각종 기전에서 활약하면서 호조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초반의 바둑 내용은 두 선수의 최근 흐름과 달랐다. 김경은이 도처에 집을 만들며 초반을 압도했다. 부진에 빠져있는 선수의 경기력이라 보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우변 전투에서 착각이 등장하면서 한순간에 형세가 뒤집혔다.

▲ [김은선(흑)-김경은] 백1로 나가 강력하게 싸우면서 초반을 우세하게 이끌었다.


▲ 우변 전투가 한창인 장면. 백이 우세한 형세에서 백4로 찝은 수가 착각이었다. 흑5,7을 간과한 것. 백 두점이 죽으면서 순식간에 형세가 역전됐다.


▲ 흑▲로 두었을 때 백1로 호구쳤다면 백이 우세한 형세. 초반을 완벽하게 이끈 백의 입장에선 아주 쉬운 수를 놓쳐 판을 그르친 아쉬운 일국이었다.


큰 착각으로 마음이 급해진 백이 무리하게 역전의 기회를 노리다 손해를 보면서 바둑은 단명국으로 끝나게 됐다.

3지명 맞대결에서 김은선이 김경은을 꺾고 선취점을 가져갔다. 김은선은 리그 7승 4패를 기록하며 계속해서 좋은 흐름을 이어나갔고 김경은은 5연패의 늪에 빠지며 연패 탈출이 시급해졌다.

▲ 1국(장고대국) 조혜연-강다정. 2지명 맞대결에서 조혜연이 완승을 거두며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1국(장고대국)은 강다정(보령 머드)과 조혜연(삼척 해상케이블카)의 2지명 맞대결이자 전반기에 이은 리턴 매치. 하변 전투에서 백돌을 버림돌로 이용하면서 좌하귀를 잡는 작전으로 좌변을 크게 삼킨 조혜연이 우세를 차지했다.

강다정도 쉽게 물러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만들어갔다. 대형 바꿔치기를 하면서 국면을 복잡하게 만드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형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파란만장한 수순 끝에 조혜연이 승리를 거두면서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3국 주장전을 남겨놓은 채 2-0으로 팀 승리를 확정 지었다.

승리를 거둔 조혜연은 "상대가 결정됐을 때 어떻게 둘까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오늘 생각한 대로 잘 된 것 같습니다."라고 국후 소감을 밝혔다.



▲ 3국 김채영-최정. 주장전에서 최정이 승리하며 팀의 영봉패를 막아냈다.


3국은 여자 랭킹 1위 최정(보령 머드)과 2위 김채영(삼척 해상케이블카)의 주장 맞대결. 김채영은 최근 발표된 8월 여자 랭킹에서 기존 랭킹보다 한 계단 오른 2위를 차지했다.

최고의 빅매치로 꼽힌 대결치고는 조금 싱겁게 최정이 승리를 가져갔다. 초반 하변 공방에서 우세를 차지한 최정은 우변에서 쐐기를 박았다. 상대의 빈틈은 절대 놓치지 않고 우세를 잡은 후에는 쉽게 정리해버리는 최정의 완벽한 반면 운영이 돋보였다.

▲ [최정(흑)-김채영] 백2로 두었을 때 A로 받아주지 않고 흑3,5로 둔 수가 날카로운 역습. 이미 우세했던 흑은 이 수로 쐐기를 박았다.


▲ 흑▲로 밀고 들어갔을 때 백1로 나오는 반발은 되지 않는다.


보령 머드 주장 최정이 김채영을 꺾고 주장전을 승리하면서 팀의 영봉패를 막아냈다. 12라운드 3경기에서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보령 머드에 2-1 승리를 거두면서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각각 1위와 2위였던 순위는 변동 없이 그대로 유지됐다.

8일에는 서귀포 칠십리와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12라운드 4경기가 이어진다. 대진은 정연우-박지영(1:1), 이민진-김미리(9:6), 조승아-권주리(6:2, 괄호 안은 상대 전적).





▲ 5연패의 늪에 빠진 김경은. 역전패의 불운이 반복되면서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 부진한 주장의 자리를 완벽히 커버해주고 있는 3지명 김은선.


▲ 후반기 들어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며 최정과 함께 팀을 이끌던 강다정의 흐름이 살짝 끊겼다.


▲ 9승 2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주장 그 이상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 2지명 조혜연.


▲ 4연패에 빠진 김채영. 리그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김채영에게서 보기 힘든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 압도적인 실력으로 퍼펙트한 성적을 이어나가고 있는 최정. 리그 12연승, 개인 다승 단독 1위이다.


▲ 보령 머드 검토실. '아깝다, 1위 뺏어올 수 있는 기회였는데!'


▲ 삼척 해상케이블카 검토실. '1위 지키기 성공!'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정규리그는 8개 팀 더블리그로 진행되며 총 14라운드, 56경기, 168국이 치러진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9월에 시작되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제한 시간은 장고바둑의 경우 각자 1시간에 40초 5회의 초읽기, 속기바둑은 각자 10분에 40초 5회의 초읽기가 주어진다. 정규리그의 모든 대국은 매주 목~일요일 6시 30분 바둑TV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NH농협은행이 후원하는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5500만 원, 준우승 3500만 원, 3위 2500만 원, 4위 1500만 원으로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팀 상금과 별도로 정규리그에 지급하는 대국료는 매판 승자 130만 원, 패자 40만 원으로 지난 시즌보다 각각 30만 원, 10만 원이 인상됐다. 이번 시즌부터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후보 선수에게 10만 원의 미출전 수당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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